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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L ACADEMY

윤인준의 공구강의실 ① 공구 제조의 주 소재 '철'

 

윤인준의 공구강의실 - ①

 

공구 제조의 주 소재인 ‘철’ 철은 산업의 쌀이다

 

 

 

 

 

공구(工具)란 기계·기구·장치를 만들 때 사용하는 ‘연장’의 통칭이다. 
지금으로부터 2백만년 전,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 호모 하빌리스의 탄생이 인간 공구 사용의 시작이었다. 
크레텍 절삭공구연구실 실장 윤인준 수석연구원이 연재할 공구 이야기. 
첫 주제는 공구의 주요 소재인 철이다
.

 

 

강대국은 철을 잘 다루는 국가


“철은 산업의 쌀이다”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문구이다. 이 말은 포항제철을 설립하고 세계 톱5 수준의 철강회사로 키운 故 박태준 명예회장이 ‘제철보국’이라는 의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 유래 없이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한 이면에는 이러한 품질 좋은 철을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었다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만약 철이 없었다면 자동차, 조선, 기계, 건설산업 등 어느 산업이든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며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가진 제품을 수출할 수 없었기에 철은 ‘국가기간산업’ 이라고도 불린다. 
철을 잘 다루는 나라가 세계 열강이 된 예는 역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근세 시대에 철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는 강대국으로 불렸고, 러시아, 스웨덴, 독일, 프랑스 등은 철강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도 서슴지 않았다. 18세기 영국은 제임스 와트가 개발한 증기기관으로 대량 생산체제를 이룩하면서 철에 대한 수요는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었고, 19세기에 들어와 독일은 철강업자를 등에 업고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다가 결국 세계대전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20세기에 들어서는 미국이 카네기를 이끄는 철강산업을 대대적으로 키우며 세계 슈퍼파워로 우뚝 서게 되었다. 

 

 

인류 문명 발전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철

 
철은 지구상에서 가장 흔한 금속이며 또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자원이다. 지구 무게의 1/3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 생활 속 수많은 물건들이 철로 만들어지고 또한 사람의 몸에도 약 3~5그램의 철이 존재한다. 이러하듯이 철은 동식물의 생명활동이나 우주에서 날아오는 방사선을 밀쳐내는 자장을 형성하여 모든 생체를 보호하고, 인간사회의 문명 발전과는 떼어 놓을래야 떼어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인류가 처음 철을 발견하게 된 동기에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으나 지구로 떨어진 운석에서 발견됐다는 설, 고대 원시밀림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오랫동안 발생한 열에 의해 철광석이 녹은 것을 발견했다는 설, 그리고 청동기 시대에 구리의 색깔과 비슷한 철광석을 잘못 제련하면서 발견했다는 설이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집트 투탕카멘 왕(BC 2000년)의 재위 시기는 청동기 시대였지만 피라미드 내에서 발견된 단검은 분석결과 외계운석에서 추출한 철로 만들어진 것으로 판명이 되었다. 따라서 청동기 시대 이전에 이미 철의 존재와 제조법이 알려져 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공구의 원료로 사용되는 철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거의 대부분의 기계나 공구는 그 구조적인 강성을 유지하기 위해
철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더 야물고 단단하며 잘 닳지 않는 철을 얻기위해 많은 합금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원재료로써의 철은 여전히 중요하고 필수적인 자원이다. 다음 호에서는 공구의 제작 재료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가장 기초 재료인 철에 대해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하고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글 _ 윤인준 크레텍 수석연구원 / 진행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