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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리튬배터리 화재 진압, 어떻게 할까?
리튬배터리 사용증가에 따라 제조, 보관, 유통, 사용 및 폐기까지 전주기 과정에서 화재 안전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리튬배터리 공장의 대형 화재를 계기로 안전관리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리튬배터리의 화재 특성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고, 효과적인 소화 약제 솔루션을 제시하고자 한다. 리튬배터리의 전주기 별로 화재 안전관리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찾고 안전 기준과 기술기준을 만드는 데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리튬배터리 종류 및 구조
◆ 리튬 2차 전지
상업화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아래 표와 같이 원통형, 파우치형 및 각형이 있으며, 이러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용도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용량으로 제조되어 스마트폰, 태블릿, 전동기기, 이동기기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사용된다.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는 긴 원통 형태의 금속 덮개 내부에 양극, 음극, 분리막이 순서대로 배치된다. 양극재로는 리튬 망간산화물(LMO), 음극재로는 리튬 티타늄산화물(LTO)이 사용되며 에너지 밀집도가 높아 테슬라 전기자동차나 다양한 킥보드에 적용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열폭주가 잘 일어나고 파편이 5m 이상 멀리 날아가 매우 위험하다.
파우치형 리튬이온 배터리는 얇고 평평한 사각 형태의 포장재에 양극, 음극, 분리막이 시트 형태로 적층된다. 양극재로는 NCM(니켈 망간 코발트산화물) 등을 사용하며 에너지 밀도가 아주 높고 판형이라 공간 효율이 높아 아이오닉을 비롯한 여러 전기 자동차에 사용된다. 화재가 발생하면 포장재를 통해 벤트(Vent)가 발생하고, 벤트를 통해 로켓처럼 화염을 분출하며 열폭주가 진행된다.
각형 리튬이온 배터리는 파우치형과 유사한 형태나 양극재로는 LFP(리튬인산철)를 사용하여 에너지 밀도가 낮은 편이며 중국산 자동차와 전기자전거 및 에너지저장장치 등에 적용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화재 발생률이 낮고 불이 나더라도 화염이 크지 않고 열폭주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소재와 형태에 따른 리튬 2차 전지>
◆ 리튬 1차 전지
리튬 1차 전지는 일반 건전지와 마찬가지로 일회용이며 충전하여 사용할 수 없다. 리튬 일차전지는 아래 그림과 같이 주로 원통형의 구조로 되어 있고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10년 이상의 긴 수명과 탁월한 방전성능 등의 여러 가지 장점이 있어 군용장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기기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 화재가 난 아리셀에서 생산하는 리튬배터리는 ‘Lithium Thionyl Chloride’ 종류로 리튬금속 배터리로 분류된다. 리튬금속 배터리는 황화티오닐을 양극재로, 리튬금속을 음극재로 사용하고 있으며 리튬은 금수성 알칼리 금속으로서 물과 격렬하게 반응하여 폭발과 화재를 유발한다. 배터리 결함에 의해 리튬금속이 습기나 물을 접촉하게 되면 스스로 발화되며 화재를 일으키게 되며 다수의 배터리 셀이 인접하는 경우 열폭주에 의해 화재 규모가 순식간에 커지게 된다.
리튬배터리 화재에 대하여
◆ 리튬배터리 화재 발생과정
리튬배터리의 결함으로 인한 화재 발생과정은 통상 다음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1단계 : 과열단계
과충전, 과방전, 충격 또는 자체 결함 등의 원인으로 과전류가 발생하며 이로 인해 배터리 온도가 상승하게 된다.
2단계 : 온도 상승 및 가스 발생
분리막이 파손되고 양극재가 노출되고 전해질이 분해되기 시작하며 음극재에서는 산소를 비롯한 혼합가스 즉 흰색 증기(Vapor Cloud)가 대량 생성된다.
3단계 : 발화 및 폭발
화재 발생 3요소인 산소, 열 및 연료가 리튬배터리 내부에서 생성되어 발화 및 폭발이 일어난다.
<리튬배터리 화재 발생과정>
◆ 열폭주는 어떻게 일어나나
리튬배터리의 열폭주(Thermal Runaway)는 배터리가 과열되어 내부 화학 반응이 통제 불능 상태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열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배터리의 온도가 분당 10℃ 이상 증가하며 안전밸브가 열려 가스 배출이 시작되어, 열 및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열폭주는 일반적으로 다량의 흰색 증기(Vapor Cloud), 화염 및 폭발을 동반한다. 이 반응은 개별 셀 내에서 발생하므로 인접 셀 및 리튬배터리 전체에 열폭주 또는 화재가 전파되면 위험 가능성이 아주 많이 커진다. 열폭주가 일어나면 화학 반응 속도도 급격하게 증가되며 반응 온도가 올라가고 다시 화학 반응 속도가 빨라지는 악순환을 반복하며 순식간에 온도가 상승한다. 이로 인해 구리 등의 소재가 열에 녹아 흘러내리는 고온상태가 되어 냉각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재발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열폭주는 열 발생, 가스 및 연기 형성, 셀 파손/셀 폭발, 화재 또는 가스 폭발 등의 사건 중 하나 이상을 초래하는 급격한 내부 온도 상승이지만, 흰색 증기(Vapor Cloud) 방출은 일반적으로 더 낮은 온도에서 열폭주 없이 발생하며 화염을 진압한 후에도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
◆ 흰색 증기(Vapor Cloud)의 위험성
열폭주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발화로 인한 화염 발생 이전부터 리튬배터리에서는 흰색 증기(Vapor Cloud)가 외부로 분출된다. 흰색 증기(Vapor Cloud)는 배터리 내부의 전해질이 증발하면서 생성되는 가연성 가스와 증기로서 구성성분은 폭발적 가연성 가스인 수소가스가 30~50%를 차지하고, 기타 가연성 가스로서 일산화탄소(CO), 유기용매 증기와 에탄, 메탄을 비롯한 탄화수소가스 등을 포함한다. 또 유독가스로서 불화수소, 염화수소와 사이안화수소 등을 방출하고 이산화탄소(CO₂), 이산화황과 산화질소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 흰색 증기(Vapor Cloud)는 리튬배터리 종류에 따라 500~6,000 리터/kWh가 분출되며 밀폐된 공간에서는 내부에 축적되게 되며 커다란 폭발로 이어질 수 있고, 유독가스를 흡입하게 되어 매우 위험하다. 시중의 킥보드는 통상 0.6 kWh, 전기자전거는 1~1.2kWh 용량의 리튬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이들을 실내에서 충전하다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 흰색 증기(Vapor Cloud)로 실내를 가득 채워 매우 위험하게 된다. 흰색 증기의 안전대피농도(IDLH)는 폭발한계농도(LEL)보다 훨씬 낮으며 화염이 없는 흰색 증기도 위험하므로 신속하고 안전한 대응이 필요하다.
리튬배터리 화재 진압 솔루션
◆ 물은 폭발 위험 더 키워
리튬배터리 화재의 특성은 첫째, 리튬배터리에는 알루미늄, 철, 구리 등의 가연성 금속이 존재하며, 특히 리튬 1차 배터리에는 리튬금속을 음극재로 사용하고 있어 물과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발화가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금속화재는 800℃ 이상의 고온상태이며 통상의 ABC 약제로는 소화할 수 없다. 즉 배터리 화재에는 플라스틱 등의 A급 화재, 가연성 기체와 같은 B급 화재가 존재한다고 하여 ABC용 소화기를 사용하는 경우 고온으로 달궈진 금속으로 인해 재발화 및 화재 확산이 쉽게 일어난다. 둘째, 리튬배터리 화재는 일반적인 화재와는 다르게 열폭주에 의해 화재 확산이 이루어진다. 즉 화염에 의한 화재 전파뿐 아니라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결함에 의해 스스로 온도 상승 및 발화가 연속적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단순한 냉각이나 ABC 약제를 사용하여 화염을 잡았다고 해도 열충격이 발생한 인접 셀 또는 결함이 발생한 셀에서 몇 분 후 심지어는 24시간 후에도 재발화 및 열폭주 현상이 진행될 수 있다. 셋째, 리튬배터리의 열폭주 과정에서 발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낮은 온도에서도 흰색 증기(Vapor Cloud)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며,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이나 단순 냉각으로 화염을 제압한 후에도 계속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흰색 증기(Vapor Cloud)가 누적되면 강력한 폭발의 원인이 되어 매우 위험하다.
◆ 금속화재(D급) 등 효과적인 대처 필요
이처럼 리튬배터리 화재의 특성에 맞는 화재 진압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금속화재(D급)에 적응성이 있어야 하고, 열폭주를 억제할 방안으로 냉각 또는 셀 간 격리 등의 기능, 화염이 확산하지 않도록 화염 체인을 끊을 수 있는 화학적 소화 기능과 흰색 증기(Vapor Cloud)를 흡착하거나 중화시키는 기능을 갖는 소화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침윤소화약제, 강화액 및 폼(Foam) 등의 수계 소화 약제는 기본적으로 금속화재(D급)에 부적합하며, 냉각 속도가 빨라 화염이 일시적으로 잡힐 수는 있으나 재발화 가능성이 크다. 또한 화재 진압 시 흰색 증기(Vapor Cloud) 발생이 빨라져 안전한 대피 시간을 놓칠 수 있다. 국내외 실증사례와 연구를 통해 리튬배터리 화재에 수계 소화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리튬배터리 화재에는 금속화재(D급)에 적응성 있는 분말 또는 과립을 사용하여 도포하면서 소화를 하는 것이 타당하며 이에 더해 부촉매 효과 및 흰색 증기를 흡착하는 기능이 추가된 소화 약제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의 흰색 증기를 흡착하도록 화재원을 도포하면 불연재인 소화 약제로 인해 화염의 주변 확산을 방지하고 부촉매 효과에 의해 화염 체인을 봉쇄함으로써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고 관리할 수 있다.
<리튬배터리 화재 진압 솔루션>
◆ 안전기준마련 및 신속한 대피 우선
이러한 리튬배터리 화재 특성에 맞는 소화기와 소화 약제에 대한 화재 안전 기준이나 기술기준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시행 중인 소화기 관련 기술기준은 A급(일반화재), B급(유류화재), C급(전기화재) 및 K급(주방화재)이 있으며, D급(금속화재)에 대해서는 기술기준이 준비되어 조만간에 시행될 예정이다. 리튬배터리 화재는 D급(금속화재)에 준하여 적용할 수 있으나 리튬배터리 특성상 D+급으로 금속화재(D급)에 배터리 화재 특성을 +(Plus) 해서 반영한 기술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리튬 1차 전지 공장 화재 사고는 리튬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이는 배터리의 제조, 보관, 유통, 사용 및 폐기 등 전 주기 과정에서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관계자들의 인식을 높임으로써 리튬배터리 화재를 예방하고 안전한 사용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화재가 발생하면 열폭주가 일어나 급격하게 전파되기 때문에 전용소화기가 없을시 진화가 어렵다. 따라서 초기 진화를 시도하기보다 신속하게 대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방전문가들은 공장 내부에 두개 이상 대피로를 확보하고 피난유도선과 비상유도등 설치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평소에 화재대응훈련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글 _ 이용권 로타리세이프티 부설 연구소장 / 진행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