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닌 둘, 아내와 함께
부부 단 둘이서 공구상을 꾸려나가다 보니 인력에 있어 늘 부족함을 겪는다.
“새로 이사를 왔으니 여기저기 인사를 드리며 영업활동을 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납품을 제가 직접 하기 때문이죠. 가깝게는 대전 내 지역이지만 멀리는 무주, 옥천까지 납품을 하러 가야 해서 반나절을 꼬박 외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죠. 그러니 어디 영업활동 할 시간이 충분히 있겠어요?”
웃으며 말을 잇는 장 사장이다.
“게다가 아내는 원래 공구상을 하던 사람이 아니죠. 제가 소매를 하겠다고 하니까 두 팔 걷고 도와준 거예요. 그런데 아직 공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까 납품으로 제가 자리를 비우고 없을 때 아내 혼자서 가게를 보면 전화로 손님들이 찾는 공구들에 대해 물어보기 일쑤예요. 몸은 가게 밖에 나와 있지만 이런 식으로 가게 밖과 안의 일을 늘 살펴야 하죠. 그래도 생각해보면 아내마저 도와주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내 일이라고 인식하고 일하는 것과 남의 일이라고 인식하고 일하는 것은 천지차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직원을 들이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하는 일이라 아내가 맡아주는 게 참 고마워요. 더불어 미안한 마음도 있죠.”
이에 아내는 장 사장의 마음에 답변하듯 말을 이어나갔다.
“가게에서 일을 하며 느낀 점은 표준화 된 공구 용어보다는 옛날 용어나 현장 용어,혹은 일본 용어들이 많이 쓰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실제 제가 알고 있었던 공구라고 하더라도 모르는 경우가 발생하죠. 남편에게 도움이 되고자 시간이 날 때마다 카탈로그를 보며 조금씩 공부하고 있습니다. 자주 저희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카탈로그를 드리는데 카탈로그를 본 손님들이 품번을 정확히 말해주면 제가 모르는 공구라도 쉽게 주문을 받고 찾을 수 있어 참 편리하더라고요. 이렇게 직접 일에 부딪
히고 공부하다 보면 머지않아 손님들 요구에 딱 맞는 공구를 제가 직접 추천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늘 남편에게 가르침을 받는 입장이지만 같이 일하면서 남편의 노고를 그 어느 때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지금보다 남편에게 훨씬 큰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생각하며 즐겁게 일하려고 해요.”
이 같은 아내의 답변에 장 사장은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지 지긋이 웃으며 아내를 바라보았다.
“지금 마음가짐을 표현한다고 하면 모든 걸 리셋해서 다시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때문에 가게 일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도 다 초심으로 돌아갔어요. 기존에는 재고가 없이 일을 했으니까요. 때문에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물건의 단가가 조금은 비싼 편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믿고 제 물건을 계속 써주시는 고객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이 마음을 표현하고자 조금씩 가격을 다운시켜 물건을 공급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 예전에 비해 재고보관이 가능하니까요.”
목표를 향해 진격
현재 장 사장이 공구상을 위해 쓰고 있는 가게 공간은 원래 공간의 절반 정도다.
“원래 가게가 43평 정도인데 모두 다 쓰지 않고 절반 정도만 쓰고 있죠. 시작하는 단계인 우리에게 다 쓰는 것은 조금 크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이층에는 자재창고가 있고요. 우선 저희 목표는 앞으로 5년 이내에 연 매출을 10억까지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그러기 영업활동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합니다. 납품으로 시간을 많이 소비하긴 하지만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볼 계획입니다. 납품을 하면서 인근 지역을 돌며 영업활동까지 함께 하는 것이죠. 생각보다 실천으로 옮기는 게 힘들긴 합니다만 더 바삐 뛰어다닐 겁니다.”
한 자리에 안주해 있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 그다. 그의 열정이 있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고 자신을 믿어주는 가족이 있는 한 이 목표에 한걸음 다가서는 일이 조금 더 수월할 것처럼 느껴졌다. 오늘보다 내일, 올해보다 내년. 점점 더 번창하는 고려종합상사가의 모습이 쉽게 상상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