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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한중 FTA가 산업공구계에 미칠 영향




한중 FTA가 산업공구계에 미칠 영향

가공무역과 한중 FTA에 관하여




지난 9월 6일 우리나라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1단계 협상을 완료하였다. 지난해 5월 중국 베이징에서 FTA 1차 협상을 시작한 이후 1년 4개월여 만이다. 1단계 협상은 향후 진행될 큰 원칙을 합의하는 원론적인 내용이고, 어떻게 보면 이제 본격적인 협상의 시작일 것이다. 중국은 세계2위의 경제대국인 동시에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상대국.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양국 간 팽팽한 기 싸움을 거듭해 관심을 모았던 이번 협상 자유화 비율은 85~90% 수준에서 합의를 봤으며 수입금액기준으로는 약 85%의 관세를 철폐하겠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와 중국과 교역하는 물품의 개수는 약 1만2천개. 앞으로는 중국과 협의하여 농산물, 섬유 등 1200여개의 품목은 초민감 품목으로 지정, 예외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합의하였다 .
FTA 협상이라는 것은 양국 정부가 몇 년에 걸쳐 토의하고 합의하는 문제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그 준비가 짧은 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그에 맞게끔 준비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한중 FTA는 "자유무역"이라는 큰 방향에서는 이미 체결 및 발효된 한미 FTA등 다른 FTA와 유사하나, 한국과 중국간의 무역특징, 문화적,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한중 FTA는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가공무역"이라는 한·중간 독특한 무역방식에 주목하여, 산업공구계가 이것을 통하여 제조사와의 관계를 좀 더 강화, 발전시킬 방법 이라는 관점에서 한중 FTA를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의 가공무역제도 Processing Trade

기업이 원재료 및 중간재를 보세 상태로 수입하여 가공한 후 재수출하는 무역형태다. 가공품 수출무역과 가공품 수입무역을 총칭하기도 한다. 중국정부는 가공무역 과정에서 관세, 증치세에 대한 전부 혹은 일부를 환급 하는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가공무역은 다음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완제품만 책임진다! 래료가공(來料加工)

중국기업은 외국기업에서 제공된 원자재, 중간재로 완제품의 가공만을 책임지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한자적인 의미를 본다면 재료를 가져와서 가공하는 것으로 수입자가 자재를 제공하고 수출자는 수입자로 부터 받은 자재를 수입자가 요구에 내용에 따라 제품및 반제품을 가공하여 수출하고 가공비용을 받는 방식의 거래를 말한다. 이러한 방식은 중국내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업무 방식이다. 한국에서 자재를 전량 중국으로 보내고 중국 공장에서는 그 자재를 받아서 생산하여 한국으로 보내고 상호 약정한 가공비용을 받는 방식이다.


원자재 중간재도 책임지는 진료가공(進料加工)

진료가공은 원자재, 중간재를 중국기업이 수입하고, 그 완제품의 수출도 중국기업이 책임지는 형태를 말한다. 한중간 생산의 국제분업구조인 이러한 가공무역의 방식은 점점 비중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중국내 업체가 국외에서 유상으로 구매한 원재료, 부품등을 중국내에서 가공한 후 가공된 완제품 또는 반제품을 국외로 재 수출하는 방식이다. 원재료, 부품의 수입시 보세처리가 가능하고 가공후 실제 수출한 부분에 소요 된 원재료 및 부품은 면세처리가 가능하다.


한중 무역간 가공무역의 현황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출입 모두에서 한중간의 가공무역 방식의 비중이 높으며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중간 FTA협상 과정에 이 가공무역에 대한 협의가 중요하며, 특히 비관세장벽 문제 및 가공완제품에 대한 중국내 대우 문제 등에 따라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한중간 무역의 두드러진 특징은 아래 표와 같이 중간재 무역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물론 가공무역에 관한 법률은 원칙적으로 중국국내법령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지만 한중간 무역의 이러한 두 가지 특징, 즉 가공무역 및 중간재 무역 비중이 높은 특징을 반영하여 관련 통상 협상이 이루어 질 것을 기대해 본다.



한국산업공구 업계와 대중국 수입

한국산업공구 업계의 큰손들은 주로 그 태생이 유통업이었고 현재도 그 주요 기능은 유통이라 판단된다. '사다가 파는 기능'에 집중된 기능이다. 좀 거칠게 말하면 '장사꾼기능'에 집중하다 보니 상품
에 제조과정에는 깊은 관심을 가질 기회와 여력이 없었다. "OEM생산"이라고는 하지만 포장을 설계하는 정도 이외에는 상품의 생산과정에 거의 관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여러가지 단점을 불러일으킨다. 그 중 하나는 수입자가 생산자를 통제하는 힘이 약하다는 점이며, 오로지 많은 제품을 파는 것으로 통제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유통업에서 잔뼈가 굵은 기업이 제조업에 섣불리 뛰어드는 일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물론, 해외의 선진 산업공구 회사들은 제조기능을 가지고 있다. 역사가 오래되고 거대한 기업 규모를 자랑하는 해외 산업공구 회사들은 그들이 걸어온 길로 한국산업공구계의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그렇기에 장기적으로는 유통업계가 제조업에 참여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성급하게 그 방향으로 가는 것에는 많은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필자는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산업공구유통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 이후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주제가 유통과 제조의 융복합문제였다. 어떤 사람은 제조를 압도하는 유통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설사 그것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강력한 유통, 강력한 소싱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제조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유통, 소싱 이것이 지향할 바로 생각된다. 한중 FTA 첫 걸음을 내딛은 이 시점에서 필자는 포장을 디자인하는 정도의 수준과 제조기능을 소유하는 수준의 사이의 중간단계로서 '한국산업
공구 업계가 한국과 중국간 가공무역과정에 적극 개입하고, 강화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