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영업 칼럼
2026년이 되면서 영업 경력 18년 차가 되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매일 아침 6시 20분이면 눈이 떠지고 7시 30분이면 차 키를 잡고 있다. 이런 나도 처음 영업을 할 때는 거래처 문 앞에 서니 다리가 후들거리고 말문이 막혔었다. 내가 직접 땀 흘리며 체득한 영업 노하우는 평범하다.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정직한 것이 최고다.

얼굴 한 번 더 비추는 게 최고의 마케팅이다. 내가 영업을 할 때 믿는 첫 번째 진리다. 하루라도 거래처에 방문을 하지 않으면 경쟁사는 나의 빈자리를 채운다. 내가 움직이는 길은 매일이 거의 같은 루트다. 오늘은 몇 군데 갈까하는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 인내심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자주 얼굴을 보여주면 언젠가는 견적이 들어온다. 거래처에 방문을 했을 때 거래처의 손님이 갑자기 몰려오면 나도 같이 손님을 응대 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지역별로 어떤 용접봉이 잘 나가는지 어떤 와이어가 품절인지 눈으로 바로 확인된다. 순간적인 기회도 찾아온다. ‘오늘 급하게 ○○용접봉 50박스 필요한데?’하면 바로 전화를 돌려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신뢰를 쌓는 방법이다. 영업은 현장에 정답이 있다.
영업을 하는 사람 중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자동차 안에서 일부러 거울보고 웃는 연습 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나는 거래처에 들어가기 전에 생각을 한다. ‘저분은 내 선배님이고, 삼촌이고, 큰아버지다.’ 그러면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거짓 미소는 3초 만에 들통난다. 진심이 없으면 안 된다. 외향적이냐 내향적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진심으로 상대를 좋아하면 그것이 그대로 전해진다. 매출 좋고 영업을 잘 하는 공구상 사장님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그분들도 거래처를 진심으로 좋아하신다. 거래처에 필요한 물건은 물론 정보까지 세세하게 알려주신다. 예를 들어 제품가격도 미리 올라 갈 것 같으면 미리 대응 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내가 판매하는 제품 중에는 가격이 자주 달라지는 제품이 있다. 그런 제품을 판매하려면 경쟁사 제품의 가격을 알아야 한다. 공구상 사장님이 영업을 할 때도 경쟁업체의 가격보다 저렴하지는 못해도 비슷한 가격이어야 거래처가 용납하고 주문을 한다. 나는 지금도 친해진 거래처 사장님들께 자연스럽게 경쟁사 제품의 가격을 묻는다. 때때로 ‘요즘 ○○사는 ○○○가격에 주던데? 야, 너네는 얼마야?’ 하고 먼저 물어봐 주시기도 한다. 그만큼 자주 보고 밥도 같이 먹고 진심으로 다가갔기 때문이다. 단가 정보는 친분이 깊을수록 정확하다. 특정 제품 가격 인상 시기 그 제품의 예전 가격 재고품이 있다면 판매가 쉽다. 그래서 그런지 영업 잘하는 공구상 사장님들은 나 같은 영업사원을 좋아한다. 공구상 사장님은 나를 통해 얻은 정보를 활용해 거래처에 다가가기 위해서다.

나는 내가 판매하지 않는 제품이어도 그 제품의 가격 변동 정보를 들으면 거래처 사장님들께 SNS를 통해 전파한다. 거래처의 사업을 진심으로 돕고 싶어서다. 이제는 SNS, 문자 1통이 팩스 100장보다 강력하다. 거래처에 좋은 정보가 있다면 공유 하는 것을 추천한다. 배송도 중요하다. 무거운 제품의 경우 거래처 창고 안까지 박스를 넣어주는 것이 단가 100원 차이보다 훨씬 크다. 사소한 가격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배송서비스다. 이런 것은 나도 공구상 사장님을 통해 배운 것이다. 공구상 사장님들은 거래처에 빠르게 정보를 알려주면서 판매를 유도하고 제품을 전달하는데 정성을 다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나쁜 경우는 별로 없다.
운전을 할 때 평소 가는 길만 이용한다면 세상을 보는 영역이 좁아진다. 나는 때때로 평소 이용하지 않는 도로를 통해 거래처를 방문을 한다. 컴퓨터 모니터로 인터넷 지도를 살펴보는 것은 신규업체 발굴이 어렵다. 평소 가지 않던 길을 이용하다보면 새로운 공사현장을 발견하기도 하고 새로운 업종의 공장이 들어서기도 한다. 공구상 사장님도 마찬가지다. 그냥 차 끌고 가다 눈에 띄는 새로운 거래처 후보가 있으면 문 열고 들어가 보시라. 그렇게 개척한 업체들이 지금은 내 주력 거래처가 된 경우가 많다. 심지어 소개로 알게 된 업체를 통해 또 다른 업체를 소개 받고 그것이 새로운 신규업체가 된다. 새로운 길은 늘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준다.

나에게 영업은 직업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다. 영업은 가정에서도 친구 사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나도 집사람에게 잘해야 따뜻한 밥을 얻어먹을 수 있다. 친구들에게도 잘해야 그 우정이 오래간다. 어릴 때는 의리라고 했던 것도 나이 들어보니 다 영업이었다. 내가 거래처 사장님들께 먼저 인사하고 먼저 정보주고 먼저 전화하고 먼저 달려가는 이유는 분명하다. 주는 만큼 돌아와서다. 사람과의 정은 건네는 만큼 훗날 이자까지 더해 돌아온다. 매일 거래처 대표님의 얼굴 보고 진심으로 챙기고 또 그분들이 날 필요할 때 서둘러 달려가자. 영업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닌 사람을 버는 것이다.
글 _ 노학성 크레텍 영업부 차장 / 정리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