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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공구거리 둘레길 ⑤ 충청 공구거리의 원조 - 충북 청주 서문공구거리

 

 

공구거리 둘레길 - ⑤

 

충청지역 공구거리의 원조

 

충북 청주 서문공구거리

 

 
충북 청주시는 국토 중앙에 위치한 우리나라 교통의 중심지다. 70~80년대 경제발전시기, 옛 청주고속버스터미널 그리고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자리잡고 있던 서문공구거리는 청주뿐 아니라 인근 지역 다양한 사람들이 찾던, 충청지역의 원조 공구거리다.
 
 
 

교통 요지에 자리잡았던 서문공구거리


조선시대 전국 각 도별 명칭을 정할 때 지역의 대표 도시 두 군데를 골라 그 첫글자를 따 정했다. 전주와 나주를 딴 전라도, 경주와 상주 경상도, 강릉과 원주에서 강원도. 그리고 충청도는 충주와 청주의 이름에서 온 명칭이다. 그만큼 청주시는 조선시대 이전부터 충청지역 대표 도시였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국토상 청주시의 중요도는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가 지나고 전국 유일의 KTX경부-호남선 분기역인 오송역, 그리고 충청권 유일의 국제공항 등이 위치해 있는 우리나라 교통의 중심지가 바로 이 곳 청주시다.

 


서문공구거리는 청주시에서도 교통의 요지 중 요지였던 자리에 자리한 공구거리다. 바로 코앞에는 청주고속버스터미널이 있었고 차타고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엔 시외버스터미널 역시 번듯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1980년대 무렵, 터미널이 두 개나 근처에 있던 도심 한복한에 서문공구거리는 자생적으로 조성되었다.

 


공구관련업체 100여 곳 들어섰던 번성기


공구상, 그리고 공구거리는 대체적으로 교통접근로가 좋은 곳에 생기기 마련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는 더했다. 70~80년대, 지금처럼 택배 서비스가 발달해 있지 못했던 당시엔 고속버스가 주요 물류 운송수단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람들만 고속버스에 탑승하는 것이 아니다. 서울 공장에서 지방으로 물건을 보낼 때 고속버스 짐칸에 실어 보내곤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터미널에서 물건을 찾아가면서 공구거리를 들러 필요한 공구들을 구입해 갔다. 그러면서 터미널 근처 무심천 인근에 하나 둘씩 생겨나던 공구상들이 모여 서문공구거리를 조성했다.

 

 

청주시의 중앙을 흐르는 무심천변은 서문공구거리의 주차장 역할을 해주고 있다.
 


80년대 서문공구거리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상권이었다. 터미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물론 공구거리 바로 옆 재래시장인 서문시장을 찾는 사람들까지, 옛 도심이었던 서문공구거리 상당구 일대는 발 디딜 틈 없이 유동인구로 빽빽했다. 무심천 인근의 공터는 주차장 노릇을 톡톡히 해 주었다. 당시 공구상뿐 아니라 볼트, 천막, 스프링, 전기, 호스, 모터, 닥트, 베어링, 철물장식(인테리어), 배관, 냉동설비, 수도, 바퀴 등 수많은 공구관련업종까지 약 100여 업체들이 서문공구거리에 들어서 있었다.

 


청주뿐 아니라 인근지역서도 찾아와


서문공구거리는 청주시 사람들만 찾았던 것이 아니다. 교통의 요지였던 만큼 주변 도시인 진천, 괴산, 증평, 보은, 음성 등지로 가기 위해서는 서문공구거리 바로 옆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해야만 했다. 또한 대전 그리고 서울과도 멀지 않아 수많은 인근 지역민들은 교통이 좋은 청주시를 주로 방문했던 것이다. 공구 등의 물류 이동도 많았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시골에서도 농기구를 구입하기 위해 서문공구거리를 찾았다. 그만큼 인근 각 지역의 사람들이 찾아와 공구를 구입해 갔다.
그 가운데서도 주력 판매처는 청주공단(청주 산업단지)
이었다. 현재 SK하이닉스 단지와 LG생활건강 단지가 들어서 있는 청주 산업단지는 서문공구거리의 중심 납품처였다. 뿐만 아니라 인근 농공단지에서도 많은 필요 물품들을 구입해 갔다.

 

유동인구 감소로 공실이 많아지던 서문시장은 삼겹살거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되었다.

 

터미널 이전으로 줄어든 유동인구


서문공구거리의 발전이 터미널로부터 비롯되었다 말할 수 있는 것처럼 침체 역시 터미널로부터 시작 되었다. 1999년 청주고속터미널은 빽빽하게 밀집해 있던 청주 구도심으로부터 벗어나 현재 위치인 청주시 가경동으로 이전했다. 떠난 그 자리에는 대형마트가 대신해 들어섰다. 또한 시외버스터미널마저도 자리를 옮겼다. 두 곳 터미널 이전에 따라 유동인구 역시 감소했으며 인근 재래시장(서문시장)도 대형마트 입주로 인해 경쟁력을 잃게 되어 빈 상가가 늘어났다. 서문공구거리의 사정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청주시에서는 침체된 재래시장을 삼겹살거리라는 이름으로 탈바꿈시켜 서문공구거리와 시너지 효과를 불러오려는 계획도 세웠지만 그마저도 지금은 흐지부지된 듯하다.

 

 

세 곳으로 나뉜 청주의 공구 상권


터미널 이전과 함께 새로 조성되었던 청주시내 공구상가들의 입주 역시 상권 분할을 가져왔다. 1996년에 들어선 청주시 흥덕구 하복대 공구상가와 2002년에 들어선 청원구 사천동 공구상가(청주산업용재유통상가)가 그곳들이다. 이 두 곳의 공구상가가 새로 조성되면서 청주시의 공구 상권은 세 곳으로 분할되었다. 서문공구거리에 있던 공구상과 공구관련업체들도 하복대와 사천동으로 많이들 이주했다. 100여 업체였던 거리의 공구관련업체는 현재는 50여 곳만 남아 있다. 그 가운데 공구상은 10여 곳 정도다. 공구거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업종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이 큰 역할을 하는데 다들 가게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다 보니 공구상도 남아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고객 방문은 여전한 서문공구거리


현재 서문공구거리에 남아있는 공구상들은 그래도 번성기때와 비교해 매출이 크게 줄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자리가 좋기 때문이다.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고 또한 공구 구매에 중요한 주차장도 바로 옆 무심천에 넓게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납품은 어디서나 차로 진행 가능하다. 또한 여전히 청주 산업단지가 서문공구거리의 주 납품처라는 사실 역시 매출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충청지역 공구거리의 원조, 청주 서문공구거리의 위상은 여전히 굳건한 것이다.

 

 

서문공구거리 상인들이 말하는


미래를 위해 필요한 변화

 

 

물류비 낮춰 판매가 줄이는 게 관건

 

 

㈜한국볼트상사 최규진 대표 


아실지 모르겠지만 택배회사 대신화물 본사가 청주 우암동에 있어요. 청주가 국토의 중앙에 있다 보니 그런 거겠죠. 빠른 물류가 얼마나 중요하면 본사를 청주에 두겠어요. 공구상도 마찬가지예요. 원가 절감을 하려면 무엇보다 배송비를 줄여야 해요. 빨리 오고 빨리 보낼 수 있고 물류비를 최소화해야 해요. 억지로 질 나쁜 공구를 들여놔서 제품 가격을 낮추려 하면 안 되고 물류비를 줄이고 우리에게 접근하는 공급업체를 선택해야 해요. 왜 요즘같은 시대에 대형유통업체들 많잖아요.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어야 해

 

 

이공구상사 이종봉 대표


개인적으로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납품도 다들 같이 하겠지만 소매매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기만의 기술이나 노하우,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손님들이 오는 거라고요. 그런 자기만의 노하우가 없는 작은 매장은 큰매장들에게는 상대가 안 되는 거예요. 큰매장에 가면 찾는 물건 한번에 다 살 수 있는데 뭐하러 작은 공구상에 가겠어요?
저 같은 경우는 용접 기능하고 수리 기술을 가지고 있거든요. 기계도 수리하고 용접 전문으로 하고 에어도 하고 웬만한 공구는 다 취급할 수 있으니까 요즘 같은 불황에도 남들보다는 덜 불안해요.

 


 

공구상이 추천하는

 

서문공구거리 근처 맛집

 

경주집 버섯찌개

 

40여년 동안 맛집으로 대물림되는 가게. 소고기와 표고버섯이 매운육수와 어우러져 멋진 맛과 향을 만들어낸다. 매콤한 국물에 깔끔한 맛.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이 맛에서 티가 난다. 40년 전통의 맛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하는 가게. 다른 특징으로는 주류를 일체 판매하지 않으니 술한잔 생각날 때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사로93번길 21 
 주요메뉴   버섯찌개

 


 

전주 콩나물해장국
 

과거 서문시장에는 24시간 장사하는 해장국집들이 많았다. 많이들 사라졌지만 아직까지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주 콩나물해장국은 말이 필요 없는 뜨끈한 국물 맛으로 멀리에서도 찾아오는 맛집이다. MSG를 사용하지 않은 진한 북어육수에 제공되는 수제 양념장을 풀어 먹어보자. 직접 담그는 된장, 무채, 김치는 덤이다.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무심동로390번길 1
 주요메뉴   콩나물해장국, 북어해장국, 된장찌개백반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재래시장이었던 서문시장이 삼겹살거리로 바뀌었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국산 한돈 삼겹살을 맛볼 수 있다.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방문한 삼겹살거리에는 전문 식당 13곳이 영업하고 있다. 해마다 3월3일엔 삼겹살 축제도 펼치고 있으니 꼭 한번 들러 보자.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 124
 주요메뉴   삼겹살구이, 항정살, 묵은지김치찌개

 


 

원조고추만두국집

 

SBS 백종원의 3대천왕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가 되었던 고추만두국집. 장칼국수 느낌이 나는 얼큰한 국물과 고랭지 배추로 담근 김치와 괴산고추로 맛을 낸 만두. 생각만큼 맵지 않은 적당한 매운맛은 상쾌한 맛을 전달한다. 국물에 얇은 피로 부담이 적은 만두를 풀어먹으면 그 맛이 또 일품이다.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사직대로350번길 61
 주요메뉴   고추만두국, 치즈고추만두국

 


 

 
글·사진 _ 이대훈 /  참고자료 _ 전국특화거리표준데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