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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공구인 칼럼]

 

큰 공구유통사 사회적 책임 다하고 국내 영세 제조도 살려야

 

공구유통업에 입문해 일한 세월도 40년이 넘었다. 시대가 변하고 시국이 변화하면서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공구업에 잔뼈가 굵은 중년의 공구인들은 걱정이 많다. 
변화한 유통환경 속에서 잃어버린 소중한 가치, 다시금 되찾아야 할 정신을 되찾아야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나의 20대… 서울의 봄


영화 ‘서울의 봄’이 인기다. 1970년 중반부터 형님의 사업체를 돕느라 공구업에 입문한 나는 ‘서울의 봄’ 당시 강원도 고성 최전방에서 3년간의 군 복무를 했다. 1979년 10.26과 12.12, 1980년 5.18과 같은 굵직 굵직한 현대사를 겪었다. 당시  군고참들이 간부 몰래 듣던 라디오로 정승화 참모총장이 잡혀갔다는 소식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듬해 봄, 호남 일부 지역 장병들의 휴가가 미뤄졌던 것 같다. 한국의 정치 상황은 암흑이었지만 경제는 활황이었다. 1981년 12월 일반 예금 금리가 16.2% 였다. 그때는 돈 1억을 은행에 저축하면 바보 소리를 들었다. 현재는 정치도 경제도 과거와는 너무 다르다. 그리고 사람들도 달라졌다. 인정과 의리 보다 돈, 이익 중심으로 변해버렸다. 가치관이 사뭇 달라졌다.

 

상인과 사람이 지켜야 할 ‘상도’ 찾아요


1980년대 1990년대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 ‘의리’가 있었다. 거래를 하다보면 상인과 상인 사이에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결국 자본주의에서 경쟁을 하다보면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과거에는 서로의 체면이 있어 타인의 먹거리를 뺏으면 미안해하거나 부끄러워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얼굴 붉혀도 술 한잔 하며 이해하고 웃고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런 것이 없다. 작고 영세한 가게가 운영하는 브랜드를 강하고 돈 많은 기업이 빼앗는 경우가 있더라. 브랜드와 브랜드의 싸움에 밀리는 것이라면 이해 할 수 있다. 그런데 영세한 상인이 운영하던 거래선을 빼앗는 것은 다르다. 힘이 센 업체는 덩치 값을 해야 한다. 어느 순간 우리 업계에 ‘상도’가 사라졌다. 상도가 사라지면 야생이다. 오직 힘의 논리다. 이것은 과연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야생과 힘의 논리로만 성장한 업체는 과연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지지를 받을까?

 

많은 공구인 덕분에 대형 유통사 성장해


불과 20년 전에는 소위 말하는 ‘나까마’, 화물트럭 하나로 공구상 사업의 기반을 차릴 수 있었다. 그런데 대형 공구유통사의 유통망이 발전하면서 ‘나까마’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지방 구석 구석 배송이 되는 것은 소비자에게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젊은 공구인들이 적은 돈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 대형 공구유통사들이 한국의 공구유통산업 수준을 높인 부분은 일부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을 보면 힘을 논리로 사라지거나 타격을 입은 영세한 공구유통업체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대형 공구유통사들에게 사회적인 책임이 있다고 본다. 삼성, LG, 현대, SK, 한화와 같은 대기업들은 많은 사회적인 활동을 한다. 국민 덕분에 대기업이 이익을 보아서다. 대형 공구유통사들이 성장하고 지금의 큰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은 많은 영세한 공구인 덕분인 것을 알았으면 한다.

 

 

한국산 공구, 공구인들이 생산해야


나 역시도 믿었던 큰 업체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마음 불편하지만 그래도 업계를 위해서 큰 업체들이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지금 현재 많은 업체들이 저렴한 공구를 수입해 국내 시장에 유통을 한다. 국가 사회 전체적으로는 국내 제조사들을 힘들게 하며 머지않아 소규모 공장들은 사라질 것이다. 능력 있는 대형 공구 업체들이 국내 공구 제조도 시작했으면 좋겠다. 반도체, 자동차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국산 공구를 제작하는 영세한 제조업체들이 많다. 국내 대형 공구 유통사가 국산 공구를 잘 발굴해 수출도 가능하다. 덧붙여 앞으로는 좋은 브랜드를 가진 영세한 업체들과 대형 공구 유통사 사이 상도를 지키는 거래를 통해 함께 이익을 나누는 상생도 희망 한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업계가 희망이 있고 질서가 있고 큰 업체를 중심으로 우리 업계가 하나 될 것이다.

 

공구인 2세들 걱정하는 선배세대들


1957년생의 나는 만 67세다. 내 생각이 젊은 MZ사람들에게는 불편하고 고리타분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업계의 선배, 동네 삼촌, 옆집 아저씨의 응원이라 생각하며 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내 욕심만큼 목표한 만큼 성공하지 못했다. 노력도 실력도 생각도 부족했다 느낀다. 그러나 나는 항시 사람과 사람의 의리를 지키려 했고 당당하려 했고 상도도 지키려 했다. 가정과 거래처, 직원 형제들에게는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려했다 생각한다. 나 이외에도 우리 세대 많은 공구인들이 그러했다. 아끼고 공부하고 가족을 생각하고 인내하고 노력하고 정직하게 살되 허영과 허세는 없었다. 어느 정도의 자금을 굴려도 소박하고 소탈하게 살며 미래를 대비했다. 못 쓰는 것과 안 쓰는 것은 분명 다르다. 똑똑한 젊은 공구인들은 내 말을 알 것이다. SNS에 너무 매몰된 것이 문제라고 본다.

 

 

2세 공구인이 미래다. 노력 연구 발전하길!


2024년 올해의 금리는 더 이상 오르지 않길 희망한다. 짧은 소견이지만 향후 금리는  서서히  내려갈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코비드19와 같은 천재지변이 발생한다면 미래가 어떻게 될지 나도 알 수 없다.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공구업계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다. 정년이 없는 공구유통업계라서 나도 아직 현역이지만 젊은 공구인들의 진출은 신기하고 또 응원하는 마음이 크다. 40년 넘게 업계에서 살아남은 선배로서 진심을 담아 응원 하면서 또 후배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해 발전하길 희망한다. 성장하려면 반드시 자신만의 아이템이 있어야 한다. 자신만의 아이템을 가지려면 견문을 넓혀야 한다. 해외 전시회에도 가보고 거래처의 현장을 잘 살펴보고 필요로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제품을 보는 눈, 그 제품의 적절한 가격, 판매 방식, 홍보 방법 등 배우고 연구해야 할 것이 많다. 그래도 나는 젊은 공구인들을 믿는다. 선배 세대들의 못난 모습은 배우지 말고 좋은 모습만 보고 배웠으면 한다. 더불어 2024년에는 모두가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사랑까지는 아니지만 인간애를 가지고 우리 모두 새해를 힘차게 살아가길 희망한다.

 

_ 서울 서경지회 보령상사 백남호 대표 / 진행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