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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공구인 칼럼]

 

공구상 6년차 2세 “자만심 반성 중… 옆가게 삼촌 달라보여”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한국종합공구는 나의 부친이신 길성수 대표님과 어머니 한미옥 이사님이 함께 일하며 키워온 사업체다. 부모님의 땀과 직원 삼촌분들의 노력으로 가게는 성장 할 수 있었다. 이 일을 시작한지도 어언 6년, 2022년 8월 공구인 2세의 생각을 말해본다. 

 

 

공구상가에서 자란 나, 공구가 친숙해


공구상가에 위치한 가게에서 일하시는 부모님 덕에 나 역시도 유치원 시절부터 공구상가 이곳  저곳을 놀이터처럼 뛰어다녔다. 어린 시절 이 가게 저 가게를 다니며 인사를 하는 나를 귀여워 해주시고 용돈 쥐어주시던 공구상 사장님들은 내게는 이웃집 삼촌이자 친근한 아저씨였다. 자연스럽게 나에겐 공구가 익숙하고 공구상가가 친숙한 장소가 되어있었다. 주말이나 방학이 되면 이따금 부모님을 도왔고 공구매장에서 일하는 것이 낯설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2세 공구인이라면 누구나 나처럼 부모님을 생각하고 부모님의 사업체를 생각하고 언젠가는 부모님을 도와 가게를 더욱 넓힐 것을 결심한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이 다르듯 일하기 전 내가 가진 생각과 내가 겪어 본 현실은 달랐다.

 

손님이 사용하는 현장 용어 익혀야


대학 졸업을 1년 앞두고 있던 20대의 나는 갑자기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갑작스레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학업을 잠시 쉬고 매장으로 달려들었다. 젊은 시절의 패기랄까, 아무것도 모르고 장사를 하게 된 나는 손님을 응대하면서 점점 더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우선 손님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특정 공구에 대해서 사람마다 부르는 소리와 호칭이 다르다. 손님이 찾는 공구가 우리 가게에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었고 또 손님이 찾는 물건이 내가 알고 있는 물건과 같은지 알 수 없었다. 공구 장사는 공구 관련 지식이 없으면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내가 손님을 응대하려고 해도 손님이 나를 외면한다. 장사를 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던 것이 나의 무식함 때문에 손님에게 무시를 받는 것이었다. 결국은 지식이다. 퇴근 이후 남아서 공구에 관련된 공부를 하기 위해 크레텍의 카탈로그, 가격표, 유명 절삭 제조회사들의 카탈로그를 무작정 읽었다. 1~2년간 매일 저녁 3시간 동안 공구 관련 지식을 쌓다보니 그제야 겨우 손님들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공구장사는 쉬운 것이 아니다. 지식을 쌓고 현장에 사용되는 손님의 언어를 익혀야 한다.


오만함 사라지고 옆 가게 삼촌 달라보여


이제 겨우 6년차에 불과한 나지만 가게에 처음 나와 일을 하겠다고 이리저리 움직였던 내 모습을 생각하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호기롭게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가게에 나왔지만 앞서 말했듯 손님은 나를 외면했고 내가 알고 있던 공구지식은 정말 작고 형편없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함께 일하는 삼촌 같은 직원분들, 그리고 편안하고 친숙했던 옆 가게 사장님들이 커다란 거인처럼 보였다. 공구 관련된 지식은 먼저 업계에 들어온 선배들을 통해 제대로 배워야 한다. 특히 절삭 같은 경우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배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인터넷에 오픈된 정보는 아주 일부일 뿐이다. 아주 깊은 지식은 현장에 있고 공구 장사를 하면서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방법 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선배들을 존중하면서 계속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깔끔한 정리정돈, 구색 늘리는 전통 지켜야


점점 많은 2세들이 공구업계에 투신하고 있다. 90년대생들이 오는 것이다. 92년생인 내가 보아도 꼭 명심해야 할 좋은 아버지 어머니 선배 세대들의 장사 법칙이 있다. 우선 정리 정돈이다. 가게가 정리정돈 되어 있으면 찾아오는 손님들은 물론이고 일하는 사람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동시에 업무 효율이 오르기에 정리 정돈을 잘하는 업체가 장사 잘하는 업체다. 둘째가 구색을 늘리는 일이다. 종합상사를 지향하는 공구유통업체라면 구색은 매년 늘어나야 한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구색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악성 재고는 외면해야 한다. 매년 출시되는 신제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는 등 신제품 취급과 구색 늘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우리 업계에 필요한 서비스 마인드


MZ세대인 나의 시선에 우리 공구유통업계의 부족한 점은 서비스 정신이다. 친절하게 응대하면서 상대방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몇 년을 가게에서 일해 보니 손님에게 거칠게 응대하는 것이 장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단, 아무리 손님이더라도 함께 일하는 직원에게 불합리하게 대하는 것은 막아서야 한다. 직원을 지키는 것은 사장의 역할이다. 손님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하면서 합리적으로 응대하고 동시에 무례한 손님에게는 이렇게 무례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리는 비즈니스 매너가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공구 유통업계에서는 그동안 소홀했던 친절을 앞으로 신경써서 갖춰야 한다.

 

선배 노력 존중하며 후배들도 정보 교류 필요해


1년, 2년이 지날수록 나의 부족함을 알게 되면서 선배들의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버리려고 노력해왔다. 부모님과 함께 일하기에 공구 유통업 선배 세대들이 우리 후배들을 보며 가지는 걱정과 염려도 이해된다. 나는 공구인 2세 경영인으로서 부모님의 헌신과 노력, 땀과 눈물을 알고 있다. 그러나 8090 MZ세대들은 성장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엄한 충고를 아낌없이 해주면서 후배들이 성장하는 것을 기다려 주었으면 좋겠다. 우리 후배들도 선배들의 노력과 노하우를 인정하고 시대 변화에 따른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 2세 경영자들은 지역마다 모임을 가지고 정보를 교류하면 좋겠다. 서로가 모여 사업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사업 시스템 변화가 가능할 것이고 결국 우리 업계는 더더욱 발전하고 강해질 것이다. 세대 갈등을 넘어서서 공구유통업계 공공의 발전을 위해 함께 달려나가는 파트너가 되자.

 

_ 길민재 한국종합공구 영업팀장 / 정리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