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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자동차시대 캠핑카 김태수 대표

 

캠핑카 제작에공구가 빠질 수 없죠

 

자동차시대캠핑카 김태수 대표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캠핑카. 자동차시대는 국내에 10곳 안 되는 캠핑카제조사 중 하나다. 이곳에는 각종 수공구부터 CNC 기계, 목공용 공구, 도장 및 에어공구, 산업 안전용품들까지 다양한 산업공구들이 가득했다.

 

 

자동차 수리전문가, 캠핑카에 뛰어들다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캠핑을 취미로 즐기는 캠핑족들을 우리 주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캠핑인구는 2011년 60만 명에서 2016년 500만 명으로 불과 5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캠핑족의 로망은 뭐니뭐니해도 캠핑카 하나 장만하는 것이 아닐까. 대구 불로동에 위치한 ‘자동차시대캠핑카’ 김태수 대표는 최근 캠핑카를 찾는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주문하면 6~7개월 뒤에 완성될 만큼 차량 주문이 밀려있어요. 고객은 서울, 경기 등 전국에서 많이 알아보고 오시죠. 특히 퇴직 후 삶의 여유가 생긴 60, 70대 분들이 고객의 9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시대캠핑카를 연 지는 4년째, 수시로 상담을 위해 전화나 방문을 하는 손님들이 많다. 캠핑카 주문은 추운 겨울을 제외하곤 봄에서 가을까지 늘 성수기다. 고객의 요청이 다량 밀려 완성되기까지 최소 6개월은 걸린다고 한다. 김 대표는 과거 자동차 수리 전문가였다. 오랜 기간 차량 정비 사업을 해오던 그가 캠핑카 사업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미리 읽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은 앞으로 큰 전환점을 맞이해요. 요즘 차량은 자체 품질도 좋고 도로도 좋고, 과속 단속을 하기 때문에 차 고장이나 사고가 거의 안 나요. 그리고 전기차가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엔진 부품을 생산하거나 수리할 일이 더 없어졌죠. 반면 캠핑 시장은 더 커지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정비와 더불어 캠핑카 제작, 렌트 사업도 같이하고 있습니다.”

 

 

뼈대만 남기고 마술처럼 재탄생


자동차시대는 ‘에이스캠핑카’라는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차 제품은 크기와 용도에 따라 12가지 종류가 있다. 모델명에 F(Front)가 들어가면 문이 앞에 있는 것, R(Rear)이 들어가면 문이 뒤에 있다는 뜻이다. F모델은 내부 수납공간이 많아 장기간 여행하거나 적은 인원이 타는 경우에 좋고, R모델은 실내 공간, 집으로 따지면 거실이 넓어 가족단위가 사용하기 좋다. 가격은 거실 및 주방 가구, 조명장치 등 옵션에 따라 4천만 원대에서 1억 원대까지 다양하다. 저렴한 금액대를 찾는 손님에게는 화물차량으로 캠핑카를 제작하고 있다.
“일반 승합차로 만든 캠핑카는 사치용으로 분류되지만, 트럭 같은 화물차는 이동용·업무용 차량으로 분류됩니다. 화물차로 제작한 캠핑카를 구입하면 부가세 환급도 일부 가능하고, 특별소비세를 내지 않아요. 가성비가 좋아 많은 분들이 찾고 있습니다.”
이곳은 목공, 섬유, 금형, 철재, 도장 등 공정별로 작업이 나뉜 종합 제조사 같은 느낌이었다. 그는 이곳이 튜닝샵이 아닌 제조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차량을 하나의 부속품처럼 취급하며 뼈대만 남기고 차체를 뜯고 직접 제작해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외관을 바꿀 수 없는 개조, 구조변경, 튜닝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현대차처럼 하나의 제조사라고 보시면 돼요. 저희는 국토교통부의 정식 제작승인을 받고 안전기준에 적합하게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많이 사용하는 스타렉스 12인승 승합차는 캠핑카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부속이 되는 거죠. 아무래도 해외제조사보다는 국내제조사가 우리나라 도로 상황에 맞는 크기로 제작하고, A/S도 편하죠.”

 


가볍고 튼튼한 차체, 비결은 재료와 공구


자동차시대캠핑카의 특징은 국내 유일하게 FRP(섬유강화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한다는 데 있다. 거의 대부분의 차체는 철판으로 제작되지만, 에이스캠핑카는 거푸집에 FRP를 발라 차체를 일체형으로 따내는 금형(거푸집)방식을 활용한다. 따라서 곡선 형태로도 제작이 가능하며, 누수와 소음이 없다. FRP는 철강, 알루미늄 재료보다 가볍고 파손될 경우 그 부위만 덧댈 수 있어 편리한 장점이 있다. 대신 재료비가 비싸고 섬세한 수작업을 요하기 때문에 시간은 더 오래 걸린다. 그만큼 정성이 담겨있다는 방증이다.
“철은 부러지지만, FRP는 섬유기 때문에 찢어지는 성질을 갖고 있어요. 가볍고, 질기고, 공기저항이 적고, 하중에 잘 견딥니다. 사고 시에 손상된 부위만 잘라내 보수할 수 있어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요. 단열이 잘되고 결로현상(실내외 온도차로 인해 이슬이 맺히는 현상)이 없다는 것도 에이스캠핑카의 강점이죠. 하중과 반복적인 충격을 많이 받는 곳은 7장 정도를 겹쳐요.”
캠핑카 1대는 완성되기까지 2달 정도가 걸린다. 제작과정은 우선 재료가 되는 차량이 오면 전동톱을 사용해 바닥을 제외하고 잘라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FRP로 성형한 자체에 뼈대제작과 단열처리를 한 뒤 차량에 올린다. 그 후 차량 기초, 하도, 중도 도장작업을 거쳐 도색(열흘 소요)을 하고, 목공기계와 공구로 주방, 침실, 거실용 가구를 직접 만들어 차량 내부에 설치한다. 더불어 샤워실, 에어컨, 발전기, 태양광, TV, 냉장고, 인덕션, 창문, 출입구 등 수많은 설치와 마감작업이 진행된다. 이렇게 제작된 캠핑카는 안전테스트를 거쳐 교통안전공단의 검사를 마친 뒤 차주에게 전달된다.
“캠핑카 한 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셀 수 없는 공구와 재료가 쓰여요. 장비가 좋고 나쁨에 따라 품질이 결정되기 때문에 좋은 걸 쓰고 있습니다. 차체가 물이 새지 않는 것과 가구 마감은 가장 많이 노출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요. 가구 작업할 때는 주로 CNC장비가 많이 쓰이고 수작업공구부터 핸드그라인더, 탁상드릴, CO2 용접기와 일반 용접기, 도장용 공구들, 샌딩기, 집진기, 콤프레샤까지 많이 쓰여요. 공장 곳곳에 공구가 가득해요.”
비싼 제품은 인터넷, 수시로 필요한 것들은 가까운 공
구유통상가에서 구매하고 있다고. 그는 공구를 ‘손을 대신해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 주는 장비’에 비유했다.

 

 

모든 손님이 만족하는 그날을 위해


현재 자동차시대 에이스캠핑카는 전국 캠핑장의 정박형 카라반, 보건소와 방송국의 이동 차량으로도 다양하게 활용된다. 승합차로 제작한 캠핑카는 대여도 가능하다. 고객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제조 설비를 많이 투자하면서 현재 공장은 포화상태. 앞으로는 시설을 넓히고 공정의 효율적 분업화를 위해 근교에 3,500평 부지의 공장도 세울 계획이다. 큰 꿈을 바탕으로 머릿속으로 그린 멋진 캠핑카가 출시되고 손님이 만족할 때, 그에겐 가장 큰 기쁨이다.
“캠핑카 타시는 분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으려고 해요.  밥을 못 먹을 정도로 찾아오시거나 전화해 물어보셔도 기분이 좋습니다. 고객이 요구하는 사항대로 완성된 차량을 보고 좋아해주실 때, 다시 찾아와서 사람들이 우리 차에 대한 좋은 평을 할 때가 제일 뿌듯하죠.”


글·사진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