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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의 역사] 앵글 그라인더의 역사
갈고, 광을 내고, 원하는 형태를 만들 때 사용하는 전동공구 그라인더. 그 중에서도 앵글 그라인더는 원형 디스크(연삭바퀴)를 빠르게 회전시켜 접촉면을 절단하거나 갈아버리는 다재다능한 공구다. 이런 앵글 그라인더를 누가 최초로 발명했는지에 대해 상반된 설이 있지만, 1954년 독일 회사 아커만+슈미트(Ackermann+Schmitt)가 발명한 ‘DL 9’라고 불리는 최초의 고속 앵글 그라인더가 첫 탄생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동공구 역사상 그라인더는 비교적 따끈따끈한 최신 발명인 셈.
1922년 헤르만 아커만과 슈미트는 그들의 발명품을 제조 및 판매하기 위해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회사를 설립한다. 두 발명가의 첫 번째 앵글 그라인더는 매우 무겁게 만들어진데다 손에 잡고 쓰기 편리하지 못했다. 비록 무게와 크기를 줄여 다루기 쉽게 만들었다지만, 그라인더를 사용하는 데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했던 것. 힘의 확산을 막을 구조가 부족해 그라인더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손과 팔에 매우 강한 힘이 있어야하기 때문이었다. 당시 유통 초기의 그라인더들은 내구성이 뛰어나지 않아 오늘날의 안전 기준을 충족할 수 없을 정도였다. 1984년 제조사들이 디자인을 몇 차례 수정한 덕분에 앵글 그라인더는 더 이상 거친 작업뿐만 아니라 석재 연마 및 건식 벽 연마 등의 특수 연마 작업에도 사용될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앵글 그라인더의 디자인은 빠르게 바뀌면서 단순한 커팅기에서 연마, 샌딩, 천공을 위한 다기능 전문으로 지속적으로 개발되었다. 앵글그라인더 개발에 큰 역할을 하며 막상막하로 나란히 선 브랜드는 플렉스(Flex)와 파인(Fein). 90년대는 그라인더 발달의 황금기였다. 섀시 톱이 차량 전용 공구로 발전하자 이후 앵글 그라인더는 사용자들이 이전에는 손으로만 작업해야 했던 가공물을 기계로도 갈 수 있는 공구로 자리 잡기 시작했던 것. 한편 플렉스는 자동차 페인트와 광택제, 가구, 천연석 바닥의 섬세한 광택을 위한 전용 시스템을 개발했다. 구면 삼각형 형태의 연삭 디스크와 회전 진동 기술은 이전에는 접근이 불가능했던 영역에서도 최적의 분쇄 결과물을 냈고, 금속 표면에 전이선이나 그림자 없이 광택 처리할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내기도 하며 그라인더 기능을 순식간에 발전시켰다.
앞선 황금기에 큰 발전을 이룬 후, 20세기 후반 그라인더의 기술 발달 속도는 점차 더뎌지기 시작했다. 다음 혁신은 무선 앵글 그라인더의 도입. 덕분에 DIY 사용자들은 코드를 없애고 자유롭게 작업장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무선 그라인더 도입 몇 년 간은 사실상 시행착오에 가까웠다. 배터리가 그라인더의 냉각 구조에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 2015년 파인이 열 축적을 능동적으로 감소시키는 냉각 재료로 배터리를 고정시키며 해결될 수 있었다. 다양한 안전 및 냉각 시스템과 도구 없이 편리하게 디스크를 교체할 수 있는 기능으로 무선 그라인더는 더욱 사용자의 편의에 맞춰 완성되었다. 심지어 Bosch 회사에서 선보인 블루투스 연결 기능은 스마트폰을 통해 그라인더를 작동시키고 성능 업데이트와 문제 해결 팁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전동공구 중 가장 짧은 시간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온 앵글 그라인더. 그 다음은 무엇이 될지 기대해도 좋겠다.
글 _ 민지예 / 참고 _ Ronix too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