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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경남 창녕 광명종합상사

 

공구경험 없는 40대 대표의 공구상 창업

 

경남 창녕 광명종합상사 주승우 대표

 

 

 

 

광명종합상사 주승우 대표는 과거 제조사에서 익혔던 ‘3정5S’를 바탕으로 미래, 2세대가 물려받았을 때 시스템적으로 돌아가는 공구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깔끔한 매장은 주승우 대표가 추구하는 3정5S의 일환이다.

 

NO 공구 베이스로 나이 45에 처음 차린 공구상


경상남도 창녕군 광명종합상사 주승우 대표는 공구인의 입장에서 특이하다면 특이한 케이스다. 공구 관련 경험 없이 창업한 사람들은 그래도 몇몇 있다. 하지만 나이 40대에 공구에 대한 경험 없이 공구상을 창업한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구철물 쪽에서 일한 경험도 없고 대학 졸업 후에 굴삭기 제조업체에서 생산관리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공구상을 시작할 때 기본 베이스가 없다 보니 많이 힘들었죠. 더욱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올해 나이 마흔 다섯. 주 대표는 5년 전인 2018년에 경남 창녕군 북부, 대구광역시와 바로 붙어있는 대합산업단지 인근에 광명종합상사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구상 문을 열었다. 작은 공구상이었다. 그리고 3년 8개월쯤 운영한 작년 7월, 바로 인근으로 이전하며 대지 212평, 건평 140평 정도로 매장을 확장했다.
“저희 매장을 보시면 천장이 높습니다. 지금은 단층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미래엔 단을 올려 복층 구조 매장으로 꾸릴 생각입니다.”

 

사모와 장인어른도 매장에서 함께 일하는 광명종합상사

 

근처 산업단지 공장 90%가 납품처


광명종합상사가 위치하고 있는 대합산업단지는 금속 제조업과 기타기계 및 장비, 전기장치,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제조 공장이 모여있는 곳이다. 또한 대구광역시의 구지산업단지와도 바로 인접해 있다.
“처음 매장 위치를 생각할 때는 구지산업단지 쪽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경헙도 없고 또 자본도 그리 넉넉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구지 쪽에는 메이저 공구상들이 꽤 많아요. 그걸 비집고 들어가기엔 힘들 것 같아 이쪽으로 결정했습니다.”
규모가 큰 산업단지는 아니지만 현재 대합산업단지 공장들 가운데 90%는 광명종합상사의 납품처이다. 기본적인 수공구류부터 각종 철물, 유공압, 포장자재들 및 각종 소모품류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납품하고 있다. 차로 5분 거리인 구지 쪽으로의 납품도 꾸준하다.

 

 

처갓집 영향으로 차린 공구상


제조업체에 다니던 주승우 대표가 다른 일이 아닌 공구상 쪽으로 발을 들이게 된 데에는 처갓집의 역할이 크다. 장인어른의 막내동생 즉, 처갓집 작은아버님이 대구의 대형 공구상 대표다. 그리고 장인어른도 그 매장에서 오랜 기간 일을 해 오셨다.
“어떻게 보면 그게 제 베이스라고 할 수 있겠죠. 또 따지고 보면 제가 다니던 회사가 굴삭기 제조업이다 보니까 절단부터 해서 제강, 용접, 가공, 도장까지 전 공정이 다 진행되는 공장이었거든요. 그런 일을 담당했었으니까 공구를 그나마 조금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나 싶어요.”
현재 광명종합상사는 주승우 대표와 그의 아내, 그리고 장인어른 이렇게 셋이서 운영하고 있다.

 

 

매장 오픈시 세웠던 3단계 계획


주승우 대표는 처음 매장을 오픈할 때, 미래의 공구상 운영에 대한 3단계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먼저 1단계는 ‘실전과 배움’의 단계다.
처음 오픈하고 3년간 실전에 돌입해 가게를 운영하며 그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다. 또한 판매를 하며, 지역별로 편차가 있는 판매 제품 가운데 어떤 제품이 잘 판매되는지를 파악했다. 그래서 무슨 품목의 재고를 늘려야 되는지를 익혔다. 
2단계는 지금 현재 ‘매장 안정화’의 단계다. 4년간 운영하며 실전을 거쳐 배운 것을 바탕으로 우선 매장을 확장 이전했다. 부족했던 상품들을 더 채워 넣어 고객들이 찾는 물품 가운데 없는 물건이 없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남품처 영업도 계속하고 있다.
진행 중인 2단계로부터 3단계인 미래의 ‘매출 급성장’단계로 가기 위해 대표는 오늘도 고민 중이다.
“3단계로 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직원 충원이 필요한데 여의치 않더라고요. 젊은 직원들을 찾고 있는데 쉽지 않아요. 그래도 인원을 충원해 매장 잉여 공간에 필요한 품목들을 계속 들여놓을 생각입니다. 고객이 찾는 제품 100%를 다 들여 두고 싶어요. 거래처에서 납품 문의가 왔을 때 바로바로 대응할 수 있는 그 정도의 단계까지 가려고 합니다.”

 

높은 천장은 미래에 복층으로 꾸미기 위한 것.
 

여러 공구상 벤치마킹하며 배운 것


매장 오픈 초기, 대표는 다른 공구상들의 운영모습도 벤치마킹했다 한다. 그것 역시 3단계 계획 중 1단계의 일환이었다.
“대구시며 근처 경남권 곳곳의 공구상들을 다 다녀 봤습니다. 그런데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가장 실망했던 것이 손님에게 너무 불친절하다는 거였죠. 손님이 들어오든 말든 인사도 안 하는 집이 70~80%는 되더라고요.”
주승우 대표는 그런 공구상들을 보며, 물건은 없더라도 무엇보다 친절하자를 매장 운영의 1순위 원칙으로 삼았다. 또한 매장의 청결 역시도 벤치마킹 과정에서 진심으로 느낀 것이다.
“시골 쪽 공구상으로 가 보면 규모는 크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판매 제품 위에 먼지가 쌓여있는 곳들이 많이 보였어요. 그리고 매장 청소 상태도 좋지 않았고요. 그런 걸 보면서 ‘나는 저렇게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여러 공구상을 둘러보며 생각도 많이 하며 ‘이런 가게들처럼 나도 내 가게를 제품들로 가득 채우고 싶다’는 다짐도 했다는 주승우 대표였다.

 

우레탄 호스. 어떤 공장이든 구분 없이 팔리는 제품이다.

 

‘3정5S’를 바탕으로 한 시스템화

 

광명종합상사 주승우 대표가 잡은 매장 운영의 기본적인 모티브는 바로 ‘3정5S’다. 3정5S는 일본 토요타 시스템에서 착안된, 공장의 생산관리 분야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3정’은 정품, 정위치, 정량을 뜻하며 ‘5S’는 정리, 정돈, 청소, 청결, 습관화를 의미한다. 대표는 과거 굴삭기 제조업체에서 생산관리 일을 하며 바로 이 3정5S가 관리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고 그것을 유통업인 공구상 운영에도 적용하려 한다.
“3정은 공구상 운영에 그래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5S는 좀 달라요. 제가 추구하는 5S는 ‘정신력(spirit/soul), 스킬, 스피킹, 스피드, 스트롱’입니다. 정신력과 스킬은 제가 가지고 있는 공구에 대한 지식, 스피킹은 곧 영업이죠. 그리고 빨리 납품하는 스피드와 강한 의지 스트롱입니다. 이런 것들을 제 매장에 녹여내 미래에 2세대가 공구상을 물려받았을 때 시스템적으로 움직이는 매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