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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공구상 사장님의 ‘25년 숨은 선행’




공구상 사장님의 ‘25년 숨은 선행’


경남 거창군 일성철물공구볼트 강우기 대표




지난 25여 년간 매년 명절을 전후해 마을 노인정과 쉼터에 라면과 부식을 전달해 오고, 거창의 환경미화원들을 초대해 점심을 대접하기도 하는 등 숨겨진 기부활동을 계속해 온 사람이 있다. 경남 거창에 위치한 일성철물공구볼트 강우기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특히 매년 지역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기부활동은 물론 공구상 경영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강우기 대표를 만나 보았다.



구색 위주로 가게를 키워


강우기 대표가 공구인이 된 것은 젊은 시절 철물점에 종업원으로 일하면서부터다. 몇 년을 일하다 결
국 일하던 가게를 인수인계하게 되었다고. 20대 중반에 가게를 인수받아 젊었을 때부터 사업을 운영
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장사를 배우니 장사를 직접 하고 싶었어요. 1978년도 초에 가게를 인수할 때 800만 원을 주고 인수
를 했죠. 그때 800만 원은 큰돈이거든요. 그래서 돈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리기도했고요. 대구에서 물건을 떼와 거래처에 물건을 팔고 그렇게 돈을 벌었죠. 그 당시에는 다들 그렇게 돈을 벌었습니다.”
철물과 건설 자재로 시작한 일성철물공구볼트는 점점 규모가 커져 자리를 몇 번 옮기고 마지막으로 옮긴 것이 지금의 자리가 되었다. 지금은 약 150평 되는 매장규모로 거창군에서는 이만큼 규모를 갖춘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종합적인 구색을 갖춘 공구상으로 거창군 지역을 대표하는 공구상이다


가게가 커지며 기부 시작해

강우기 대표가 기부를 시작한 것은 가게의 규모가 커지면서부터였다. 그래도 지역에서는 남부럽지 않고 배고프지 않은 삶을 살게 되면서 나보다 못한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그러나 본격적으로 기부하기로 마음을 먹게 된 것에는 계기가 있었다.
“어머님이 살아 계실 적에 제가 용돈을 매달 드리곤 했어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돌아가시니 마음이
참 허전하더라고요. 어머니께 드릴 용돈을 모아 조금씩 기부를 하고 그랬던 것이 본격적인 기부활동
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공구장사가 쉬운 것은 아니죠. 때때로 거친 손님도 받아야 하고요. 하지만 많은 것을 못해도 내가 절약해서 기부했죠. 어머니께 드렸던 용돈이야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
출비였으니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기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곳저곳 지역 내 좋은 선행을 하면서도 가족에게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고 한다. 부인도 모르게 기부활동을 한 것. 그래서 훗날 기부내용을 알게된 아내에게 혼이 나기도 했다고.



아내 모르게 지속한 기부활동


무슨 일이든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다. 강우기 대표의 선행도 결국 부인에게 들키고 만다. 부인의 말을 들어 보았다.
“우연히 찾아오는 손님들도 그렇고 이 사람 저 사람들도 고맙다고 한 번씩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저 사람이 무슨 일을 하고 있구나 싶었는데 기부활동을 하는 줄은 몰랐죠. 다만 그때그때 여러 좋은 일을 하는 줄로만 알았죠. 결국, 이 사람이 25년 넘게 기부한 활동 내용을 알게 되었는데 너무너무 서운한 거야. 기부 내용을 정확하게 안 것은 5, 6년 정도밖에 안 돼요. 기가 차죠. 평생 함께한 사람이 말도 안 하고 기부활동을 해왔으니까요. 장사가 무조건 잘 된 것은 아니거든요. 때때로 장사가 안 될 때도 있어서 살림살이 걱정해야 할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기부내용을 보니 88년도부터 기부활동을 시작해서 기부 내용이 1억이 넘어가니 아내인 저 입장에서는 기가찼죠. 지금은 이제 그러려니 해요.”
좋은 일을 했다지만 20년 동안 말없이 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오랫동안 조금씩 이곳저곳 사회에 기부하다 보니 지금까지 누적된 기부 금액이 1억 원이 넘었고 그것은 그만큼 강우기 대표가 절약하고 아껴모은 금액이다.


각종 선행으로 표창패 감사장을 받아

이렇게 강우기 대표가 거창군에서 오랫동안 선행을 하다 보니 주위의 추천으로 경찰발전위원회의 운영분과위원장이 되었고 2012년 10월에는 제67주년 경찰의 날을 맞이하여 경찰행정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또한, 2010년에는 지역사회 범죄 피해자 지원활동에 공로가 있다 하여 창원지방검찰청으로부터 표창패를 받기도 했다고. 이외에도 강우기 대표는 선행하면서 기분 좋았던 일이많았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소년 소녀 가장 몇몇을 도와준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도와준 것을 알고성인이 되어서 고맙다고 인사하러 오는 사람도 있어요. 그럴 때 참 기분도 좋고 기억에 남죠.”



선행은 공구장사 그만할 때까지


강우기 대표는 기부를 계속해 오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또 그만큼 기분 좋은 것이 선행이라고 한
다. 그래서 공구장사 그만할 때까지 기부는 계속될것이라고.
“기부도 하다 보면 자꾸만 커져요. 할 곳이 많아지거든요. 물론 생활이 힘들어지는 부분도 있기도 하
죠. 또 돈 벌 때 힘든 것을 떠올리면 기부를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는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아내가 일을 많이 해서 팔이 아파 수술을 하고 그럴 때 기부보다 가정을 더 돌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하지만 기부를 하고 나면 자신이 뿌듯함과 떳떳해지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 기분은 말로 할 수 없죠. 그래서 내가 공구장사 하는 동안만큼은 기부를 계속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기부하면 나 자신이 행복해지는 걸요.”
행복하기에 기부를 계속하겠다는 일성철물공구볼트의 강우기 대표. 강우기 대표는 각종 선행과 성공
한 공구상인으로 공구인의 본보기자 거창 지역의 자랑스러운 시민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