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영업 칼럼] 공구업계 신뢰요구 식품보다 높다
영업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20여년 영업 현장에서 쌓은 나의 경험에 따르면 영업은 고객과 신뢰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했다. 공구가 유통되는 현장에서 경험한 영업의 핵심을 7가지로 정리해보았다.
영업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신뢰다. 고객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지만 그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다. 여러 해를 거쳐 꾸준히 쌓아가야 한다. 거래처로부터 신뢰를 얻으면 거래처는 다시 나에게 의지하게 된다. 나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공구’라는 상품은 ‘빵’과 같은 식품보다 더욱 높은 신뢰를 요구한다. 공구는 유통기한이 길고 내구성이 높은 상품이 많다. 그렇지만 공구 거래는 대량 주문하고 일괄 혹은 신속한 배송 요청이 잦다. 그렇기에 배송 지연이나 고객 응대에 미흡하면 안되며 AS도 중요하다. 반면 빵은 다르다. 유통기한이 짧고 신선도가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신선도만 확인하면 비교적 단순하게 거래가 이루어진다.
나는 지난 15년간 300개 가까운 신규 거래업체를 만들었다. 신규 거래업체를 만드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영업의 새로운 매출은 신규거래에서 나온다. 기존 거래처의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고객을 만나 새로운 매출을 만드는 것은 더욱 효율적이다. 신규 고객을 확보할 때 첫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첫 만남에서 고객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항상 친근한 자세로 다가가려고 한다. 그 후에는 꾸준한 소통을 통해 관계를 이어나가야 한다. 고객은 첫 만남에서 느낀 인상으로 나에 대한 신뢰를 쌓을지 말지를 결정한다. 겸손하지만 당당하고 자신있는 모습. 부담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의 이끄는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자주 방문하고 얼굴을 익히는 노력과 성실함이 필요하다.
신규 업체는 1번 만나고 바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러 번 만나고 얼굴을 익힌 후 몇 개월이 지나서 다시 연락을 하며 거래를 하자고 하는 사람도 있다. 언제든 필요하시면 연락 주시라고 그냥 편하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헤어짐을 반복하니 당장은 아니더라도 몇 개월 후에 연락 주시는 경우가 많았다. 또 그런 일은 새로운 고객에게 난감한 문제가 생긴 경우다. 모든 거래가 중요하지만 특히 신규 업체는 첫 거래가 중요하다. 나는 계약을 체결한 후에도 배송이 잘 되었는지 물건에 문제는 없었는지 물어본다. 영업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의 요구를 끊임없이 파악하고 그들이 가진 문제나 불편한 점을 해결해주는 것이다.
영업을 하다 보면 고객에게 불만이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려는 사람이 있다. 세일즈 관점에서 보면 절대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대방이 불만을 토로 할 때는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다. 그 누가 잘못한 것인지를 떠나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려는 노력과 자세가 중요하다. 그것이 고객과의 신뢰를 더욱 깊게 만든다. 나는 문제가 생기면 가급적 현장에 직접 가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화가 났던 고객도 영업자가 달려온 모습을 보면서 신뢰가 커지기고 감정도 진정된다. 전화나 이메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실제로 현장에 가서 얼굴을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영업에서 또 중요한 점은 경쟁자들과의 관계다. 나는 가급적 경쟁 업체와도 협력하는 방법을 찾는다. 무엇보다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고 때로는 경쟁 업체와 정보를 교환하며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가는 것이 이익이다. 경쟁업체는 나의 적이 아니다. 경쟁을 하면서 필요하면 도움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거래처에서 A, B, C 상품을 찾는데 나는 A, B상품 구색을 가지고 있고 C상품은 경쟁업체만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협업이 가능하다. 공구거리의 사장님들도 서로 물건을 빌려주고 빌려 받으면서 사업을 하지 않는가.
영업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요소는 겸손함과 감사의 마음이다. 매출이 잘 나올 때일수록 세일즈맨은 더욱 겸손하고 고객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간혹 후배들 중에 높은 매출을 올렸다고 태도가 불량해지는 친구가 있다. 성숙한 사람이라면 그런 들뜬 마음을 잘 갈무리해야 한다. 큰 매출을 올렸을 경우 고객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자. 진정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고객의 신뢰가 쌓이고 다시 재주문이 들어오는 등 좋은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진다. 겸손하지 않으면 내 옆의 사람부터 멀어진다.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어떠한지 스스로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세일즈맨으로 활동하지만 나는 술과 담배를 멀리한다. 술과 담배를 주고받으면서 거래처 고객의 마음을 사는 것 보다 바른 자세와 친근한 태도 그리고 문제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마음을 산다. 특히 거래처가 위기 때 빠르게 대처하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나는 고객 호응을 얻어 왔다.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전전긍긍하거나 굽실거리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언제나 당당하고 반듯한 태도로 상대방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모습 그것이 영업자가 가져야 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술이나 담배 같은 외적인 요소보다 본인의 원칙 고수하며 진정성 있게 접근하는 방식이 더욱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
글 _ 문훈진 크레텍 영업부 차장 / 정리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