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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tvN <삼시세끼>로 대박난 ‘동식이’를 만나다-녹송철물


“녹송철물 없이 삼시세끼 못 해먹죠”

tvN <삼시세끼>로 대박난 ‘동식이’를 만나다





세 끼니만 먹는데 공구는 왜 이리 필요한지 … 
‘동식아 부탁해’

시골에서 삼시세끼만 챙겨먹는 걸로 대박 난 프로그램에 동식이가 등장하면서 재미가 더해졌다. 동식이네 철물점을 들르거나, 물건 배달을 주문하거나, 일손이 부족할 땐 불러서 일도 시킨다. 동생을 찾듯 매회 ‘동식아’를 외치는 이서진 덕분인지 동식이는 프로그램에 거의 매회 등장했다. 삼시세끼 최고의 스타라는 소문도 들린다. 하루 세 끼니를 먹기 위해 일하고 쉬는 장소에는 공구들이 참 많이도 필요했다. 수리할 일들도 자꾸만 생겨난다. 공구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정선 읍내를 꼭 들러야 하니까, 녹송철물건재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읍내엔 철물점이 7~8군데 정도 있다. 그 중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목재까지 취급하는 곳은 단 두 곳뿐이다. 녹송철물건재는 촬영지와도 20~30분 거리로 가까웠다.
동식이는 가족들과 함께 공구상을 운영하고 있다. 어머니는 경리, 형은 가게 지킴이, 큰아버지는 창고 관리, 그와 아버지는 물건 정리와 배송을 담당한다. 녹송철물건재는 목재를 보관하고 판매하는 창고점도 따로 있을 정도로 읍내에서는 큰 철물점이다. 도시와는 거리가 먼 정선에서 공구가 필요한 모든 곳이 녹송철물건재의 거래처다. 공사 현장뿐만 아니라 개인 목조주택을 짓기 위해, 지붕을 수리하기 위해, 겨울에 연탄보일러를 놓기 위해서도 이곳을 찾는다. 녹송철물건재는 ‘친절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친근하고 편안한 그의 영업력 때문인지 주변 사람들도 거래처 직원들도 모두 ‘동식아’라고 부른다. 
마침 녹송철물건재를 찾아간 날은 보아·유해진 편 촬영이 있었다. 촬영이 있을 때면 역시나 동식이가 빠질 수 없다. 오늘도 아침 일찍부터 촬영지로 합판 배달을 다녀왔다. 언제 또 배달갈 지 모르는 ‘동식이’를 붙잡고 궁금한 걸 물어봤다.

 
삼시세끼 첫 출연, 어떻게 하게 됐나요?  저는 첫 촬영 땐 가게에 없었어요. 멀리 배달 갔다 온 사이에 연예인이 들렀다는 거예요. 진짜냐고, 무슨 프로그램에서 왔냐고 물어보니 ‘삼시세끼’라는 거예요. 검색을 해봤어요. 새로 하는 프로그램에 가게 모습이 나가니까 신기했어요. 한 번쯤 출연진들도 보고 TV도 나가고 싶다 생각은 했죠. 그러다가 촬영지로 배달을 한 번 시켜 주신 거예요. 생각지도 못하게 방송에 나가게 됐어요.
 
촬영 때 기분 어땠어요?  재미있었어요. 대본도 없어서 편하게 촬영했고요. 솔직히 TV 나오면 좋잖아요. 언제 한 번 출연해 보겠어요? (웃음) TV에 나온 모습은요? 보면 웃기죠. 내가 저렇구나. 사진 찍혀있는 느낌이 들어요. TV에 나오는 모습은 저랑 똑같은 거 같아요.
 
이서진 씨의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은데, 출연진들과 어떻게 친해지게 됐나요?  처음 가게를 들러 만났을 때 전 인사만 드렸는데 서진이 형이 먼저 말을 걸어주셨어요. “동식아 너 몇 살이냐?” “택연이보다 아래니까 형이라고 불러” 이러면서 친근하게 대해주셨어요. 그 때부터 잘해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진행팀과 스텝분들은 나이가 적잖아요. 일 끝나고 나서도 같이 만나고 하다보니까 많이 친해졌어요. 한 번 촬영하면 2박 3일씩 있고, 촬영 안 할 때도 대기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밥을 잘 못 챙겨 드시더라고요. 정선 사람으로서 좀 챙겨줘야겠다 싶어서 같이 맛있는 밥도 먹어요.
 
이서진 씨 실제로 보니 어때요?  방송에서는 장난스럽게 ‘이 프로그램 망할거야’라는 말씀도 하시고, 겉으로는 차갑게 행동하실 때도 있지만 실제로는 진짜 좋은 분이세요. 잘 챙겨주세요. 같이 있는 사람들 잠자리도 불편할까 다 체크해주시고요. 저한테는 첫 시즌 마지막 촬영 때 끝나고 한 번 들러주신다고 했는데 못 오셨어요. 그런데 얼마 뒤에 서진이 형이 매니저를 통해서 선물을 하나 보내주시더라고요. 뭐였어요? 패딩 점퍼요. 
 
출연 후에 인기 실감하세요?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주세요. 고등학교 때나 대학교 때 자주 연락을 못하던 친구들이 연락 해줘요. 졸업하신 선배들도 ‘TV보다가 갑자기 네가 나오더라’는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반가웠어요. 저의 안부를 친구들에게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좋았고요. 방송 나가고 나서 저희 가게에 오시는 관광객들도 많아졌어요. 들어오면서 ‘여기가 동식이네 철물점이에요?’하고 물어보시고 저를 찾으세요. 만나서 같이 사진찍자고도 하시고요. 한 번은 페이스북 삼시세끼 페이지에서 댓글을 남긴 적이 있는데 그 순간 모르는 분들이 줄줄이 친구추가를 하셔서 놀랐어요.


 
웃지 못할 촬영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손호준 편에서 염소 잭슨이 추운 겨울을 날 수 있게 비닐 바람막이를 쳐주는 장면이 나와요. 그 때 타카총으로 비닐을 박아 고정시켰었는데요. 불량으로 반납 받았던 타카를 제가 모르고 들고 간 거예요. 원래는 타카핀이 잘 나와야 정상인데 손잡이를 눌러도 작동이 안 되니까 당황스러워서 서진이 형 보고 “형 이거 안 나오는데요”라고 몇 번을 말했어요. 서진이 형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걸 나한테 얘기하면 어떻게 해” 그러시더라고요. 손호준 씨가 만지작거리다가 대각선으로 쏘니까 작동이 되는 거예요. 공구 다루는 사람이 더 모른다고 다들 웃었죠.
 
진짜 리얼리티인가요?  네. 정말 예고 없이 촬영할 때가 많아요. 뜬금없이 ‘동식아~’ 하고 들어와서 물건 사는 걸 촬영하기도 하고요. 준비를 못하니까 한 번은 농촌에서 일하는 아저씨처럼 지저분한 차림으로 일을 도와준 적이 있었어요. 다행히도 가까이서 찍은 부분은 안 내보내 주시더라고요. 감사해요.(웃음)
생일날에는 원주에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가 밤늦게 서진이 형이 불러서 촬영장에 간 게 찍혔어요. 옷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재밌게 편집이 됐더라고요. 시계랑 모자는 친구들이 진짜 생일 선물로 준 거예요. 친구들이 그게 TV에 한 번 나왔으면 좋겠대서 하고 왔었어요.
 
기억에 남는 게스트가 있다면?  박신혜 씨 나올 때 악수를 한 번 할 기회가 있었어요. 일하느라 손이 더러워서 바지에 한 번 슥 닦고 손을 내밀었더니 박신혜 씨도 똑같이 손을 닦으시는 거예요. 장난기가 있으신 것 같았어요. 이승기 씨는 TV에 비춰지는 모습 그대로여서 신기했고요.
 
여자친구 있어요?  아니요 없어요. 그럼 이상형은요? 저는 박보영 씨 같이 작고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해요.
 
삼시세끼에서 가장 많이 판 공구는 뭐였나요?  망치요. 함마로 된 망치, 못 빼는 기능이 있는 망치 등 제품 종류가 다양하거든요. 그걸 가끔 종류별로 사 가셔서 망치 제품만 8개 정도 나갔을 거예요.
 
그 외에 어떤 공구들을 많이 찾으셨나요?  연통, 망치테이프, PP로프, 측량대, 파이프, 천막, 차광막, 비닐, 전기테이프, 고무바, 합판, 각목, 각종 농기구들…. 다 얘기하려니까 엄청 많아요. 촬영할 때마다 주문을 하거나 직접 와서 사가시거든요.
 
출연진들이 가장 좋아했던 공구는?  타카총! 엄청 좋아해요. 아니면 합판 자르는 스킬이요. 보통 사람들이 공구를 못 쓰면 그냥 망치를 쓰잖아요. 그런데 타카총은 힘이 들지 않고 편리하니까 좋아하시더라고요.
 
연예인은 공구 D.C. 되나요?  안 해봤어요. 삼시세끼 팀은 정가를 다 내주세요. 나영석 PD님은 결제하면서 당부도 할 정도예요. 저한테 몰래 ‘서진이 형 개인적으로 와도 절대 깎아주지 말라’고 얘기하셨어요.
 
공구를 잘 다루던데, 따로 공부를 했나요?  공부요? 전 공부를 싫어해요.(웃음) 공구를 사가는 손님들은 전문적으로 쓰는 분들이니 공구에 대해 많이 아시거든요. 찾는 물건이 없으면 ‘이런 종류의 공구도 있다’고 알려주세요. 저는 배달하러가면 주로 현장에서 많이 써보거나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걸 보면서 배워요.

 
어깨너머로 공구를 배우며 녹송철물건재를 더욱 키우기 위한 꿈을 꾸고 있는 임동식 영업부장. 어린 나이에 어른스런 면도 있어서 학교도 휴학한 채 부모님을 도와 공구 삼매경에 빠졌다. 삼시세끼 출연이후 인기가 많아져 인터뷰 하는 동안에도 각지에서 온 팬들과 몇 번의 포토타임을 가졌다. 그때마다 밝은 웃음으로 반겨주는 동식이. 좋은 징조일까. 삼시세끼와 인기남 동식이 덕인지 정선 관광객들과 손님들도 왠지 더 많아진 것 같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도 몰랐다. 이제 또 다른 배달을 멀리 떠나야 한다. 그가 마지막으로 장난스럽게 던진,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남겨둔 채.
“사실 택연이 형은요. 진짜 옥빙구예요.”

글 · 사진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