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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서로 믿고 투자해 초대형 공구상으로 세명


서로 믿고 투자해 초대형 공구상으로 

충남 아산 ㈜세명 양재일 & 김연섭 대표





신생 산업단지의 공구상 탄생 

2014년에 조성된 120만m2, 36만평 규모의 ‘아산 제2테크노밸리’는 298만m2, 90만평 규모로 앞서 조성된 ‘아산 테크노밸리’산업단지와 연결되어 있다. 이 산업 단지에는 전자부품,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전기장비,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등 5개 업종의 기업들이 들어왔거나 입주를 준비한다. ㈜세명은 이처럼 새롭게 조성된 산업단지에서 쑥쑥 성장하고 있는 공구상이다. 그 성장 속도가 빠르고 공구상의 규모도 엄청나다. 초대형 공구상을 경영하는 양재일 대표와 김연섭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여기 입지가 참 좋죠. 평택 시청에서 직선거리로 10킬로미터 떨어져 있고요. 위치는 아산이지만 사실상 평택 근교라고 보면 됩니다. 평택에는 고덕산업단지, 브레인시티, LG진위산업단지, 포승2산업단지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투자한 9개의 신규산업단지가 완공계획이예요. 여기에 기존 산업단지까지 합치면 평택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20개 산업단지를 보유하는 도시가 됩니다. 현재 저희 가게가 위치한 아산 제2테크노밸리에도 공장이 우후죽순 지어지고 있어요. 공장 건설현장에 공구와 자재를 납품하고 다 지어진 공장에는 소모품을 납품하면서 매출을 올리고 있죠.”   
세명이 자리한 곳은 ‘아산 제2테크노밸리’에서도 정 중앙에 위치해 있다. 세명이 고속 성장한 이유는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신생 산업단지의 노른자 땅에서 시작해 건설현장에 뛰어들면서 산업단지의 공장에 공구를 납품했기 때문이다.
 
긴 시간 서로를 알기에 동업 시작해 

세명을 경영하는 것은 양재일 대표와 김연섭 대표 두 사람이다. 사업을 하는데 동업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속설을 깨고 있다. 두 사람은 형제나 부부는 아니지만 사돈지간이다. 양재일 대표의 친형님과 김연섭 대표의 친누님이 부부의 인연을 맺고 있고 그래서 서로를 알게 되었다. 20살 때 만난 이후 형님 동생하며 지내온 두 사람이다. 두 사람이 함께 사업을 한 것도 서로를 오래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제가 양 대표님을 처음 만난 것이 20살이었어요. 사돈지간이라 매년 몇 차례씩 만나 함께 술도 마시고 이야기 나누고 그랬죠. 함께 사업을 하겠다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대학 나오고 군대 다녀와서 직장생활로 공무일을 했었어요. 전기 설비쪽으로 건설프로젝트를 맡아서 클린룸이라고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먼지가 들어가지 않는 공간을 만들고 했죠. 그렇게 사회생활을 하니 몇 년 지나 직장인의 한계를 느끼게 되더라고요. 이 세상을 잘 살고 싶어서 매년 업무 관련된 자격증을 따왔던 것 같아요. 회사 안에서는 인정받는 기술자가 되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양 대표님이 함께 공구상을 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날로 사표 쓰고 공구상에 들어가 4달 정도 무보수로 일을 하며 공구상에 필요한 업무를 배웠죠.”
김연섭 대표보다 한 살 많은 양재일 대표도 공구업은 처음이다. 하지만 다양한 사업을 했었다. 의류 유통업으로 큰 돈을 벌기도 했다고. 양재일 대표는 김연섭 대표가 아니었으면 지금처럼 가게가 성장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저도 분야는 다르지만 다양하게 장사를 했죠. 그런데 평택과 아산 쪽에 투자가 이어졌고 새롭게 생기는 산업단지에 공구상을 하면 잘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공구장사는 전문지식이 필요하잖아요. 건설현장도 알고 산업기술도 아는 사돈과 함께 사업을 해야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현장 영업하면서 배달을 하면 동생이 물건 매입하고 찾아온 손님 응대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업은 위험하다고 하는데 저는 사돈을 긴 세월 옆에서 봐왔기에 믿고 함께 사업을 할 수 있었어요.”
 
확신을 가지고 은행 대출 받아 

두 사람이 전 재산을 투자해 시작한 공구상의 규모는 초대형이다. 규모면에서는 전국 어디를 내 놓아도 남부러울 것 없는 외형을 자랑한다. 지금의 초대형 공구상이 만들어지기까지 불과 2년이 걸렸다. 짧은 시간에 대형 공구상을 만들다보니 전 재산을 투자해도 자금이 부족해 은행 대출도 과감히 받아야 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어요. 오는 손님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손님이 찾는 물품을 예상해 미리 구매해 놓았습니다. 손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또 한편으로는 정보를 주고받는 겁니다. 예를 들어 지반을 다지는데도 공구가 필요하잖아요. 손님이 일하는 건설현장에서 지반은 다 다지고 기초 뼈대를 세우려는데 지반 다지는데 필요한 공구를 다시금 대량 구매하는 것은 어리석죠. 손님이 다음에 필요한 공구가 뭔지 예상하고 미리 구매해서 대응하기도 하고요. 건설현장은 휴일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공구상을 시작하고 나서 일요일에도 문을 열고 일했습니다. 쉬는 날이 추석, 설날 당일 말고는 없었어요.”
일요일에만 일을 한 것으로도 부족해 오랜 시간 집에 생활비를 보내주지도 못했다. 물론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매출이 있었고 이익이 있었지만 발생한 이익으로 보다 많은 공구를 사서 구색을 갖추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가게는 점점 구색이 많아지고 거래처도 늘어나 결과적으로 매출이 늘어났다.


 
“매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초창기에는 저희도 위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업체나 건설업과 거래하는 공구상은 자금 유동성 위기를 한번쯤 겪기 마련입니다. 건설현장의 경우 물건은 쉽게 가져가는데 자금회수는 어렵잖아요. 손님이 물건은 가져다가 쓰고 돈은 못 받은 것처럼. 공구상은 물건이 나갔으면 그만큼 물건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 자금회수가 어려워지면 물건만 나가게 되고 빈껍데기가 됩니다. 저희는 공구장사가 처음이어서 매출을 올리기에 급급했어요. 그래서 더더욱 알았으면 안했을 실수를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어떤 업체와 거래를 해야 하는지 눈이 뜨이게 됩니다. 또 건설 현장에도 가보고 확인을 하면서 거래를 하면 자금회수가 힘들지 않아요. 확실한 건설업체와 신용을 쌓게 되면 건설업체가 다른 지역에 진출해서도 저희를 불러줍니다. 그래서 자금 유동성 위기도  쉽게극복했어요.”    올해 목표는 매출 40억
작년 세명은 30억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40억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명의 임직원이 노력한 결과다. 
“30억 매출은 공구만이 아니라 건설자재도 판매했기에 가능한 결과 같습니다. 공구상은 대형 규모를 갖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구색을 갖추는데 한계를 두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사돈지간인 남자 2명이 동업으로 작게 사업을 하고 오직 공구만 취급했다면 오히려 대출을 받기도 어려웠을 것이고 또 대출을 갚아나가기도 어려웠겠죠. 어떤 사람들은 힘든 일은 다 지났다고 말 하지만 저희가 생각하기에 저희는 이제 시작입니다. ”   
장사는 위치도 중요하지만 타이밍도 중요하다. ㈜세명의 양재일 대표와 김연섭 대표는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남들보다 빨리 좋은 자리에 가게를 차려 과감한 투자를 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자 초대형 공구상을 만들 수 있었다. 꿈을 이루고 있는 두 남자의 파이팅 소리가 힘차다.

글·사진_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