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가게명도 장사 비법?
독특한 이름으로 손님 부른다
온라인 공구 쇼핑몰의 형성과 DIY시장 확대 등으로 공구 전문가뿐만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구 시장도 커져가고 있는 현재. 기존의 납품처 유지와 공구 구색 확대만으로는 변해가는 판매 시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소비자의 눈을 끌어당기는 특별한 가게 이름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개인 소비자 향한
브랜드노믹스의 중요성
2016년 대한민국 GDP(국내총생산) 순위 세계 11위. 경제 규모를 두고 봤을 때 선진국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어색하지 않다. 경제 규모와 맞물려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활 모습과 소비 형태도 다른 GDP상위권 국가들을 따라가고 있다. 공구도 마찬가지다. 유럽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처럼 인건비 상승과 기타 요인 등으로 일반 소비자들의 공구 구입량이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따라서 공구 판매에서도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마케팅이 점차 중요해져 가고 있다.
납품처가 아닌 개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중요 요소 가운데 하나로 가게 이름으로 상징되는 브랜드를 꼽을 수 있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폭 넓은 정보 공유와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소비자들의 선택은 예전처럼 단순한 선택이 아닌, 자신에게 더 친숙하고 전문화된 브랜드에 대한 선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제 가게의 이름은 단순히 타 업체와 구분 짓기 위한 목적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 각 업체의 이름은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머릿속에서 각각의 차별성과 독특함을 바탕으로 인식되어가고 있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누가 먼저 소비자의 인식 속에 브랜드를 안착시키는가가 결국 업체의 성패를 좌우하고 경제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이처럼 개인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노믹스(Brand+Economics)가 점차 중요해져 가는 것이다.
독특한 이름으로
고객 끄는 공구상
공구를 판매하는 공구상이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가게의 이름은 대개 평범하기 마련이었다. 공구상이 위치한 지역의 이름을 앞에 붙인다거나 혹은 대표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가게 이름을 간판에 걸곤 했던 것이 보통이다. 공구상의 이름은 가게를 드러내기 위한 목적보다는 정말로 다른 업체와의 구분을 위해서가 더 큰 목적이었다.
그러나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서인지 근래에 들어 독특한 이름을 가진 공구상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 특히 젊은 대표들이 직접 차린 공구상이나 온라인 공구 쇼핑몰들 가운데에는 그런 업체들을 찾기 어렵지 않다. 경쟁이 치열해진 공구 시장에서 판매 상품의 차별화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생각에 이미지 차별화를 위한 브랜드 구축에 집중한 것이다.
① 툴몬스터
‘몬스터 에너지’라는 에너지 음료가 있다. 괴물의 발톱에 거칠게 할퀴어진 듯한 이미지가 이 음료의 상징이다. 인터넷 공구 쇼핑몰 툴몬스터의 박진호 대표는 이처럼 몬스터라는 명칭에서 느껴지는 거칠고 역동적인 느낌과 남성적인 금속으로 대표되는 공구(툴)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쇼핑몰의 이름을 지었다 말한다.
대표의 명명(命名)은 효과를 보고 있는 중이다. 한 번 공구를 구입해 간 고객은 그 특별한 이름 덕에 다음 번 구매 시에도 툴몬스터를 찾는다. ‘거친 공구’ 하면 ‘몬스터’가 곧장 떠오르는 것이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특이한 업체명은 또 다른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대표는 ‘몬스터즈’라는, 가게명에서 이름을 딴 네 마리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각각의 상품을 구분하는 캐릭터들이다. 그 아기자기한 생김새 덕에 고객들의 기억에 한 번 더 남는다. 툴몬스터라는 특별한 이름이 먼저 있지 않았다면 아마 이런 캐릭터들도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② 몽키D공구
‘몽키D공구’라는 가게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만화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몽키렌치를 떠올리겠지만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만화
<원피스>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일본의 만화가 오다 에이치로의 <원피스>는 누적 판매부수 4억부를 넘은 만화책으로, 이 만화의 주인공 이름이 바로 ‘몽키D루피’다. <원피스>의 팬이기도 한 윤성준 대표는 공구 몽키렌치와 몽키D루피의 이름을 합쳐 가게의 이름을 지었다 말한다.
올해 2월 첫 오픈한 온라인 공구 쇼핑몰 몽키D공구는 벌써부터 그 특이한 이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로부터의 반응이 좋다. 젊은이들 가운데는 몽키D루피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한 번 공구를 주문한 고객들은 기억에 남는 이름 때문에 다음 구매 시에도 또 이곳을 찾는다. 아직 오프라인 사무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지만 앞으로 달 간판과 가게 로고에도 <원피스>의 상징인 해적 마크를 넣을 거라 말하는 윤 대표. 이처럼 특별한 가게명은 또 다른 마케팅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특이한 이름은 온라인 쇼핑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이름 때문에 공구사랑에서도 취재한 적 있는 전라북도 전주의 삼촌네철물점. 김상조 대표는 ‘어떻게 하면 가게를 가장 잘 홍보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그 이름을 지었다 말한다. 고객에게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다가가는 삼촌이라는 단어, 그리고 정말 삼촌 이모처럼 손님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하는 직원들 덕분에 방문한 고객들은 하나같이 친근하다는 반응이다.
③ 삼촌네철물점
업체명에서 오는 편안함은 고객 유치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김 대표는 그 편안함을 가게 이름에서 끝내지 않고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서 확장시켰다. 삼촌네철물점 직원들의 명함에도 ‘삼촌’이라는 직함이 적혀 있다. 대표의 직함은 ‘대표삼촌’이다. 또한 간판에 전화번호도 적지 않았다. 궁금한 손님들이 인터넷을 검색하고 114에 전화하면서 ‘삼촌네철물점’이라는 이름을 한 번 더 떠올리게 만들기 위해서다.
가게 이름 잘 지으면 손님 끌어 모아
하나의 업체명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란 가게 이름 짓기의 중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얼마나 팔리느냐의 핵심적인 요인은 아닐지 몰라도 타 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구축해야 하는 필수 요소인 것이다. 오늘날 소비자는 자신이 선택한 업체에 대한 감정을 감각적 차원으로 끌어 올려 소비자와 업체 간의 관계를 더욱 친밀하고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다. 다시 말해 자신이 선택한 업체의 단골손님이 된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업체 중성도가 높은 고객들은 가격에 덜 민감하고 반복적 구매행동을 하게 되며, 자신만 구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까지도 긍정적 구전효과를 유발시키는 경향이 있다 말한다.
평범한 이름만 가지고는 얻기 힘든 이런 마케팅 효과들. 똑 소리 나게 인상적인 업체명이라면 그 이름만으로도 손님 끄는 효과는 충분할 것이다.
글_이대훈·참고도서_‘브랜드노믹스(신동호, 김태진 著)’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