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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BIZ] ‘퀵커머스’가 시장 잡는다

 

언택트 시대 ‘퀵커머스’가 시장을 잡는다

 

상품 구색과 가격 경쟁력이 승패의 열쇠였던 온라인 쇼핑 시장. 수년간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런 소모적인 구색과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빠른 배송 등의 고객 서비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그에 따라 최근 ‘퀵커머스’서비스가 뜨고 있다.

 

 

유통시장, 고객서비스에 다시 집중

 

1990년대 이전, 자영업과 소상공인이 유통시장에 주류였던 시절에 상품 마케팅에서 고객 서비스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1990년대 이후, 대기업이 운영하는 선진 서비스 기반의 마트와 편의점, 슈퍼마켓이 속속 생기면서 고품질의 고객 응대 서비스가 유통업체 고객평가에 중요한 자리를 잡게 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며 온라인 쇼핑이 발달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앞서 중요했던 서비스보다는 상품의 구색과 가격 경쟁력이 유통시장의 승패 열쇠가 되었다. 최근 수년간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런 소모적인 상품과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배송, 결제, AS 등의 고객 서비스가 유통시장에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 ‘새벽배송 서비스’

 

 


과도한 상품과 가격경쟁은 경쟁기업 모두에게 이익을 감소시키며 기업 경영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어 왔다. 이에 유통기업들은 좀 더 혁신적인 차별화 전략을 고민하다가 다시 서비스 차별화 강화 전략을 도입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켓컬리로 전날 밤에 식품을 주문하면 새벽배송을 통해 다음 날 아침에 배달해 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 서비스였다. 처음 새벽배송을 선보였을 때 과연 지속 가능한 서비스일까? 의문을 가졌으나, 우려와 달리 쿠팡을 시작으로 신세계, 롯데, GS리테일 등 국내 주요 유통기업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새벽배송 넘어 즉시배송까지


배송 속도 전쟁은 기존의 2일에서 3일 걸리던 택배배송에서 당일 또는 1일이 소요되는 새벽배송을 넘어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1시간 이내에 상품을 배송해 주는 ‘퀵커머스(Quick Commerce/즉시배송)’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근래 배달 플랫폼 기업뿐만 아니라 마트와 슈퍼마켓 같은 대형 유통기업과 편의점 심지어 식품기업까지 즉시배송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즉시배송의 선두는 음식배달로 성공한 배달 플랫폼 기업들로, 배달 플랫폼 1위 우아한 형제들의 배달의 민족은 2018년 11월 공산품 배달서비스인 ‘배민마켓’을 시작했다. 시작 당시 편의점과 동네 슈퍼마켓이 곳곳에 있는 상황에 과연 소비자들이 주문을 할까? 라는 의구심이 큰 비즈니스였다. 2019년 11월 서비스를 B마트로 변경하고 채소와 과일 같은 신선식품에서 가공식품, 생필품까지 자체 도심형 물류센터를 이용해 고객 주문 후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배달해주고 있다. 배민의 B마트는 2021년에 전년 대비 328% 성장해 2,18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기업도 바로배송 서비스에 집중

 

GS리테일이 인수한 요기요는 GS리테일의 슈퍼마켓 GS더프레시와 편의점 GS25에 요기요의 배달서비스를 접목해 요마트를 리뉴얼 오픈 하였다. GS리테일은 기존 보유하고 있는 도심형 소형 물류센터와 GS더프레시 360여 개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편의점 대표기업 CU 또한 신규 플랫폼 ‘우리동네GS’를 하반기 오픈 목표로 준비 중이다. 기존에 요기요와 제휴해 배달하던 서비스를 자체 운영 서비스로 전환해 GS25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들 또한 즉시배송 서비스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롯데는 지금까지 투자했던 ‘새벽의 온’이라는 이름의 새벽배송을 2020년 5월에 과감히 중단하고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를 연계한 퀵커머스 ‘바로 배송’ 서비스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강남에 지역 풀필먼트물류센터를 설립해 해당 지역에 신선식품, 생필품 등 3천여 가지를 주문 후 1시간 안에 배송하는 ‘쓱고우’를 테스트 오픈 하였다. 국내 시장에서 마트 순위 3위까지 밀린 홈플러스는 퀵커머스 서비스에서 더 적극적이다.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물류거점으로 당일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온라인 상품에서 즉시배송 또한 진행 중이다.

 

 

차별화된 퀵커머스만의 특징


퀵커머스는 이미 소상공인 그리고 산업재 거래 유통기업들이 자체 배송이나 퀵서비스를 통해 운영했었던 서비스이다. 하지만 최근의 퀵커머스는 기존의 BTB(Business to Business) 분야의 배송 서비스와 여러모로 다른 면이 있다. 대표적인 점은 첫째, 주문 시 전화나 팩스를 이용하기보다는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으며 둘째, 전문 배달서비스 업체와 제휴를 하거나 자체 시스템을 통해 효율성과 전문성을 상승시켰다. 셋째, 도심에 소규모 풀필먼트 물류센터를 설치에 상품 재고를 미리 보관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해당 상품을 준비해 인근 지역 소비자에게 즉시 배송해 준다. 도심 풀필먼트 물류센터가 없는 기업은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지역 점포에 재고를 활용해 전국적인 단위의 물류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였다.

 

 

소상공인도 퀵커머스 주목해야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1시간 이내에 배송을 하려면 개개인별 맞춤 배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부담이 크다. 하지만 음식 배달서비스도 처음에는 2천원, 3천원 하던 배달비를 누가 내고 주문할까? 라는 의구심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배달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배달비 지급은 당연하다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인식이 바뀌고 있다. 퀵커머스도 초기 시장에서는 배달비 부담으로 성장이 더디겠지만, 어느 순간 소비자가 배달비의 인식이 바뀐다면 소상공인 유통시장에서 즉시배송은 필수 서비스가 될 것이다. 2021년 7천억 원이던 퀵커머스 시장은 2025년에는 5조 원을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수년간은 유통기업간 배송 서비스 전쟁은 더 확대할 것이며, 소상공인에게 퀵커머스는 고객의 만족을 높이는 차별화 포인트에 핵심이 될 것이다.

 

_ 이종우(연성대 교수) / 진행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