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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난감한 고객 요구 대처법


고객의 무리한 요구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 Q&A





 Q 
 소매 손님 중에 구입해 간 물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단순 변심으로 마음에 안 들 때도 다짜고짜 매장으로 달려와 그 물건을 마구 집어 던지는 손님이 있습니다. 욕을 하며 깽판도 부리는데 이런 고객에게는 어떻게 대응해야할까요?

물건 던지며 깽판 치는 손님 어떡할까요?

 A  사람들은 누구나 독이 오르면 “아유 속 타”를 외친다. 원인이 무엇이건 화가 나면 속에 불이 붙은 것처럼 흥분돼 이성이 마비된다. 그래서 일단 매장에 들어와 물건을 던지며 행패를 부리면 이유를 따지기 전에 화부터 가라앉히도록 두어야 한다. 만약 고객이 공구를 구입해서 집에 돌아와 막상 쓰려는데 작동이 안 되면 화가 날 테니 그 점을 이해해야 한다. 고의는 아니지만 매장을 믿고 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큰 불편을 준 셈이다. 그 점을 인정하고 고객이 물건을 던지며 화를 내면 잠시 화가 어느 정도라도 풀리기를 기다려야 한다. 화 난 사람을 말리면 화를 더욱 키우게 된다. 그냥 놔두면 서서히 화가 누그러진다. 그 때를 봐서 “제가 어떻게 해드리면 좋을까요?” 라고 묻는 것이 좋다. 고객도 이성이 돌아오면 과도하게 화낸 자신을 얼른 수습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명분 없이 화를 멈추려면 자존심이 상한다. 질문 하나로 화를 멈출 명분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고객이 문제해결을 위해 어떤 해결책을 요구할 지를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 그가 생각을 시작할 때 공구인은 다시 “죄송하게 됐습니다. 공구가 필요해서 사셨을 텐데 막상 쓰려는데 작동이 안 되면 저라도 화가 났을 것입니다”라는 말을 덧붙여 고객의 화에 대한 공감을 표현하면서 사과를 하는 것이 좋다. 만약 공구인이 고객의 행패에 열 받아서 “혹시 잘 못 사용해서 고장 내게 만드신 거 아녜요?” 라거나 “매장에서는 멀쩡하던 것이 왜 갑작 작동이 안 되었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되네요” 등의 사족을 달면 화를 키우고 행패도 심화시키게 된다. 설령 고객이 공구를 서툴게 사용해 고장을 냈더라도 그의 화가 가라앉은 다음에 구매해간 공구를 자세히 관찰하고 고장 원인을 찾아내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옳다. 고객도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가 잘못 사용해서 고장 내 가져왔는데 공구인이 그것을 탓하지 않고 순순히 고쳐주거나 교환해주면 두고두고 고마워한다. 당장은 손해가 많아 보이지만 길게 보면 절대 손해가 아니다. 그래서 미국의 급성장 대기업들은 소상공인 시절부터 묻지도 따지도 않고 이런 고객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 성장 비결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작은 감동을 받아도 반드시 갚고 싶기 때문에 그 고객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에게 매장을 좋게 말해주어 좋은 입소문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잘 안 것이다.
단순 변심으로 교환 또는 환불을 위해 매장에 들어오자마자 화를 내며 물건을 던지는 진상 고객은 진짜로 피해를 입어서 화를 내기보다 자기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기선 제압용 화를 내는 것이다. 특히 단순 변심의 경우 자기 요구가 거절당할 것이 걱정돼 더 독한 진상을 부릴 수도 있다. 그의 목적은 공구인이 “치사해서 교환/환불 해주자”라는 항복 선언을 받아내는 것이다. 그걸 눈치 채더라도 공구인이 화를 화로 받으면 분위기만 더욱 악화시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들에게도 역시 화내도록 잠시 두었다가 “그럼 뭘 원하세요?”부터 물어야 한다. 막상 공구인의 이런 질문을 받으면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강경한 주장이 다소 누그러지기 마련이다. 그 때 협상을 시작해서 환불을 교환으로 바꾸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 된다. 



 Q  오랜 기간 큰 금액을 거래해온 제조사 사장이 가끔 용돈이나 커미션을 달라는 등 뒷돈을 요구합니다. 전에는 감사의 의미로 봉투에 돈 몇 푼 드린 적이 있는데요. 앞으로도 이렇게 돈을 줘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여집니다.

제조사가 뒷돈을 챙겨달라 눈치줘요

 A  절대로 뒷돈은 주지 말고 이 정도 선에서 잘라야 한다. 아기 염소와 늑대 우화를 알 것이다. 엄마가 어린 자식들을 두고 외출하자 늑대가 집 앞에 와서 “너무 추우니 앞 다리만 들어가게 해 달라”고 애원해서 마음 약한 아기 염소들이 앞다리를 들여놓게 하자 몸통, 뒷다리 순으로 들여 놓게 해달라고 애원해서 뒷다리까지 모두 집안으로 들어온 늑대가 아기염소들을 죄다 잡아먹었다는 것 아닌가? 이런 우화가 수천 년간 사라지지 않고 전 세계를 떠돌며 회자되는 것은 늑대의 그런 행동이 인간의 속성과 너무나 닮아 공감대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가끔씩 챙겨 주던 뒷돈을 갑자기 예고 없이 자르면 애초에 안준 것보다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사람은 일단 기대치가 생기면 그것을 없애거나 낮추기가 어렵다. 점차 챙겨주는 돈이 정당하게 받아야 할 돈처럼 생각돼 안 주면 기분이 상하는 것이다. 주던 뒷돈을 거절하려면 정중하게 “계속 챙겨 드리고 싶지만 워낙 경기가 안 좋아서 당분간은 못 챙길 것 같습니다. 용서 해주십시오”라고 거절의 사유를 상대방이 자존심 상하는 않게 그러나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이 때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봉투를 챙기면 역효과가 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지막이라고 말하고도 스스로 그것을 깨트리는 경우가 많아 상대방은 절대로 기대치를 낮추거나 내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예고 없이 슬그머니 돈을 안 주면 상대방은 내 파워가 약해져서 그런다“좀 크더니 까분다” 등등 여러 부정적인 상상으로 악감정을 갖게 될 수 있다. 딱 잘라 거절하면 자존심이 상할 테고 예고를 안 하고 중단하면 무시당한 기분이 들 것이니 반드시 정중하고 예고를 하는 것이 좋다. 핑계 대며 돌려 말하지 말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야 한다.



 Q  거래처로부터 사적인 일을 요청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회가자’, ‘등산가자’, ‘골프 치러가자’ 등 같이 놀자는 것처럼 요구를 합니다. 거래처와의 관계상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는데,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운전도 제가 하고, 밥도 제가 제공하도록 눈치를 줘요. 주말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조금이라도 보내고, 휴식하고 싶은데 말입니다. 또 우리 매장 여직원을 자기에게 소개시켜 달라고 하던가, 경조사가 있는데 자신은 일이 있다며 대신 가서 돈을 내달란 적도 있었어요. 관계상 이런 요청을 단칼에 거절하기도 그렇고, 난감합니다.

거래처가 사적인 일을 요구해요

 A  이 역시 뒷돈 주는 문제와 비슷하다. 특히 거래처와는 관계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즉 가깝지도 멀지도 않는 적절한 관계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거래처가 한 곳만 있는 것이 아닐 텐데 특정 거래처와만 사적으로 더 긴밀하게 지내는 직원들 보기에 좋은 건 아니다. 공구인 자신에게도 자기희생이 너무 커 오래 지속되면 불만이 쌓이다가 폭발하게 돼 결국에는 안 좋은 관계로 끝날 가능성도 높다. 거래처와는 처음 관계가 시작될 때 너무 저자세로 들어가지 말고 상대편의 무리한 부탁을 정중하게 거절하고 간격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저자세로 교우 사항을 다 들어준다고 더 잘 봐주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무시하고 점점 더 많은 요구를 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마음이 내키지 않는데도 상대방 요구를 들어준 적이 종종 있었다면 조금 더 독한 마음과 인내심을 자지고 반드시 새로운 관계 개선을 시도해야 한다. 좀 야박하게 느껴지더라도 거래처의 요구에 이런 저런 핑계를 대지 말고 “제가 가족과 지낼 시간이 없어서 요즘 가정 문제가 심각하다. 그 시간에 애들하고 함께 지내야 한다” 등의 확실한 명분을 만들어서 분명한 말로 거절을 하는 것이 좋다. 거래처의 요구를 갑자기 단칼에 자르듯 모두 끊으면 상대방은 무시당한 느낌이 들 테니 서서히 횟수를 줄여 관계의 간격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Q  요즘 온라인 공구판매가 많아지면서 인터넷 검색 가격만 확인해보고 공구상에 와서 무조건 깎아달라고 하는 손님이 있습니다. 매입가, 인건비, 신속하게 공급하는 비용, A/S 비용 등 따지고 보면 인터넷 가격보다 비쌀 수밖에 없고, 남는 게 없어요.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손님이 자꾸 인터넷 가격으로 깎아달라고 해요

 A  “인터넷 판매는 대부분 매장 없이 창고만 갖추면 되는데 우리는 상권도 따져서 매장을 가지고 운영하기 때문에 집세와 운영비가 많이 들어간다. 인터넷 매장과 같은 가격으로 팔면 우리는 손해가 많아 장사를 못하게 된다“ 등 매장의 가격이 인터넷보다 비싼 이유를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 덧붙여서 매장에서는 눈으로 직접 보고 사니 실패 가능성이 줄어 오히려 돈이 덜 들 수도 있다고 분명히 말하는 것이 좋다. “우리도 먹고 살아야지요” “인터넷에서 파는 사람들은 좋은 물건 안 팔아요” 등의 말로 남을 폄훼하거나 내 개인 사정을 하소연하면 신뢰가 깨져 고객은 가격 조정 없이는 사려고 들지 않을 것이다. 구매자는 누구든지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가격 차이에 대한 설명은 정확한 팩트가 중요하다.
 

떼쓰는 진상고객 다 받아주지 마세요!
 
사람은 얼굴 생김새만큼 생각과 말과 행동이 다르다. 옳고 그름의 기준도 다르다. 자식도 가끔 그 속을 알 수가 없는데 나와 성향, 도덕적 기준이 다른 고객이야 오죽하겠는가? 진상 고객의 공통적인 특징은 무례함이다. 적반하장으로 자기가 한 일이 옳다며 막무가내로 우긴다. 자기 잘못은 모르고 갈등이 생기면 상대방에 대한 비난만 하고 다녀 매장 평판을 훼손시키기 쉽다. 아마도 많은 공구인들이 이 점을 알고 최악의 진상 고객이 부리는 행패까지 참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절대로 옳은 대처법이 아니다.
어린아이가 떼쓰는 대로 다 받아주면 끝이 없듯 진상 고객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지나친 요구를 하며 행패를 부리면 차갑고 단호하게 거절하거나 무응답으로 대응해야 한다. 감정을 드러내면 진상 고객은 그것을 트집 잡아 행패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불쾌하거나 미안해하는 표정 없이 무표정으로 사무적인 말만 건네도록 주의만 하면 된다. 진상 고객도 사람이다. 그가 알아들을 수 있는 방법으로 대응하면 어렵지 않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글 · 이정숙
에듀테이너 그룹, 유쾌한 대화 연구소 대표. KBS 공채 3기 아나운서로 활동했으며 대검찰청, 감사원, 연세대 등에서 강의 및 스피치 컨설팅 진행. <유쾌한 대화법>, <남여 대화에는 통역이 필요하다> 등 50여권의 저서가 있다.

진행 _ 장여진 · 그림 _ 천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