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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신년특집] 2014 갑오년 말띠이야기

2014 갑오년 말띠 이야기

2014년 갑오년(甲午年)의 의미는 육십간지 중에서도 31번째이다. '갑'은 '청(淸)'이므로 올해는 '파란 말의 해'이다. 파란 말은 서양에서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유니콘으로 생각하고, 동양에서는 목(木)의 기운에 해당해 진취적이며 성격이 곧고 활달함을 상징한다고 본다. 말은 힘과 스피드, 그리고 우람한 근육과 충성심을 지녀 행운과 성공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드센 여자 혹은 스피드와 힘을 필요로 하는 제품에 많이 응용되기도 한다. 말처럼 용감하게 달려나갈 한해를 맞아 국립민속박물관 천진기 관장으로부터 말띠 이야기를 들어본다.


힘차게 달려가는 한 해


말띠 해에는 별나게 띠타령이 심하다. 그래서 ‘말띠 여자 팔자 세다’라는 속담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중국이나 우리나라 문헌이나 수집된 자료에는 이런 속신을 찾아볼 수 없다. 조선시대에만 해도 말띠 왕비가 많다. 그 시대의 왕실에서 사주팔자(四柱八字)를 따질 줄 몰라서 말띠를 왕비로 간택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힘찬 질주 본능의 말은 현대에 요구되는 덕목이다. 이제는 오히려 환영받는 띠가 말띠이다.




현대에 요구되는 힘찬 질주 본능
12지의 띠동물은 매년 바뀐다. 사람들은 각기 자기의 띠를 가지고 있다.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사주에서 가장 중요한 띠를 가지고 운수나 점을 치고 궁합까지 맞춘다. 그 해의 수호신이라 할 수 있는 자신의 띠동물의 행태와 자기인생의 행태를 동일시하려한다. 그래서 매년 정초가  면 새로운 띠짐승의 의미나 상징을 찾아 새해의 운수나, 새로 태어나는 아이의 운명이나 성격 등을 미리 알려고 한다. 그러나 실제 어떤 띠의 해에 태어났느냐가 그 사람의 성격을 선천적으로 결정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띠와 사람의 성격이 전혀 무관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너는 무슨 띠여서 어떻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면, 또 그런 사실을 늘 생각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띠동물의 행태와 속성을 자기의 성격과 운명과 동일시하게 되고 내면화되어 자기화(自己化)될 수도 있다.


천상과 지상을 연결하는 말
말은 ‘신성한 동물’ ‘상서로운 동물’의 상징으로 수렴되고, 하늘의 사신, 제왕의 출현을 알리는 영물, 예언자의 구실, 영혼과 마을 수호신이 타는 동물, 장수·선구자·영웅·새신랑이 타는 귀한 동물, 박력과 정력 스피드 상징으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등장한다. 한국인에게 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백마 탄 초인이 있어…’이다. 하늘을 나는 천마(天馬), 흰 백마(白馬), 두 마리의 쌍마(雙馬), 용과 같은 기상의 용마(龍馬)가 길하다. 천마는 몸에 빛나는 양 날개를 달고 하늘 높이 비상하면서 천상과 지상을 자유롭게 다니면서 신과 인간을 연결한다. 백마의 흰색은 광명 즉, 태양의 상징이요 남성의 원리이다. 백마는 신성, 서조, 위대함의 특이한 관념을 지니고 있다. 신랑이 백마를 타고 장가를 들고,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시대와 사회를 구원하는 것이다. 한 마리보다 두 마리의 쌍마는 더욱 힘차고 길하다. 이 시대를 구원하러 오는 아기장수가 태어날 때는 운명을 같이할 용마(龍馬)가 세상에 같이 나타난다. 말은 금와왕·혁거세·주몽 등 국조(國祖)가 탄생할 때에 상서로운 기운으로 나타난다. 혁거세 신화와 천마총의 천마도의 백마는 최고 지위인 조상신이 타는 말이고, 고대 소설·시조·민요 등에서는 신랑·소년·애인·선구자·장수 등이 타고 왔다.

 

현대인은 지금도 말을 탄다
말은 싱싱한 생동감, 뛰어난 순발력, 탄력있는 근육, 미끈하고 탄탄한 체형, 기름진 모발, 각질의 말굽과 거친 숨소리를 가지고 있어 강인한 인상을 준다. 현대인들도 말을 타고 입고 다닌다. 말의 실체는 우리생활 주변에서 사라졌지만 말의 관념은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건각(健脚)과 활력(活力)의 말 이미지를 활용해서 상품의 이름으로, 상품의 광고로, 심지어는 스포츠 구단의 상징으로 현대인의 일상생활 속에 말은 생생하게 살아 달리고 있다.
말(馬)에 대해 강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때마다 “혹시 오늘 말 타고 오신 분 없으신가요?”하고 질문하면 모두들 픽 웃는다. 옛날도 아니고 차가 생생 다니는 오늘날 말 탈 이유가 없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포니, 갤로퍼, 에쿠스’의 승용차를 타고 오신 분?” 혹은 “얼마 전 여행갈 때 천마관광, 은마관광, 백마관광의 버스를 타시지 않으셨습니까? 라고 하면 그래도 몇몇만 고개를 끄덕인다. 대부분은 말이란 동물은 경마장이나 동물원에 있는 동물이지 현대생활하고는 멀어도 한참 멀다고 생각하는 표정이다. 그러나 "택시가 달리면 요금기에서 말이 달리는 것은 못 보셨나요?"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말표 구두약으로 구두를 딱으신 분?” 하고 질문한다. 더나가 “어릴 때 말표 고무신, 말표 운동화를 싣지 않으셨나요?”하면그제서야 대부분 박수를 치며 동의한다. 현대인들도 말을 타고 다닌다.

 

말 이미지를 빌린 다양한 상품들
말은 뛰는데 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말의 이미지는 건각(健脚), 즉 튼튼한 다리다. 그래서 말은 다리와 관계되는 신발, 교통·통신과 관계되는 자동차 이름으로 단골로 등장한다. 자동차 포니(pony)는 영어로 예쁘고 귀여운 작은말을 뜻하며 신차의 수려하고 매력적인 선의 흐름과 실용성을 상징한다.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 승용차로서 세계 곳곳을 달리는 '한국산 조랑말'의 이미지를 잘 나타낸다. 갤로퍼(GALLOPER)는 ‘질주하는 말'이라는 의미이다.
갤로퍼 최고의 혈통과 기품을 지닌 名馬로 다른 말과는 비교되지 않는 질주능력과 지구력을 지닌 말을 뜻한다. 갤로퍼의 로고에 말이 표시되어 있다. 에쿠스(EQUUS)는 말의 학명의 하나이다. 에쿠스는 말의 학명의 하나이다. 에쿠스는 라틴어로 신화에 나오는 개선장군의 말, 멋진 마차, 천마를 의미한다, 동양고속, 은마관광, 천마관광, 파발마 등에서 말 상징을 이용한 것은 당연하다. 말표 고무신·운동화 , 말표 구두약은 말이 지니는 건각(健脚)의 이미지를 활용한 것이다. 2014년 새해는 갑오년(甲午年) 말띠 해이다. 매년 정초가 되면 그 해 수호신이라 할 수 있는 12지 동물의 의미나 상징을 알아보고 새해의 운수, 희망, 덕담으로 띠풀이를 한다. 60갑자 가운데, 말띠 해는 갑오(靑), 병오(赤), 무오(黃), 경오(白), 임오(黑)로 순행한다. 이를 음양오행과 결합하면갑오년은 청색 말띠 해이다.

글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