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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금리와 주가의 관계

 

금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

 

 

금리는 주식시장에 매우 민감한 요소다. 부채가 있는 대부분의 회사에 금리는 어떤 영향을 줄까?

 

 

금리 내리면 주가 오를까? 


금리는 시장에 존재하는 종목에 아주 각별한 영향을 준다. 완전 무차입으로 경영하는 회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남의 돈을 가져다 쓰기 때문이다. 회사들의 입장에서 볼 때 금리가 하락한다는 것은 당연히 반가운 소식이다. 그럼 금리를 내리면 주가가 올라갈까? 언뜻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금리가 하락하는 구간에서 대부분의 종목은 힘이 빠지게 되어 있고 오히려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 종목들은 힘을 얻는다. 왜 그럴까? 남의 돈을 쓰는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더 비용이 들어갈 텐데? 이자 비용이 엄청나게 큰 소위 ‘한계 기업’들에게는 이자 비용의 증가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테지만, 대부분의 정상적인 기업들은 이자 비용보다 매출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자는 아무리 올라봐야 거기서 거기다. 100개 팔 것을 200개 팔 수 있다면 이자 비용은 거의 무시해도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경기가 좋아지는 시기, 즉 금리가 올라서 이자 비용이 커지는 시기에 주가가 오른다. 놀라운 것은 오히려 이자 비용이 큰 회사들이 더 강하게 상승한다는 점이다. 


매출 늘수록 돈 빌린 회사가 이익 개선 커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 완전 무차입 경영을 하는 A사가 있고 남의 돈을 50% 활용하는 B사가 있다고 해보자. 두 회사의 자산은 100억 원씩이다. A사는 부채 없이 100억 원이고 B사는 자기 자본이 50억 원에 부채가 50억 원일 것이다. 은행 이자는 1년에 50%라고 하고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도 50%라고 가정해 보자. 경기가 좋지 않아 매출이 100억 원이라면 A사는 50억 원의 이익이 났을 것이다. B사 역시 50억 원의 이익이 났겠지만 50억 원에 대한 이자 비용 50%, 즉 25억 원을 제외한다면 순익은 25억 원일 것이다. 경기가 좋아져서 매출이 200억 원으로 늘었다고 가정해보자. A사는 100억 원의 이익이 났을 것이다. 경기가 나빴을 때보다 고작 2배 늘었다. 그럼 이자 비용이 50%나 되는 B사를 보자. 똑같이 50억 원을 빌렸으니 이자 비용은 그에 대한 50%, 즉 25억 원이 들어갔을 것이고 이를 제외한다면 75억 원의 이익이 났을 것 이다. 만약 매출이 300억 원으로 늘었다면? A사의 이익은 150억 원이 된다. 최초 50억 원 대비 3배가 늘었다. B사는 125억 원의 이익이 난다. 이는 최초 25억 원 대비 5배가 늘어난 금액이다. 즉 매출이 늘어날수록 이자 비용이 들어가는 B사의 이익 개선의 폭이 더 빠르다. 이처럼 매출이 증가했을 때는 남의 돈을 쓰는 편의 이익 개선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자비용 큰 종목, 금리하락 땐 매수 금물


이런 원리에 의해서 경기가 호전되면 이자 비용이 큰 회사들의 매출이 급증하고 주가도 올라가는 것이다. 물론 위의 예에서 이자 비용은 따로 계산하지 않았다. 금리는 올라봐야 매출 증가로부터 얻어지는 추가 이익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무시해도 좋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자가 싼 시기에는 이잣돈을 많이 쓰는 회사들이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는 점에 유의해야만 한다. 오히려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이자 비용이 큰 종목들을 매수해야만 이익의 개선 폭이 크다는 점이 참 재미있지? 부채비율이 높아서 이잣돈을 많이 내는 종목들은 금리가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절대로 매수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두어라. 

 

금리 오르면 부채 많은 종목 강세, 내리면 보험주 약세


그럼 금리 인상 초기에 상승할 수 있는 종목에는 무엇이 있을까? 자본재 등 부채를 많이 쓰는 종목과 더불어 보유 채권에 대한 평가 차익이 생길 수 있는 증권주 역시 수혜주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하락할 경우에 현저하게 약세를 보일 수 있는 업종은 무엇일까? 보험주의 경우 과거에 높은 금리일 때 받은 고객의 돈을 낮은 이자로 운용해야해서 자칫 역마진의 구조가 될 수 있다. 물론 장기보험의 경우에는 금리가 하락해도 일정 기간 이후 재조정되지만, 최저보장금리가 있기 때문에 금리의 하락은 어쨌거나 보험주들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

 

 

글 _ 박문환 / 진행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