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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1열 측정] 국제단위계와 미국단위계
공구인들은 다양한 측정 공구를 판매한다. 측정은 일관성 있는 기준이 필요한데 과거에는 지역에 따라 측정의 기본단위가 달랐다. 그러나 현재는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는 국제단위계(SI)가 통용되고 사용 되고 있다.
국제표준단위가 있지만 공구인이라면 가급적 인치 규격과 같은 미국 단위계도 이해해야 한다. 현재 공학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국가는 미국이다. 항공 공학과 디스플레이, 컴퓨터 분야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대단하기에 해당 분야는 오히려 미터법이 비표준화되었고 미국 단위계가 사실상 표준이 되어 있다. 특히 나사 같은 경우 한국에서는 인치 규격 나사를 거의 생산하지 않다 보니 수입해야 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부품 수입에만 1달 이상 소비되기도 한다. 게다가 배송료 등이 붙다 보니 비싼 것은 덤이다. 그런데 미국이 기존 단위를 버리지 못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절대다수에서 미국 단위계가 워낙 공고히 쓰이다 보니 단위계 교체비용이 상상을 초월하며 국민들은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할 이유가 없어서다. 미국 단위계를 폐기하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 천문학적인 경제 및 사회적 비용, 그리고 정치적 부담까지 감당해야 하는 일인지라 미국에서 미터법이 널리 통용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2.54cm = 1 Inch
1999년 9월, 미국은 단위 계산 착오 때문에 3억 3천만 달러짜리 화성 기후 관측 위성을 날려먹은 적이 있다. 화성 궤도 진입을 위해 필요한 로켓 분사의 총 운동량 변화를 파운드/초 단위로 계산했는데 나사의 다른 엔지니어들은 킬로그램/초 단위라고 생각하고 계산한 결과 화성 기후 관측 위성이 파괴된 것. 이 일 때문에 혼쭐이 난 NASA는 2007년 미국 단위계를 완전히 퇴출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례는 공구인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찾는 공구의 길이 단위가 인치인지, 센치인지 2번 3번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같은 공구라도 사이즈에 따라 성능과 사용처가 달라지는 일이 많아서다. 최소한 단위에 대한 이해가 높으면 고객의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맞추기 쉽다.
우리가 사용하는 국제단위계는 프랑스의 미터법에 근거하고 있다. 1801년 당시 프랑스 최고 지도자였던 나폴레옹이 프랑스 전역에 미터법의 사용을 의무화시켰다. 나폴레옹은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수백 개의 불공정한 단위를 정리하기 위해 표준화된 미터법을 제정한 것이다. 프랑스의 과학자들은 기본 단위로 7가지를 정했는데, 길이는 미터(m), 질량은 킬로그램(kg), 시간은 초(s), 전류는 암페어(A), 온도는 켈빈(K), 물질량은 몰(mol), 광도는 칸델라(cd)로 정했다. 이들 7개 기본단위를 이용하면 이 세상의 물리량을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유도단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국제단위계 SI는 현재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용하는 표준 단위이나, 전 세계에서 미국, 미얀마, 라이베리아 3개국만은 사용하지 않는다.
역사를 보면 측정의 기준 단위도 사용되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되(되 승,升)는 부피를 측정하던 단위로 1.8039 리터의 부피를 말한다. 그리고 그 부피를 측정하는 상자모양의 도구 이름이 됫박이다. 이런 되는 고대 중국을 기원으로 하여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쓰던 전통 도량형이며 ‘척근법(尺斤法)’이라고도 불렸다. 현재 되라는 단위는 전통시장 이외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 우리가 되를 사용한 흔적으로 담금 소주, 간장, 식용유 중에 1.8리터 짜리가 있다.
글 _ 김병섭 크레텍 마케팅 차장 / 정리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