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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발행인 칼럼

 

‘공구박사’ 되고 싶나요?

 

공구업, 누가 길을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학문이 있으면 산위에 있는 것처럼 멀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학문이 없으면 어두운 도랑을 걷는 것처럼 더듬어 낼 수도 없으며 몹시 고통스럽다.”- 마오쩌둥

 

 

 

나는 공구를 참 어렵게 배웠다. 예전엔 제대로 된 책도 없었고 누군가에게 배우지도 못했다. 한평생 공구라는 분야에 온 힘을 바쳐왔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전력투구뿐이었다. 어려움에 부딪히면 ‘해보자’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자’라며 오직 전력투구를 다했다. 그러다 보니 길이 보여 한국산업공구보감과 가격표 제작, 온라인 주문시스템인 CTX, 경영정보 관리, 상품개발 등을 해왔다. 어쩌면 내가 해 온 방식은 나만의 공부법이었는지 모른다. 사업 잘되게 하려고 힘들게 머리를 짜내어 정리해왔다. 그러면서 곤란을 겪을 때는 ‘누군가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미리 알았더라면 이만큼 고생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지식기반으로 발전해야 지속가능


그래서 ‘공구박사’라는 책을 내게 됐다. 경영학과 기계공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나지만, 누가 뭐라 해도 ‘공구박사’라 불러주면 제일 좋다. 자기가 하는 분야에서 통달한 사람, 이치를 터득한 사람을 일러 ‘박사’라 하지 않는가. 나는 우리업계 모두가 공구박사가 되길 원한다. 좀 덜 헤매고 지식을 기반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이 업을 발전시켜야 산업공구업이 지속가능하기 때문이다.

 

책 편찬… 왜 자꾸 멈추는 거야?


2017년 첫 번째 공구박사를 펴내고, 6년이 지난 2023년 5월 직원들에게 두 번째 책을 만들자 했다. 1판을 냈을 때 고객들이 요청해온 내용도 넣고, 이전의 부족한 점도 보강하고 싶었다. 그동안 연구했던 기술과 노하우, 이 TOOL에 연재했던 정보들까지 다 모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2023년 5월 다시 편집을 준비하였으나 실제 작업하는 과정에서 또 멈춰버렸다. 어떻게든 시작시켜놓으면 3개월, 6개월, 10개월이 못가 또 중단돼 버리는 것이었다. 당사 디자인연구소의 책임자가 몇 차례 바뀌면서 마무리가 어려워 보였다. 그렇지만 포기할 내가 아니다. “꼭 해야 합니다. 중간에서 포기할 수 없습니다.”라고 독려했다.

 


AI를 소개합니다


직원에게만 재촉한다고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뭔가 묘수를 내는 것도 경영자의 ‘수’이다. 나는 ‘AI 공조법’을 내놨다. 우리의 힘이나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어 AI친구의 도움을 받으라고 소개했다. 이때부터 제작에 탄력이 붙었다. 특히 만화를 그리는 데는 AI만한 인재가 없었다. 많은 분들이 밤을 새워가며 연구하고 작업했다. 마지막 바통은 디자인팀 김소희 팀장이 실제작을 맡았고, 기획과 제작총괄은 김진환 이사가 했다. 여기에 품목별 각 9개 분야에 경험과 지식을 갖춘 이들이 합세했다. 하나하나 깊게 들어가 찾아내고 책으로 모아졌다. 그렇게 ‘공구박사2’가 완성됐다.

 

 

한손에 잡히는 공구지식 가이드북


공구박사 가이드북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제품에 대한 기초지식 백과이다.
- 공구제품에 대한 설명부터 제품사용 장면까지 넣고, 이를 또 만화로 구현해 ‘누구나 알기 쉽도록’ 만들었다. 제품의 선택기준과 비교표, 규격, 용어정리, 작업팁까지 곁들여 공구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데 길잡이가 되도록 했다.  

 

2. 공구보감과 연결해 쉽게 이해되도록 했다.
- ‘공구보감’의 분류와 마찬가지로 9개의 대분류 (① 작업공구 ② 철물 ③ 절삭 ④ 측정 ⑤ 전동 ⑥ 에어 ⑦ 용접  ⑧ 안전 ⑨ 산업)로 각 카테고리를 정하였고, 대분류에 들어가면 다시 중분류 소분류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한국산업공구보감의 분류체계는 행정안전부 정부청사의 시설관리 분류체계 정비에 쓰이며, 공기관, 학교, 연구소 등에서도 이 기준을 따른다. 표준화가 되면 발전 속도가 빨라진다.

 

3. 글로벌 현장과 한국 현장이 소통되도록 했다.
- 일본 트러스코(TRUSCO)사를 보고도 많이 배웠다. 그러나 우리나라 실정에 맞도록 해야 했고, 일본을 비롯한 세계 다른 나라의 지식도 같이 넣었다. 미국, 독일에서도 배워올 것은 다 배워왔다. 이 한권으로 21세기 한국사회에 맞는 공구지식 가이드북이 되리라 확신한다. 

 

누구나 쉽게 알도록… 
공구 사랑하는 사람 많아지기를


전체 520페이지 책인데, 예시로 위 사진에 보여드리는 것은 각 분류별 안내페이지이다. 이토록 쉽고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다. 중고등학교 과정에도 이 책을 넣고 싶을 정도이므로, 혹 공구사업 하시는 분들은 자녀나 직원에게 필독을 시키셔도 좋겠다.


공구보감을 36년간 19번 만들면서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요약하여 이번 ‘공구박사2’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월 중 나오니 많이 읽어주고 배우시기 바란다.
사실 이 책의 완성본을 받으며 살짝 눈물이 났다. 사력을 다해 달려온 내 인생이 돌아보였고, 이 분야의 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리업계에 길이 된다면, 앞으로도 아낌없이 지식 정보 기술 모든 걸 내어놓고 싶다. 내 인생의 가치를 여기에 둔다. 이 책을 보는 모든 이들의 사업과 인생에 한 번 더 도움 되길 바라면서, 여러분 파이팅!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 놓는 것, 이것이 인생의 가치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

 

 _ 최영수 크레텍 대표이사, 발행인, 명예 경영학·공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