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전체메뉴 열기

공구상탐방

제주 철물뱅크 김정숙 대표


공구사랑 제주서도 재미지게 보고이서마씸!

제주 철물뱅크 김정숙 대표





열혈 독자 그녀… 재고 있는대로 보내줘요!

공구사랑의 독자는 전국에 퍼져 있다. 산 넘고 물 건너 멀리 제주도에도 공구사랑의 애독자가 있다는 소문을 입수하고 재빠른 발놀림으로 찾아가진 못했지만, 재빠른 손가락 놀림으로 전화기 숫자를 눌러 통화로 취재할 수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철물뱅크 김정숙 대표가 바로 그녀다.
“수원에서 공구상을 하다가 제주도로 내려온 지 올해로 6년
째인데, 공구사랑을 읽게 된 건 작년부터예요. 바빠서 책이 오는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우연찮게 펼쳐서 읽어 봤는데, 어쩜 정말 재미있고 저에게 필요한 정보들이 가득하더라고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몇 개월 전, 그녀로부터 걸려 왔던 전화가 기억났다. 공구사랑의 과월호 책자를 재고 있는 대로 전부 보내달라고 요구하던 그녀. 재고가 부족해 전부 보내주진 못했지만 그래도 그녀의 열정이 생생하게 전해지던 통화였다.
“같은 업계 사람들 이야기가 참 좋더라고요. 나랑 똑같이 공구상을 운영하는 사람들 이야기. 그 사람들이 장사하는 모습도 알게 되고 매장 사진도 보고, 그들 나름이 갖고 있는 사연들도 공감가는 것들이 많아 좋아요. 특히 저는 디스플레이 잘 한 집 기사를 꼼꼼하게 읽어요. ‘아, 상품 전시를 이렇게 해 놓으니까 좋구나’하면서요. 또 신제품 기사도 읽고 법이나 부동산, 세금 관련 기사들도 신경 써서 읽고 있어요.”

 
객지인으로서 사업하는 데 도움 돼… 아들은 더한 애독자

자금상의 문제로 뭍의 수원에서 크게 운영하던 사업을 줄이며, 거래처의 추천을 통해 지인 하나 없는 제주도로 내려와 철물뱅크를 차린 김정숙 대표. 그녀가 처음 제주로 왔을 때, 주변 사람들은 ‘얼마 못 가서 망하고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뭍에서 온 객지인인 데다가 또 여자 아닌가. 하지만 꿋꿋하게 6년을 버텨 지금은 꽤 규모 있는 공구상으로 철물뱅크를 성장시킨 그녀. 그 과정의 물밑에서 공구사랑은 제몫을 했다.
“특히 여성공구인들 기사가 공구상 운영에 큰 힘이 됐어요. ‘나하고 정말 비슷하구나. 그래 여성이라고 무시받던 적도 있었지. 맞아 맞아’ 공감도 됐고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여자가 남자보다 더 섬세하고 꼼꼼한 면이 있잖아요. 그런 점이 성공 비결인 것 같아요. 또 여자이다 보니까 직원들과 융화도 잘 돼요.  다른 공구상은 직원 찾기 힘들다고들 하는데, 저희 가게에는 오래 된 직원들이 많아요”
그녀는 또 2세 공구인과 관련한 기사들도 주의깊게 본다 말한다. 철물뱅크에도 그녀의 아들 두 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서른아홉 살의 큰아들과 스물일곱 살의 둘째 아들. 그 중에서 둘째 아들은 엄마 못지않은, 아니 엄마보다 더한 공구사랑의 열혈 독자란다.
“우리 둘째는 나보다 공구사랑 더 애독자야. 한 권도 빠짐없이 다 모아두고 ‘시간 날 때 전부 읽겠다’며 고이 모셔두고 있어요. 요즘은 일이 바빠서 못 읽고 있지만.”


 
공감 가는 공구사랑… 제주도로 취재 한 번 와요!

“여러 가지로 지칠 때는 공구사랑 읽어보는 게 참 힘이 돼요. 다들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다시 힘내자는 생각도 하고. 공감도가 굉장히 높아요. 그렇게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참 고맙죠.”
통화라서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목소리만으로도 미모가 짐작되던 김 대표. 그녀는 여자로서 공구상 운영하며 있었던 일화가 많다고 말한다.
“수원에 있을 때, 거래처 대표들이 나랑 밥 먹자고 연락이 와서 직원이랑 가면 저보고 ‘대표랑 밥 먹겠다고 했지 누가 경리랑 밥 먹는다고 했어?’하고 그래요. 동안이라 그런지 설마 내가 대표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거예요. 이런 에피소드 같은 게 많은데, 전화 통화가 아니라 언제 한 번 취재를 오면 좋으련만.”
애독자 김정숙 대표님, 올해는 꼭 한 번 취재갈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하는 약속을 전하며 그녀와의 통화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글_이대훈·사진제공_철물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