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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파주 대신볼트상회 정춘묵 대표


‘볼트’가 전진하고 ‘공구’로 지원사격

경기 파주 대신볼트상회 정춘묵 대표





볼트, 공구만큼 다양한 품목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대신볼트상회는 단순히 볼트만 취급하는 가게가 아니다. 분명 가게 이름은 볼트가게 인데 겉모습은 여느 공구상과 다름이 없다. 그리고 들어서니 가게의 절반은 볼트로 가득 차 있지만, 남은 절반은 각종 공구들이 자리잡고 있다. 공구상이 볼트를 하게 된 것인지 볼트가게가 공구를 취급하게 된 것인지 궁금했다.  
“원래 처음부터 공구하고 볼트를 동시에 함께 취급했습니다. 볼트를 구매하려고 방문한 손님들이 공구도 함께 구매하시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공구 구매하는 손님이 볼트를 구매 할 수도 있구요. 볼트도 공구와 마찬가지로 구색이 많으면 많을수록 손님들은 편리하게 구매 가능합니다. 공구와 더불어 볼트의 구색도 관리하고 있어요. 만약 볼트만 취급 했다면 쉽게 매출이 오르지는 않았겠죠. 처음부터 공구를 취급해서 그런지 가게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매출이 떨어진 적은 없어요.”
볼트는 둥근 봉에 나사를 낸 것으로 일반적으로 머리가 달려 있다. 머리 모양은 육각형으로 된 것이 보통이지만 사각형, 원통형, 접시형도 있다. 거기다가 재질에 따라 볼트의 종류가 달라지고 볼트에 새겨진 나사산의 사이즈에 따라 또 종류가 달라진다. 또한 볼트 길이와 볼트 머리 크기에 따라서 종류가 달라진다. 이처럼 볼트의 취급하기란 공구를 취급하는 것처럼 까다롭다. 음식점과 카페가 붙어 있는 것처럼 완전히 다른 품목을 하나로 합친 가게 형태다. 

 
볼트와 공구 합치니 매출이 상승해

대신볼트상회가 취급하는 공구를 찬찬히 보니 우선적으로 볼트를 사용하는 작업에 관련된 공구들은 필수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 이외에 산업 현장에서 자주 찾는 공구들이 보인다. 드라이버부터 안전화까지 왠만한 공구는 다 보유하고 있다. 잘 정리된 디스플레이도 특징이다. 볼트와 더불어 공구 하나 하나에 가격표가 붙여져 있는 것도 인상 깊다. 없는게 없으면서 정리정돈도 잘 되어 있다. 
“현재 매출은 볼트가 전체 매출의 3,4할 공구는 6,7할 같아요. 볼트 주문을 크게 해주시는 분들께는 필요한 공구를 서비스로 드리기도 하고 공구를 주문하신 분 중에 볼트 한, 두개 필요하다고 하신다면 상황에 따라 서비스 드립니다. 손님들이 참 좋아하세요. 볼트의 경우 무게를 재고 판매를 합니다. 무수히 많은 볼트를 하나 하나 다 헤아릴 수 없으니까요. 공구와 달리 판매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그만큼 볼트의 세계도 공구만큼 깊이가 있어요. 그래서 새로운 볼트가 보여지면 늘 연구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공구도 공부를 계속해야 하고 볼트도 공부를 계속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공구상, 볼트가게를 성공적으로 경영하기도 어려운데 볼트와 더불어 공구도 함께 취급하는 것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공구와 볼트 두 가지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원래 제각기 취급해야 할 품목을 한 가게에서 하니 재고관리도 까다롭고 매장 전시도 힘들어진다. 찾아온 손님에게는 분명 편리하고 좋은 가게지만 그만큼 공구와 더불어 볼트지식이 있어야 하기에 종업원이 일을 배우기가 어려워진다는 단점도 있다.  
 
돈 주고도 못 사는 볼트지식

정춘묵 대표는 경기도 일산의 한 공구상에서 10년간 종업원 생활을 했다. 그곳에서도 볼트와 더불어 공구를 취급하는 가게였다고 한다. 그렇기에 공구도 알고 까다로운 볼트 지식도 갖출 수 있었다.  
“친척분이 운영하는 공구상에서 10년을 일했죠. 10년이라는 시간이 어찌보면 긴 시간 같지만 어떤 손님이 어떤 제품을 찾아도 응대할 수 있는 지식을 쌓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쨌거나 내 가게를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일을 했고 어렵사리 가게를 열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10년 동안 종업원 생활을 하면서 각종 볼트와 공구의 사용법과 구매처, 거래처를 확보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가게 문을 열자마자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비록 종업원으로 일을 했지만 성실하게 일했기에 주변의 신뢰와 신용을 가질 수는 있었다. 그런 신용이 있어 구매처에서 무상으로 많은 제품을 지원해줬고 구매처에서는 가게 문을 연 첫날부터 주문을 해주었다. 지금까지 큰 위기 없이 가게를 성장 시킬 수 있었던 것도 종업원 생활 10년 동안 철저하게 준비한 힘이 컸다.  

 
초창기 3년간은 쉬는 날 없어

볼트로 손님 잡고 공구로 매출 올리는 대신볼트상회지만 그 이외의 경영 노하우가 궁금했다. 특히 설립 초반부터 승승장구한 비결이 궁금했다. 
“우리 가게에 들어온 손님이 물건이나 응대에 있어서 기분 좋게 한 뒤 나가야 합니다. 손님도 사람입니다. 다른 가게에 비해 가격비교를 할 수도 있고 물건을 잘못사서 교환하러 올 수도 있어요. 그래도 가능한 친절해야 합니다. 그래야 손님이 손님을 물고 다시 오는 것입니다. 우리가게는 영업 사원이 없어요. 저도 초반에 한번 영업을 해보려고 정장입고 공장에 가보곤 했어요. 그런데 영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찾아오는 손님에게 더욱 잘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일요일에도 문을 열었고요. 이제는 일요일에 좀 쉬지만 가게를 세우고 몇 년 간은 일요일에도 문을 열어서 고객을 맞이했습니다. 배달도 갔구요.”
단순히 서비스가 좋고 친절한 정도가 아니다. 고객이 만족해야 안심을 한다. 예를 들어 대신볼트에서 산 공구가 부산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근처의 공구상에 부탁하여 제품을 교환해 주기도 한다. 비용 문제가 아니다. 그 손님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만족시켜주는 것을 중요시 한다. 매출이 좋은 가게는 매출이 좋은 이유가 있다. 볼트라는 주력상품을 내세우고 공구로 구색을 늘렸다. 직접 영업을 하진 않지만 찾아오는 손님에게는 최선을 다한다. 대신볼트상회가 잘되는 이유다.

글·사진_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