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서울 진영종합공구
강변 테크노마트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변역 동편에 위치한 복합 쇼핑몰이다. 서울 시민들은 일반적으로 테크노마트라고 하면 강변점을 떠올린다. 오디오, 카메라, 휴대폰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이곳은 1998년 4월 개장했다. 그리고 이곳에는 공구유통업을 수 십 년 해온 진영종합공구가 있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강변 테크노마트 4층에는 진영종합공구가 있다. 이곳은 수 십 년간 김미옥 대표가 각종 공구를 유통하고 전선 케이블을 제작 유통하며 성장한 공구상이다. 테크노마트에 입주해 일하는 각종 가전제품 소매상인들과 진영종합공구는 마치 악어와 악어새 같은 관계다. 테크노마트 상인들은 진영종합공구를 통해 전선 케이블 관련 문제를 해결한다고. 임정현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진영종합공구는 사업 초기 가게가 1칸 이었을 때부터 어머니이신 김미옥 대표님의 노력으로 가게를 운영되어 왔죠. 제가 초등학교 때 방학을 맞이하자 어머니는 제 손을 잡고 가게로 출근해서는 저를 곁에 두고 일 하시기도 했고요. 테크노마트 초기에는 이곳에 공구상이 20여 곳 있었습니다. 지금은 우리 진영종합공구만 살아남았죠. 어머니 특유의 장사 노하우와 노력, 케이블 제작 이라는 특색이 있어 가게가 생존 한 것 같아요. 저희는 소매보다 사업체 납품 및 도매가 많습니다. 케이블 관련 문의 및 주문 제작이 많고요. 중요 사업체에는 배송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진영종합공구가 위치한 테크노마트 4층에는 고가의 음향기기 전문 매장과 빔프로젝터 매장, 니콘, 파나소닉 AS센터가 입점해 있다. 3층과 4층에는 웨딩홀이 있어 주말에도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임정현 대표의 모친인 김미옥 대표는 진영종합공구에서 공구유통을 28년간 성실하게 했으며 그 결과 이곳을 찾는 손님들 상당수가 김미옥 대표를 믿고 오는 단골 업체 사장님들이다. 김미옥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나는 손님께 줄건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며 살아왔어요. 손님이 찾는 것은 찾아 주고 가격도 할인해서 주고요. 처음 1998년 가게에 나와서 일을 했을 때는 여자라고 무시 많이 받았어요. 남 몰래 뒤에서 눈물도 흘렸죠. 매일 하나씩 배우면서 세월을 보내다 보니 지금은 주변 상인들도 제품 관련 모르는 것 있으면 나를 찾아요. 그저 손님 마음을 생각하면서 장사를 합니다. 물건을 급하게 찾아서 방문하시는 분이 많잖아요. 물건도 배송 해드리려고 노력하고 기다리는 손님 주차비도 생각하면서 장사하니까 단골이 늘어나더라고요.”
진영종합공구는 크게 전선 케이블 중심 매장, 수공구 및 전동공구 매장으로 분리되어 있다. 공구만 유통하다 전선 및 케이블을 취급하게 된 것은 15년 전. 진영종합공구 옆에서 장사를 하던 케이블 및 전선 유통업체 사장님이 김미옥 대표에게 가게를 물려주면서 전선 케이블을 취급하게 되었다고.
“이곳 테크노마트에는 오디오 매장이 많잖아요. 오디오와 스피커를 사면 그것을 연결하는 전선이나 케이블도 자연스럽게 매출이 발생하는데 그것을 취급하던 매장을 인수하게 되었죠. 저 개인적으로는 은인이고 귀인을 만났다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자신은 은퇴한다고 나보고 가게 인수하라는데 돈 없다고 말하니 매달 100만원씩 갚아 나가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각종 케이블 제품 재고를 비롯해 거래처 등 모든 것을 물려받았죠. 케이블은 특정 업체 주문 제작인 경우가 많아요. 공구만 했더라면 다른 업체들처럼 생존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 사장님이 ‘누님은 잘 할 거야.’ 그 응원을 받고 용기 내어 하나하나 배워 여기까지 왔죠.”
김미옥 대표가 운영하던 진영종합공구는 12년 전 아들인 임정현 대표가 함께 일하면서 더욱 성장했다. 임정현 대표는 단골 거래처가 찾는 제품 중 없는 물건이 없도록 구색을 크게 늘렸다. 동시에 온라인 유통에 뛰어들어 코로나 위기도 극복한다.
“공구는 재고가 자산이기도 하잖아요. 자산이 되는 공구는 언젠가는 팔리기 마련입니다. 또 거래처 손님들이 찾는 좋은 제품 위주로 구색을 갖추었죠. 힘에 부쳐서 어머니가 취급하지 못하는 제품 구색을 제가 보완한 것이죠. 온라인 유통도 함께하고 있는데요. 덕분에 코로나19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어요. 거리두기 때문에 테크노마트를 방문하는 손님이 없을 때 온라인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었거든요. 케이블이 있어도 오디오 산업 자체가 사양 산업이고 그에 따라서 오디오 관련 전선 케이블 매출도 줄어들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구색을 보다 다양화하고 온라인에도 진출해 매출을 올리고 있죠.”
진영종합공구는 어느 평범한 공구상과는 다르다. 공구유통상가가 아닌 종합쇼핑몰에 위치해 있으면서 세월의 흐름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신을 거듭했다. 이처럼 특색을 갖추면서 동시에 변화에 맞춰 변신을 거듭한 공구상이 진영종합공구다. 임정현 대표는 앞으로 진영종합공구를 더욱 성장 시킬 예정이다.
“위치로 보면 진영종합공구는 아주 좋은 위치라고 말 하기는 어렵습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소매 손님들이 이곳을 찾는 것은 어려우니까요. 반면 쇼핑몰 실내에 위치해 있어서 장점도 있어요. 제품 보관이 아주 좋거든요. 태양빛에 제품이 바래지거나 먼지로 제품이 더러워지지 않고 또 쾌적한 공간에서 사업을 할 수 있죠.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많아 한 달에 2번, 2주에 1번 화요일에 쉬는 날을 가져요. 또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제품 구색을 갖출 생각입니다. 어머니께서 고생하시고 노력해 키운 진영종합공구를 보다 더욱 키우는 것이 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