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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네안데르탈인의 놀라운 발명 접착제

 

가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풀을 비롯하여, 금속을 접합하는 금속본드 및 수술 후 절단부를 꿰매지 않고 접착시키는 조직접착제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접착제들의 시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20만년 전 탄생한 접착제의 변천


인간이 접착제를 사용했다는 가장 초기의 증거는 지금으로부터 약 20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들이 사용했던 타르 접착제로부터 비롯한다. 이탈리아 중부에서 발견된 자작나무 타르(송진) 흔적이 있는 구석기시대 돌망치 3개는 네안데르탈인들이 불에 탄 나무에서 나온 타르를 이용해 나무 손잡이에 돌 도구를 고정하는 데 사용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인류 역사에 남겨진 접착제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 2000년 무렵 고대 이집트의 유물에서 발견됐다. 그 당시의 기록들을 보면 파라오 투탕카멘의 관과 벽화를 만드는 데 동물의 가죽이나 힘줄, 생선의 뼈나 부레 등을 끓여 만든 아교와 같은 동물성 접착제가 사용되었다는 것이 짐작된다. 이후 그리스와 로마 제국이 등장할 때쯤, 동물 접착제는 더 흔해졌고 이후 일상생활과 다양한 분야에서 보편화되었다. 

 


그리스와 로마의 접착 역사


서기 1년부터 500년까지 그리스와 로마인들은 접착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얇은 목재인 베니어판을 접착시키는 ‘베니어링(Veneering)’기술과 여러 가지 색의 나무, 상아, 놋괴, 자개 등을 목재에 접착시키는 ‘마케트리(Marquetry)’ 공법이 개발되었고, 이런 공법들에 사용하기 위한 정제된 동물성 접착제 그리고 기타 재료를 활용한 접착제들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금박을 접착시키는 데 사용된 달걀 기반의 ‘페이스트(Paste)’ 접착제는 이후 혈액, 뼈, 가죽, 우유, 치즈, 야채 및 곡물과 같이 다양한 천연 재료들이 혼합되며 접착제의 접합 강도와 내구성이 향상되었다.
로마인들은 화산재와 모래에 석회를 섞어 벽돌이나 석재를 접합하는 ‘모르타르(Mortar)’를 개발했고 그리스인들은 모르타르 대신 소석회를 사용해 벽돌이나 석재를 접합시켰는데 포졸란 시멘트로 알려진 이 재료는 로마 콜로세움과 판테온 건설에 사용되었다. 또한 로마인들은 선박의 밀봉을 위해 최초로 타르와 밀랍을 사용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세계대전 후 합성 접착제의 급속한 성장


16세기, 목공과 가구 제작이 인류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목재의 조립 수단으로서 접착제가 활발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발전 속도는 느려, 유럽에서는 17세기 후반 즈음까지 별다른 접착제의 발전이 기록되어있지 않다. 1690년 최초의 상업용 접착제 공장이 네덜란드에 세워졌고, 1750년이 되어서야 영국에서 물고기로 만든 아교 접착제에 대한 최초의 특허가 발표되었을 뿐이다.

 


1920~40년대에 접어들어 제1차, 2차 세계대전 및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새로운 플라스틱 수지의 개발과 생산에 큰 진전이 있었다. 이러한 진보는 합성 접착제 산업의 급속한 성장을 불러 왔다. 
인류가 이룩한 기술 발달의 급속한 성장 이후, 변화하는 산업계의 요구와 끊임없이 발전하는 기술에 따라 새로운 합성 접착제의 개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실패한 접착제의 새로운 탄생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 접착제의 개발이 이후 새로운 형식의 접착제로 재탄생한 예가 있으니 3M사의 ‘포스트잇’이 바로 그것이다.
1970년 3M의 연구원인 스펜서 실버는 초강력 접착제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에 몰두 중이었다. 그 과정에서 표면 상태를 가리지 않고 어디에나 붙을 수 있는 접착제가 탄생했다. 하지만 그 접착제는 접착력이 약하고 끈적임이 덜했기 때문에 물건을 붙이자 이내 굳어버린 뒤 흘러내려 떨어져 버렸고, 회사에서는 이를 실패로 간주하고 프로젝트를 철수했다.
하지만 스펜서 박사는 “내가 개발한 독특한 접착제를 상품화할 아이디어를 찾는다” 라면서 3M사 내에서 세미나를 개최하기 시작했고 그의 끈기 덕분인지 이후 ‘프레스 앤 필’이라는 이름으로 상품화되었고 그렇게 개발된 제품은 초기엔 큰 주목을 끌지 못하였으나 접착제가 아닌 ‘사무용품’으로 마케팅을 펼치게 되면서 1980년대부터 큰 인기를 끌게 되었고 지금의 포스트잇이 되었다. 실패한 접착제 개발로부터 탄생한 포스트잇. 포스트잇은 현재 ‘20세기 창의적인 발명품’의 대표 사례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_ 백경림 / 출처 _ 위키피디아, 뉴욕타임즈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