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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발행인 칼럼]

 

정성과 정직, 그리고 사랑

 

 

정성 : 작은 일에도 온 힘 기울이기


처음 공구장사를 시작할 당시 밑천이 적고 별다른 기술이 없었던 나는 ‘대신 정성을 다해 일하자’ 생각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정성스럽게 일하니 고객들이 알아주었다. 
정성(精誠)은 작은 일에도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제품 취급을 결정하거나 진행하는 것에도 온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나는 두 아들의 이름에도 정성 성(誠)자를 넣었다. 온 힘을 다해 살아가라는 뜻이다. 다 이뤘다 싶어도 자만하지 말고 매사 정성을 다해 온 힘을 바쳐야 하는 게 인생이고 사업이다.
‘정성’이라 하면 지난 6월 작고하신 대광용단기 김학송 사장님(전 도로공사 사장, 국회의원)이 떠오른다. 1980년대 중반 우리회사는 대광 제품을 취급했다. 마침 김 사장님이 우리회사에 오시는  날이었는데, 우리직원이 대광제품을 함부로 다루는 걸 보고 말았다. 김 사장님은 “제품을 소중히 다루지 않는 곳과는 거래하지 않겠다”고 화를 냈다. 우리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 자초지종 설명 후 거래를 이어갈 수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저런 사장님이라면 믿고 거래할 수 있겠다 싶었다. 공구사업도 정성을 다해 하셨고 이후 나랏일도 혼을 바쳐 하셨다.
정성을 다하는 것은 집중하는 것과 통한다. 우리업계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곳이라 왔다갔다 헤맬 때가 있는데, 그래도 정성을 기울이면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 
“인생에 있어 최단거리는 직선이 아니다. 멀리 돌아갈수록 목적지에 빨리 도달한다. 꼬불꼬불한 인생역경을 통해 우리는 단단해진다. 험한 길로 돌아가는 것이 나중에 보면 나 자신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최단코스였다.” - 곤노 노부유키
돌아가더라도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생각으로 한 번 더 정성을 기울여보는 것, 이것이 성공으로 가는 최단코스이다. 단번에 되는 것은 처음엔 좋아보여도 나중에는 효과가 낮다. 그러나 정성을 들여 어렵게 만든 것은 가치가 높다. 매사에 정성을 기울이면 안될 것도 되고, 될 일은 더 잘 되게 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정직 : 책임지는 것


정직은 책임지는 것이다. 정직하지 못하면 책임질 수 없다. 버스정류장 앞에서 장사할 당시 고객이 지어준 이름 ‘책임’. 그 이름을 지키려 50년 넘게 젖 먹던 힘을 다해 노력해왔다. 사람은 완전할 수 없다. 나는 성품이 그다지 착하지도 않고 이랬다 저랬다 변덕도 있다.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남의 것을 욕심내기도 하고, 필요 없으면 외면하는 이기심도 있다. 이런 내가 경영자로 서기 위해 ‘정직함’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자 했다. 100% 정직했다고는 말 못하지만 정직하려고 최대한 노력했기 때문에 이만큼이나 왔다.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는 적당히 거짓말을 해야 하던 시절이었다. 중고품을 취급하려면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나는 바르게 하고 싶었다. 받을 값만 받고 신용을 지키려했다. 사업방식이 불편할지언정 정직하게 가격을 정하고 시스템을 바꾸었다. 그랬더니 ‘책임’이라는 이름이 퍼져갔고, 대만 공구업계에서도 책임은 ‘쩌런(責任)’이라 불리며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회사에 조금이라도 불편한 점이 있으면 내부고발처럼 그대로 드러나 버린다. 2018년에는 국민청원에 회사이름이 올라가 애를 먹었다. 그런데 가령, 탈세나 숨겨진 것 등 부정직한 일이었다면 헤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바로 잡으면 되기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직하자’는 기준을 세워 위기를 돌파했다. 앞으로도 회사에 일이  생기거나 내 가까운 사람이 나를 나쁘게 몰지라도 ‘정직’ 하나로 이겨갈 것이다. 

 

사랑 : 나의 모든 장점을 동원해 돕는 것


사람은 자기가 가진 모든 장점을 동원하여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한다. 몸이 튼튼하면 약한 이를 돕고, 많이 배웠다면 덜 배운 이를 도와야 한다. 지혜롭다면 지혜가 부족한 이를 돕고, 부자라면 가난한 이를 돕는 게 옳다. 이것이 우리가 남을 사랑하는 길이다.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과 이웃에게 봉사함으로써 얻어진다.’ - 톨스토이
지난 7월 14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이 영남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나도 참석하여 축하하고 사진도 찍었다. WFP는 세계 1억2,800명에게 식량을 원조하고 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인사말에서 “한국은 1962년 최빈국일 때 WFP 원조를 20년간 받았지만 온국민이 새마을운동을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아버지가 6.25 참전하시어 어려서부터 한국에 대해 들었다”면서 “한국을 존경한다” 했다. 이 말을 들으니 지난 10년간 새마을운동을 하며 세계 각국을 다닌 게 자랑스러웠다. 또한 지구촌도 좋지만 교회장로서도 가까이 내 이웃에게 더 잘해야겠다 싶었다. 크레텍과 연관된, 또 공구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도움되고 지원되는 일을 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이 아닐까 한다. 공구보감이나 가격표, 또 CTX 서비스 등은 모두 업계를 위한 일이었다. 이 또한 내가 이 업계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나의 사업만 위할 게 아니라 관계된 사람들을 위하는 것, 그리고 내가 가진 장점을 동원하며 도움을 주는 것이 일하는 사람의 사랑이다. 앞으로 직원들에게도 더 잘하고 기부도 더 할 생각이다. 그런 다짐을 이 칼럼에 새긴다. 

모든 일과 사람에게 ‘정성’을 다하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거짓말하지 않고 ‘정직’할 것, 그리고 내가 가진 장점을 동원해 이웃을 도우며 ‘사랑’을 실천하는 것, 이 세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가 오지만 어려움이 올지라도 이 세 가지 원칙이면 이겨가실 것이라 여겨 정리해봤다. 힘을 내시고 크고 당당하게 살아가시길 기도드린다.

 

왼쪽부터 필자, 202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데이비드 비즐리 WFP사무총장, 영남대 최외출 총장

 

 _ 최영수 발행인, 크레텍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