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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대구 북성로 공구박물관




근대를 추억하는 역사문화공간

대구 북성로 공구박물관






기름 때와 기계 소리로 가득한 대구시 북성로 공구골목.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 거리는 한때 전국의 돈을 끌어모으다시피 전성기를 누렸던 곳이다. 지금은 많이 쇠락해 그때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여전히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지역의 명물거리로 손꼽히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자연발생적으로 조성된 유서 깊은 이곳 골목 한쪽에 지난 5월 공구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대구시 중구청과 문화운동가들이 힘 모은 도심재생사업의 하나로, 개관 이후 꾸준히 인파가 몰리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70~80년대까지 아우르는 골목 역사 축소판

흰색 벽에 기와를 얹은 자그마한 2층 건물. 외양부터 특이한 이 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쌀 창고로 쓰였던 옛 삼덕상회 건물을 그대로 이용해,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을 거쳐 7,80년대에 이르는 근현대의 역사를 압축해서 보여준다.1층은 전시장(45㎡)으로 재구성하고, 2층은 다다미방(31㎡)을 그대로 살렸다. 전시장에는 삼덕상회를 철거할 때 나온 공구를 중심으로 주변 공구상의 기증품을 합해 1000여 점을 짜임새 있게 전시했다.




구석구석 탐색하며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


이곳의 대표 전시품은 대구지역 예술가들이 만든 탱크 포신. 사출기를 이용해 만든 작품으로 공구골목에서 구전으로 내려오던 ‘도면만 있으면 탱크도 만든다’는 말을 현실에 옮겨 놓았다. 작품 벽면에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과정에서 공구골목에 유입된 다양한 군수물품을 전시해 호기심을 자아낸다.
나무계단으로 올라가는 작은 공간에는 공구상 사무실을 재현한 '공구상의 방'이 있다. 백열등 아래 오래된 사무용 소품과 아날로그 방식의 전화기와 라디오, 옛날 카탈로그와 각종 영수증 등 북성로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구상 사무실을 그대로 재현했다.
그 아래 '기술자의 방'에는 숙련된 공구 기술자들의 공구정리 방식대로 각종 공구를 전시했다. 한쪽 구석의 '부품상자 방'은 주변의 오래된 공구상에서 기증받은 각종 부품이 칸칸이 들어차 있다. 이곳의 모든 공구는 직접 만져볼 수 있으며 구석구석 숨은 아이템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바닥 또한 너트, 볼트 등 크고 작은 공구를 보기좋게 깔아놓아 좁은 공간이 지루하지 않다. 공구박물관을 기획한 (사)시간과 공간연구소는 앞으로 2층 다다미방에서 기술 체득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DIY 강좌 등 각종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