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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日공구기업에게 배운다

 

日공구기업에게 배운다

 

후지와라산교, 모노타로, 트러스코 방문기

 

 

 

 

크레텍은 지난 2월 17~20일,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빅3 공구기업을 돌아봤다. 일본 공구업계 도전과 혁신의 아이콘 후지와라산교, 모노타로, 트러스코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지면을 통해 만나보자. 

 

 

 

홈센터 대상 B2B 사업 후지와라산교  

 

입출고 빈도에 따른 위치 선정… 실버 인력도 전산 이용 쉽도록

 

일본 전체 공구유통 시장은 홈센터와 쇼핑몰 형태의 소매구조를 보인다. 후지와라는 보다 이른 시기에 기업 대 기업(B2B)으로 유통흐름을 변화시켜 수금과 재고관리의 효율성을 꾀함으로써 업계에서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이한 점은 홈센터로의 매출이 전체 매출 중 80~90%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는 것. 효고현 미키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직원수는 315명에 공구납입율 일본 내 1위이다. 이번에 크레텍에서 방문한 사이타마현 쿠마가야시 동일본센터의 경우 1,500여 평의 전시장을 갖추고 있다. 입출고 빈도에 따라 제품을 분류하고 위치를 정해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산 시스템의 경우 파트타임 근무자나 실버 인력도 쉽고 간단하게 조작이 가능하다.

 

 

 


 

 

MRO 비즈니 스의 모델 모노타 로 

 

연간 1억통 이메일 발송… 재구매 유도 및 품목 확대 
아마존과 유사한 로봇물류 시스템… IT와 물류에 투자하는 미래형 공구비즈니스

 

MRO비즈니스를 펼치는 모노타로는 한국과 중국, 인도네시아에 지사를 두고 인터넷을 통해 간접자재를 판매한다. 2017년에는 27,000평의 부지에 연면적 17,000평 규모의 카사마DC(Distribution Center)를 새롭게 구축했다. 업계 최대 규모인 50만 개 품목의 재고 보유량을 기록하고 있는데, 특히 고회전 품목 중심의 재고가 많다. 빅테이터 분석을 통한 판매예측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350만 고객 대상으로 연간 1억통의 이메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월 30~40만통의 우편발송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취급품목 카테고리를 계속 확대해 재구매 고객을 확보하고 나아가 그 고객이 다른 품목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이 되어 있다. 2017년에는 아마존 ‘키바’와 유사한 히타치사 자율반송로봇인 ‘라크루(Racrew)’를 도입했다. PLT 단위 품목을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을 라크루가 출고하고 있으며, 이는 통로공간을 최소화함으로써 보관과 출하 생산성까지 높이는 효과를 낳고 있다. 100명의 IT인력과 25명의 물류센터 전문 인력을 둔 점도 공구상의 미래 모습으로 봐야 한다. 

 


 

 

어떠한 주문에도 대응한다 트러스코 

 

공구상 대상 B2B… ‘필요한 물건,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 모토
물류에 세계 최고수준 투자… ‘재고는 있으면 팔린다’ 보관력 우수

 

트러스코는 ‘물류를 제패하는 자가 상류(商流)를 제패한다’는 신념으로 제조업 현장의 ‘필요할 때’,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만큼’ 조달하는 것을 사업의 기본모토로 삼고 있다. 공구상을 활용한 B2B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으며 물류센터인 ‘플라넷 사이타마’의 경우 14,000평부지에 연면적 13,000평의 공간으로 2018년 10월 오픈했다. 저회전, 다품목 보관을 위해 4층 구조로 돼 있으며, 재고보관과 출고 프로세스가 효율적으로 설계돼 다양한 보관설비를 추가로 갖추고 있다. 트러스코는 ‘재고는 있으면 팔린다’는 의지를 가지고 어떠한 주문에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고객 주문에서 납기까지 저렴하고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전산시스템, 물류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특히 트러스코의 노하우는 자율반송로봇 ‘버틀러(Butler)’와 ‘오토스토어(Auto Store)’ 및 재고보관을 최적화시켜주는 로케이션 자동제안시스템(Optimize Inventory Management)에 있다. 이는 제품의 크기, 출고빈도, 보관량에 따라 보관의 최적위치를 지정하여 보관율의 증가 및 피킹 시 이동거리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한다. 

 

 


 

 


 

크레텍 최영수 회장의 일본 공구3사 탐방소감

 

고객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어디서든 배운다

 

거래 없지만 한번 보게 해달라 부탁


지난 2월 17일부터 20일까지 3박4일간 일본 간토(関東)지방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트러스코 나카야마, 후지와라산교, 모노타로 3개 회사를 방문해 해외 선진기업들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려 했다. 사실 3년 전에도 이 회사들을 방문한 적 있지만 최근 새롭게 물류센터를 설립하고 최신설비를 갖추었다기에 꼭 한번 다녀오고 싶었다.
그러나 방문하기 전에 위 회사들의 방문 허락을 받는 것은 아주 중요했다. 우리 회사와 거래가 적거나 아예 없어서 협조를 구하기 어려웠지만 꼭 찾아가 배우고 싶다며 간곡히 부탁을 드렸다. 근간에 한일관계가 불편해지면서 시원한 답변을 받기 어려웠는데, 막상 방문하니 깍듯이 예우를 해주었다. 그렇게 첫날 우리는 후지와라산교와 모노타로를 찾았다. 

 

 

산업공구도 예술처럼, 후지와라산교


후지와라산교는 1897년에 설립되어 122년 된 기업이다. 일본 홈센터에 제품을 제일 많이 공급한다고 알고 있다. 2018년 매출이 5,000억이 넘었다고 한다.
이 회사는 원래 간사이(関西)지방에 450평의 전시장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1,500평으로 아주 크게 확장했다. PB브랜드인 ‘SK11’ 뿐만 아니라 모든 메이커와 브랜드를 다 전시해둘 만큼 규모가 엄청났다. 여태 못 본 새로운 공구도 전시돼 있었다. 반갑게도 한국의 코메론(KOMELON)도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이 전시할 수 있었냐고 물었더니, 오랫동안 해오다보니 노하우가 생겼다는 답변을 들었다.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지만, 산업공구로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난 듯 감동이 되었다. 시간에 쫓겨서 일일이 다 볼 수 없었던 게 아쉬웠다. 아마 공구전시실로서 세계 제일이 아닌가 싶다. 

 

인공지능에 무인점포까지, 모노타로


오후에는 모노타로에 갔다. 모노타로는 2003년 창업해 매년 20~30% 고도성장을 이뤄왔다. 매출이 1조원을 넘어간다. 앞으로 매출 성장속도가 현재보다 더 빨라진다고 하니 미래가 더 기대된다. 모노타로는 최종 소비자에게 MRO용품을 직접 파는 기업이다. 한국에서는 나비엠알오를 운영하고 있다. 전산관리를 통해 미래 고객에게 대량의 메일을 보내고, 또 카탈로그도 보낸다. 특히 소분류를 하다 보니 소형화물을 보내는 종류와 방법이 아주 전문적이다. 아마존과 견줄 만큼 전산분석도 뛰어나다. 본사는 간사이(関西)지방에 있는데, 최근 간토(関東) 카사마시(市)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새로 설립했다. 현장에 가보니 154대의 로봇이 4,000개의 랙을 이동시키면서 움직이는 것을 봤다. 로봇이 물류를 분배하고 관리하는 것이 참 대단하지 않은가. 지난해에는 인공지능(AI) 무인점포를 열었다고 해 놀랐던 기억이 난다. 

 

매년 카탈로그 10권 출간, 트러스코

 
세 번째로 트러스코 나카야마를 방문했다. 15,000평의 대지에 4층 건물로 지어진 사이타마 물류센터는 엄청난 투자를 한 만큼 최첨단 물류시스템을 갖추었다. 가장 효율이 높게 상품분류를 세분화한 시스템도 우수하다고 본다. 트러스코는 최종소비자와 직접 거래하지는 않지만, e비즈니스를 하는 업체를 대신하여 소비자에게 직접 발송해주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이런 시스템을 갖춰주면 고객인 e비즈니스업체도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카탈로그는 무려 10권으로 분류해 매년 출간을 한다. 고객이 찾는 모든 상품을 다 갖춰놓는다는 것이 트러스코 정책이다. 파레트 자동창고도 인상 깊었다. 여러모로 시대를 앞서가는 경영을 펼치고 있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百聞不如一見]


일본의 기업탐방을 준비하며 우리는 전산분야 2명, 물류팀 4명, 상품개발관련 3명, 그리고 일본어통역과 경영관리 각 2명씩, 총 13명이 머리를 맞댔다. 각자 자기 분야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채우고자 계획을 세웠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주어진 지식은 하늘만큼 쌓였다고 본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여기서 견학한 것들을 언젠가 우리 회사에도 반영시킬 날이 올 것이다. 물론 한국과 일본이 서로 다르고, 규모나 품목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맞게끔 만들자는 거다. 
기회가 되면 더 잘하는 곳에 찾아가 배우기 바란다. 내 것을 고집하기보다 더 넓은 세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어렵고 힘들수록 더 멀리 바라보자. 더 크게 생각하자. 필자는 이곳에서 많은 것을 찾았고 또 배웠다. 성경에 이런 말이 있다.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글 _ 최영수, 김진용, 이춘권, 김진환, 김영순 / 정리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