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KEA광명점 오픈 이후 국내 인테리어 시장의 변화
우리나라 인테리어 시장의 상황은 이케아 상륙 전과 후로 나뉜다. 2014년 이케아 광명점이 국내에 들어선지 3년이 지난 현재,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국내 가구 및 인테리어 업체들은 뚜렷한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케아는 공구상에도 큰 영향을 가져왔다. 인테리어 철물 전문 공구상의 등장이 그것이다.
인테리어시장에 ‘메기효과’일으킨 이케아
세계 1위 가구업체인 스웨덴 이케아가 경기도 광명시에 매장을 오픈하던 당시 국내 가구 업체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강력한 자본을 앞세운 이케아의 국내 진입으로 우리나라 가구 업체가 고사해버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합리적인 가격과 세련되면서도 단순한 북유럽풍 디자인으로 국내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이케아. 그만큼 국내 가구 및 인테리어 업체들의 우려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우려와는 달리 국내 업체의 매출은 이케아 오픈 이후 오히려 뚜렷한 상승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가구업체 1위인 한샘의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13.1% 성장했으며 업계 2위 현대리바트의 매출은 전년대비 6% 이상 상승했다. 업계 3위 업체인 에넥스는 2015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이같은 상황은 이케아가 국내 가구 및 인테리어시장에 ‘메기효과’를 일으킨 효과라는 분석이다. 미꾸라지가 있는 논에 메기를 풀어놓으면 미꾸라지들이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발버둥쳐 튼튼해진다는 이론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인테리어 인식 변화
업체들만이 아닌 국내 일반 소비자들의 인테리어에 대한 인식 변화도 이케아 설립의 효과라 할 수 있다. 상품을 진열만 해 두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실제 방처럼 꾸며 둔 ‘쇼룸’형태로 전시하고 있는 이케아 매장. 그곳에 들러 침대, 식탁, 소파 등 가구는 물론 조명이나 화분, 패브릭 원단 등 북유럽 스타일의 각종 인테리어 소품을 구경한 소비자들의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가 무척 커진 것이다. 그런 관심 증대는 국내 인테리어·가구 업체들의 성장에 또다른 발판이 됐다. 이케아 매장에서 직접 구매를 하는 고객보다 보고 온 스타일을 국내 업체에 요구하는 고객의 수가 많다. 이케아에서는 제공받을 수 없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원스톱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가구 업체들은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매장)를 개설해 인테리어에 관심이 커진 고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그런 관심의 확대는 집에서 직접 인테리어 소품을 제작하거나 망가진 제품을 직접 수리하는 DIY족의 증가도 불러 왔다.
인테리어 철물 전문 공구상의 등장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 증대는 공구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테리어 철물 전문 공구상의 등장이 그것이다. 갖추고 있는 제품 가운데 공구보다 오히려 인테리어 소품의 비중이 더 큰 이 공구상들은 인테리어 업체와 일반 소비자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공략하는 중이다.
보편적인 공구상에서 다루지 않는 온갖 소품은 물론 가구회사나 인테리어 회사에서 요구하는 각종 특수 공구들을 갖추고 있어 업체들은 필요한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공구상을 찾는다. 그리고 DIY에 관심이 있는 일반 소비자들은 접근하기 부담스러운 인테리어 회사를 방문하기보다 집 근처에 위치해 다이소처럼 부담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구상을 방문해 필요한 각종 소품들을 구매한다.
인테리어 장식 전문 공구상 철물마트 이유택 부장은 “우리나라 건축·인테리어에의 미래는 전체적으로 신축보다 리모델링 등 인테리어 사업 쪽에 전망이 있을 것”이라 말한다. 국내 인테리어 시장의 미래를 밝게 보는 것이다. 어쩌면 DIY제작 문화가 활성화되어있는 미국의 홈디포나 일본의 홈센터와 같은 대형 매장이 우리나라에 들어설 날이 멀지 않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글_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