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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전동공구 업체들은 변신 중


청소기에서 킥보드까지…
 
전동공구 업체들은 변신 중

DIY열풍으로 일반 소비자들의 공구 관심 증대
공구업계, 배터리 기술 바탕으로 생활형 제품 출시


현재 우리나라의 공구 시장은 건설·산업 현장의 정체로 주춤하는 추세다. 산업 현장의 공구 사용은 그처럼 한풀 꺾였지만, 유럽이나 미국 등의 선진국처럼 일반 소비자들의 공구에 대한 접근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불어닥친 DIY열풍도 그 추세에 한몫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용 제품에 집중하던 전동공구 업체들도 일반 소비자들을 겨냥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의 충전공구 관심 증가
 
세계의 전자제품 시장은 현재 충전식 배터리 열풍이다. 스마트폰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물론이고 전기자동차도 결국 핵심은 배터리의 성능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충전식 제품들의 비중이 크게 증대되면서 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동공구 시장의 충전공구 점유율은 2007년 26% 수준에서 2012년에는 55%, 작년에는 80%를 훌쩍 뛰어넘으며 그 성장세가 무척 뚜렷하다. 이 성장에는 공구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국내에 불고 있는 DIY열풍에 따라 사용이 간편한 충전식 무선 전동공구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서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공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전동공구 업체들은 일반 소비자들을 겨냥한 B2C 시장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구 출시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밀착형 제품들도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가정용 청소기 적극 출시하는 블랙앤데커

글로벌 전동공구 전문기업 블랙앤데커는 가정용 청소기 제품을 출시하면서 일반 소비자를 공략하는 B2C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블랙앤데커 청소기는 그동안 전동공구 분야에서 쌓아온 모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강한 흡입력은 물론, 한 손에 들고 사용할 수 있는 소형 사이즈로 활용도를 높인 것이 일반 전자제품 회사 청소기와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이다. 특히 휴대가 가능한 사이즈로 손쉽게 분해 가능한 스팀 청소기 ‘스팀맘’은 가정주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덕분에 인터넷 검색창에 ‘블랙앤데커’라 치면 아래에 딸려 등장하는 인기 검색어는 공구보다 오히려 ‘무선청소기, 스팀청소기, 호루라기청소기, 핸디청소기’등 청소기가 더 많다. 일반 소비자들은 벌써 블랙앤데커를 단순히 공구 제조사가 아닌, 공구&생활가전제품 제조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핸디형 청소기, 차량용 청소기, 스팀 청소기, 스틱 청소기 등 약 60여 종류의 청소기를 판매하고 있는 블랙앤데커는 앞으로도 다양한 가정용 제품들의 개발 및 출시를 검토하는 중이다.
 
전동 킥보드 개발한 계양전기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전동 킥보드는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따라서 그 품질도 확신하기 어렵고 고장이 난 경우에도 제대로 된 A/S는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국내 전동 킥보드 시장에 뛰어든 전동공구 업체가 있다. 바로 계양전기다. 계양전기는 작년 8월, 지난 40년간 전동공구 사업을 꾸려 오며 쌓은 모터 기술력과 노하우를 도입한 전동 킥보드 ‘스쿠티’를 출시했다.
레저보다는 이동에 초점을 맞춘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출시된 스쿠티는 우리나라 업체에서 제작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라는 장점 외에도 운반 시 손잡이 부분을 접어 여행용 캐리어처럼 손쉽게 끌고 다닐 수 있다는 편의성도 갖춘 제품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인터넷 검색창에 ‘계양전기’를 검색하면 공구 제품들뿐만 아니라 스쿠티와 관련된 블로그 글들도 꽤 많이 검색된다. 계양이라는 브랜드가 스쿠티 덕분에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폭넓게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계양전기의 한 관계자는 “작년 출시한 스쿠티는 현재 목표 판매량을 달성한 상태”라며 “현재 국내에서 근거리 이동수단 시장이 확장되고 있는 만큼 추가 생산도 논의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스쿠티 출시에 소비자는 물론 계양 측에서도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목적 소형 전동공구 선보인 보쉬

전동드릴이 필요한 소비자들은 어디에서 구입해야 할까? 작업장에서의 무겁고 큰 작업이 아닌, 집 안에서 진행하는 소소한 DIY 작업에 필요한 소형 전동드릴은 마트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보쉬 전동공구가 출시한 초소형 리튬이온 충전 드릴 ‘익소(IXO)’는 국내 대부분의 대형마트에서 구입 가능한 전동드릴이다. 성인 손바닥 사이즈보다 조금 큰 크기의 그야말로 초소형 사이즈인 익소는 무게도 가벼워 일반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사용 가능하다. 특히 어댑터만 바꿔 끼우면 드릴기능 뿐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드릴탭을 와인 따개용 어댑터로 바꿔 끼우면 ‘익소 비노’로 변신해 손쉽게 와인의 코르크 마개를 딸 수 있고, 각종 양념 및 커피 원두를 갈 수 있는 그라인더용 어댑터로 바꾸면 마치 핸디 믹서기처럼 ‘익소 스파이스’가 되는 식이다.
보쉬 전동공구 관계자는 “익소 비노는 2013년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인 이래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판매가 꾸준히 이어지는 추세”라고 말하며 “익소 스파이스는 현재 유럽에서 판매 중인데 반응이 좋아 현재 국내 출시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익소와 같은 소형 전동공구의 더 넓은 확대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이다.
 
공구업체, 일상 속으로 들어와라

이처럼 전동공구업체들은 일반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에 힘쓰고 있다. 그에 따라 우리들의 일상에는 건설현장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전동공구 관련 제품들이 하나 둘 파고드는 추세다.
불황에 힘들어하는 지금이지만 1조원 정도로 추산되는 우리나라 공구 시장의 미래는 밝은 편이다. 그런 미래가 가능한 것은 개인 소비자들의 공구 구입 시장이 꾸준히 확장되고 있는 덕이다. 전동공구만이 아닌 기타 다른 공구업체들도 개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필요성이 무척 크다.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던 DIY시장이나 자전거 공구 시장 등 일상에서 공구를 필요로 하는 시장 범위는 상당하다. 이제는 그 시장으로 눈을 돌릴 때다.

글_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