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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BIZ] 베스트바이에서 배운다

 

베스트바이에서 배운다 오프라인 점포의 경쟁력 갖추기

 


모든 산업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시대에 오프라인 기업으로 선전하고 있는 
미국 2위 전자제품 판매점 베스트바이(Best Buy, CEO 코리 배리) 잘하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냉정하게 판단해 살아남은 베스트바이의 경영전략은 
소매업체의 망하지 않는 비법으로 통한다.

 

 

아마존으로 위기 맞았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세계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급성장하며 과거 많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폐업의 위기를 맞았다. 미국 2위 전자제품 유통업체 서킷시티가 2009년 폐업하고, 라디오쉑은 2015년 파산보호 신청 후 매각됐다. 당시 베스트바이 역시 위기를 맞았다. 2009년 약 400억 달러에 달했던 매출이 2010년 360억 달러까지 급감하며 2년간 이어졌다. 이때 베스트바이는 미국 호텔체인 칼슨의 CEO였던 허버트 졸리를 영입하며 큰 전환점을 맞이하기 시작한다. 그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베스트바이를 이끌었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허버트 졸리가 온 이후 베스트바이의 경영전략은 배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전략은 한마디로 적을 알고 나를 안다는 ‘지피지기’ 정신이었다.

 

2018년 매장에서 만난 제프 베조스(아마존 CEO)와 허버트 졸리(베스트바이 전 CEO)


따라잡을 수 있는 건 빨리한다… 최저가 보장


베스트바이의 경쟁사인 아마존의 강점은 최저가 전략이었다. 가격경쟁으로 인해 고객은 오프라인 베스트바이 매장에서 구경만하고, 구매는 온라인 아마존으로 하게 됐다. 이에 베스트바이는 가격부터 내리는 전략을 폈다. ‘최저가 보장’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아마존과 똑같은 가격으로 만들었다. 고객은 매장에서 직접 보고 그 자리에서 구매하기 시작했다. 대신 핵심역량과 관계없는 비용은 없애버렸다. 회사 전세기를 매각하고 자동차경주 후원, 슈퍼볼 광고 등에 쓰이던 마케팅 비용을 삭감했다. 처음 몇 달은 손실이 났지만 차츰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며 살아남았다.

 

 

매장을 배송거점으로, 전시회 못지않은 경험까지


베스트바이는 미국 전역 1,000여개의 오프라인 점포를 지닌 것이 강점이지만 운영에 있어 임대비와 관리비는 큰 부담이었다. 그래서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만든다. 판매우선이었던 매장을 체험우선 공간으로 바꿔 각 브랜드 전문가를 배치해 기기 사용법을 설명하고, 매장 내에 숍인숍을 만들었다. 마치 가전박람회처럼 삼성, 윈도우, 소니, 인텔, 델, 다이슨 등 체험 존이 들어섰고, 가장 먼저 신제품을 내놓고 할인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베스트바이는 디지털화에 따라 온라인 주문도 가능케 했다. 하지만 일주일 이상씩 걸리기도 하는 긴 배송을 기다리기 어려운 온라인 고객들을 위해 매장을 배송거점이자 중간물류센터로도 활용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로 급변한 디지털화는 온라인 주문, 오프라인 픽업으로 하이브리드 채널을 활용하는 베스트바이에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다.

 

 

무료 방문 상담 등 ‘사람’에 집중


베스트바이는 아마존의 빠른 배송과 로봇을 이용한 첨단 물류를 따라잡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대신 로봇이 할 수 없는 고객서비스인 ‘사람’에 집중했다. 고객 상담팀 ‘긱 스쿼드(Geek Squad)’, 즉 스마트 기기에 능숙한 긱(Geek)들이 가정방문을 하는 것이다. 고객은 온라인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실제적인 도움을 받길 원한다. 베스트바이는 점포당 30여명, 미국 전역에 2만 여명이 365일 고객을 방문해 기술 지원과 상담을 한다. 수리뿐 아니라 제품 사용법, 어떤 브랜드와 디지인이 어울릴지에 대한 상담을 최대 90분까지 무료로 해준다. 새 제품에 대한 오랜 시간 상담을 통해 친분을 쌓고 호감도를 높인다. 직원이 고객과의 관계에만 집중하게 하기 위해 건당, 시간당 업무성과에 압박을 받지 않도록 모두 시급제 대신 연봉제를 적용했다. 20% 이상의 매출이 긱 스쿼드를 통해 달성됐다. 

 


 

고객 멤버십 프로그램  ‘토탈테크’

 

베스트바이는 고객 구독서비스인 ‘토탈테크(TotalTech)’를 출시했다. 연간 199.99달러를 내면 24시간 기술지원, 멤버십 회원 한정 상품 독점가, 최대 2년 보증, 무료 배송 설치 및 전문 상담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현 베스트바이 CEO인 코리 배리는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베스트바이에서 20% 가량 더 많이 소비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할 땐 경쟁사와 함께하기


베스트바이는 2018년 4월 아마존의 파이어TV 운영체제가 탑재된 도시바 및 인시그니아(베스트바이 자체브랜드) TV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TV는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훌루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한꺼번에 볼 수 있고 아마존의 AI비서 알렉사도 장착돼 있다. 결국은 살아남아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어느 정도 시장의 파괴력이 있다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에 적과의 동침도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객 데이터 활용해 

관계관리 · 상품추천

 

베스트바이는 물건만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고객관리에 집중했다. 
소비자의 제품 구입 동기, 검색방식, 선호하는 제품 수령방법, 제품 사용방식 등 모든 소비 이력을 분석하고 구입한 제품을 분석해 추가로 필요한 상품을 제안하는 등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업체 어도비의 고객경험관리 플랫폼을 사용한다.

 


 

도움말 _ 이대호 원소프트다임 대표 / 자료출처 _ 베스트바이, 티타임즈, 한국경제 외 / 진행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