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어음을 이기는 것이 힘
그러나 입주를 한 것도 잠시. IMF가 찾아온다. 많은 부도 어음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배영길 대표는 어째서든지 일어서야 한다는 일념으로 견뎌 낸다. 무수한 부도어음을 받으면서도 계산을 치룬 것. 그리고 부도난 어음을 모두 모아 책으로 만들었다. 힘들었던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부도어음을 맞으면 힘들죠. 이리 저리 불려 다녀야 하거든요. 은행 갔다가 법원 갔다가 그렇게 이러 저리 불려 다니는데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고 돈은 돈대로 나가니까요. 그래도 견뎌 냈어요. 부도어음을 다 책임지고 내가 안고 갔죠. 그렇게 신용을 지키니까 쓰러지지 않았어요. 부도어음을 책임 안지고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기 힘들거든요. 장사의 기본은 신용이니까요.”
하지만 부도 어음을 잊지 않고 있다. 이러 이러한 사람이 내게 부도어음을 주었다는것을 명심하고 또 생각을 한다. 또 반면에 부도 날 것이 의심되는 업체에도 어음을 받고 물건을 사기도 하고 팔기도 했다고.
“장사꾼들 정보력이 대단하거든요. 저 업체 부도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면 다들물건 안 대어 주고 피하기에 급급합니다. 그래도 저는 저 사람의 신용을 보고 물건을 주고 어음을 받고 했어요. 상부상조 정신이죠. 그래야 저 사람도 내가 힘들 때 도움을 줍니다. 그게 중요한 거예요.”
아무도 상대 안하는 상인을 그 사람의 신용을 보고 도와주는 것. 그래서 배영길 대표는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술담배 멀리하는 것도 성공 비법
배영길 대표는 지금도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9시까지 일을 한다. 하루 온 종일 가게에 붙어 있는 셈이다. 그렇게 주중에는 열심히 일을 하고 주말에는 등산을 한다고. 등산을 통해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
“공구상 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면 안되요. 부도를 맞으면 부도 맞았다고 슬퍼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뭐 좋은 일이 있으면 기분 좋다고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그러다 건강을 잃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돈을 쓰고 술 마시는데 돈 쓰고 건강 되찾는데 돈쓰고 그렇게 하는데 어떻게 장사를 잘 하겠습니까. IMF때도 부도 몇 번 맞았다고 주위 사람들과 술 마시고 그렇게 하는 사람들 참 많이 봤습니다. 술 마시고 잊고 새 출발하는 것은 좋은데 술 마신 다음날 몸이 힘들잖아요. 그럼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고. 술이 사람을 잡는 격 아니겠어요.”
성공한 공구인들 치고 실패하는 경우는 드물다. 술 담배를 멀리한 것이 배영길 대표가 성공한 공구상인이 된 주요한 이유다. 그래서 지금은 KB국민은행 사상지점 명예지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30년 전에는 작고 초라한 가게가 부산산업용품유통단지를 대표하는 공구상이 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