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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경도계의 역사
경도계는 굳을 경(硬), 법도 도(度), 셀 계(計)로 물체가 얼마나 단단한지를 계측하는 장비다. 경도의 단위는 미터 단위처럼 모든 사람들이 쓰는 하나의 단위나 방법으로 통일되지 않았다. 200년 전부터 사람들이 물체의 경도 값을 구하려 했지만 물질마다 특성이 너무나 달라 측정 방법도 다양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표적인 경도 측정법 3가지로 경도계의 역사를 소개한다.
독일의 광물학자 프리드리히 모스(Friedrich Mohs)는 200년 전 광물의 경도를 서로 비교할 수 있는 표준적인 측정법을 만들었다. 주위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광물들을 서로 긁어내서 어느 쪽이 흠집이 나는지 관찰하여 1에서 10까지의 정도에 따라 10가지 광물을 선정한 것이다. 이 방법은 사실 기원후 77년 플리니우스의 자연사라는 백과사전에서 처음 언급되었던 오랜 방법이긴 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광물의 경도를 규정해놓은 것은 약 1700년이 지난 후 모스 경도 실험이 최초이며 현재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모스 경도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수치여서 어떤 물체의 정확한 경도 값을 알아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경도를 절대적 수치로 측정한 최초의 기계식 경도계는 1900년 브리넬(JA Brinell)이 고안해냈다. 당시 그는 여러 스웨덴 철강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는데, 재료의 경도를 결정하는 좀 더 빠르고 일관된 방법을 갖고자 하는 열망에서 브리넬 경도계가 탄생되었다. 오늘날에도 널리 사용되는 브리넬 경도계는 직경 1~10mm의 강철 볼을 최대 3,000kg의 무거운 하중으로 금속 표면에 압입(壓入)하는 것이다. 하중을 제거한 후 압흔 직경을 현미경으로 측정하면 경도 값이 계산된다. 하지만 브리넬 경도계를 사용할 수 있는 재료에는 한계가 있었다.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 대전과 산업 혁명으로 제조 수요 증가하자 보다 정교하고 효율적인 측정을 위한 경도계 기술이 빠르게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브리넬 경도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바로 비커스 경도계로 1924년 영국 엔지니어링 대기업인 비커스(Vickers Ltd)에서 개발되었다. 비커스 경도계는 브리넬과 동일한 원리를 사용하나 브리넬의 볼 대신 피라미드 모양의 다이아몬드를 사용했다. 그 결과 보다 일관되고 다양한 경도 측정이 가능해졌다. 이후 1939년 미국 표준국의 크눕(Fredrick Knoop)은 비커스 경도계에서 더 얇고 길쭉한 다이아몬드를 사용했다. 비커스 경도계보다 낮은 하중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된 크눕 경도계는 잘 부러지는 얇은 재료의 경도도 측정할 수 있었다.
1919년 휴와 스탠리 로크웰(Hugh, Stanley Rockwell) 형제가 만든 로크웰 경도계는 앞선 측정법과 달리 압자로 제품을 눌렀을 때 생긴 깊이를 통해 경도를 측정한다. 이는 단순히 한번 눌렀을 때의 깊이로 경도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 눌렀을 때 들어간 깊이를 0으로 설정하고 한번 더 깊게 누른 뒤 하중을 제거했을 때 제품의 탄성으로 인해 압자가 다시 제품에서 일정 거리 빠져나오게 되는데 그 깊이 값을 계산해 경도를 측정한다. 이를 통해 제품 표면상의 거칠기나 이물질로 인해 오차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외에도 측정 후 움푹 들어간 부분의 면적이 훨씬 작다는 것과 곡면에서도 경도를 시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로크웰 경도계는 오늘날 가장 효율적이고 널리 사용되는 경도계로 남아있으며 20세기의 금속 기술 혁신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글 _ 민지예 / 참고 _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