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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부도어음을 두려워 마라




부도어음을 두려워 마라

부산광역시 세명종합상사 배영길 대표



올해로 개점 15주년을 맞는 부산산업용품유통단지는 1998년 부산진구 부전동과 동구 범일동 등 부속골목에 산재해 있던 중소 산업용품점들을 한곳에 모아 전문 대단지 형태로 만든 곳이다. 현재 지상 2층의 28개 상가동과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의 산업빌딩에 1천200여 개의 산업용품 점포와 업체 사무실 등이 입점해 있다. 건물 연면적은 무려 18만 3천여㎡에 달한다. 특히 단지 인접지역에 1천여 개 점포가 있는 산업용품 골목상가들이 위치해 매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러한 부산산업용품유통단지의 중심에 위치하여 큰 매출을 올리는 공구상이 바로 세명종합상사다.



작고 외딴 곳은 영업을 해라


배영길 사장이 공구업에 들어온 것은 1983년으로 30년이 넘었다. 젊은 시절에는 부산의 한 공구상에 취직해 일을 시작 했다 한다. 원래 공구상 배달기사로 일을 하다 내가 직접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지금에 이르렀다.
“군제대하고 배운게 없으니 무조건 열심히 했죠. 1983년도에 25만원을 받으며 일을 했는데 5만원은 생활비하고 20만원은 무조건 저축을 했어요. 뭐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으니 저는 자립을 위해서 인내하고 노력했죠. 그렇게 처음에는 때를 기다렸죠.”
몇 년 후 1990년이 되자 배영길 대표는 마침내 작은 공구상 하나를 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소매로는 큰 돈을 벌 수 없는 위치였다. 큰 자본금이 아니었기에 작고 외딴곳에 위치한 공구상이었기 때문. 그래서 영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시작한 자리가 소매로는 돈을 벌 수 없는 자리였어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이 아니었거든. 그래서 찾아가는 영업 서비스를 했죠. 부산의 공장에 물건을 납품하고 장사꾼으로 점점 가게를 키워 나갔습니다.”


일단 신용을 지켜라

처음에는 작고 초라한 공구상이었지만 지금 현재 세명종합상사가 위치한 자리는 부산산업용품유통단지의 노른자위다. 유통단지의 가운데 사람이 가장 많이 다니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지금 이 자리에 들어온 것은 운이었다고.
“지금의 세명종합상사가 위치한 자리는 인기가 좋으니까 이 자리를 배정하는데 추첨을 했거든요. 경찰 입회하에 추첨을 했는데 수 천명이 지원을 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큰 기대를 안했죠. 설마 내가 될까 했는데 실제로 되더라고요. 지금 이 자리로 오면서 소매 장사를 함께 할 수 있었죠. 소매로 현금이 들어오고 영업으로 장사를 하고 그렇게 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죠.”
지금의 부산산업용품유통단지 자리에 들어오기 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한다. 분양권을 얻었지만 대금을 지불하기 어려웠는데 다른 상인이 보증을 서서 은행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그리고 가장 먼저 한 일이 대출금을 갚는 일이었다고 한다. 신용을 지키기 위해서 였다.
“나 때문에 보증을 섰는데 빨리 대출금을 갚아야 상대방이 불안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우선 빚부터 갚는데 노력했고. 실제로 빠른 시일 안에 대출금을 다 갚을 수 있었습니다.”



부도 어음을 이기는 것이 힘


그러나 입주를 한 것도 잠시. IMF가 찾아온다. 많은 부도 어음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배영길 대표는 어째서든지 일어서야 한다는 일념으로 견뎌 낸다. 무수한 부도어음을 받으면서도 계산을 치룬 것. 그리고 부도난 어음을 모두 모아 책으로 만들었다. 힘들었던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부도어음을 맞으면 힘들죠. 이리 저리 불려 다녀야 하거든요. 은행 갔다가 법원 갔다가 그렇게 이러 저리 불려 다니는데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고 돈은 돈대로 나가니까요. 그래도 견뎌 냈어요. 부도어음을 다 책임지고 내가 안고 갔죠. 그렇게 신용을 지키니까 쓰러지지 않았어요. 부도어음을 책임 안지고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기 힘들거든요. 장사의 기본은 신용이니까요.”
하지만 부도 어음을 잊지 않고 있다. 이러 이러한 사람이 내게 부도어음을 주었다는것을 명심하고 또 생각을 한다. 또 반면에 부도 날 것이 의심되는 업체에도 어음을 받고 물건을 사기도 하고 팔기도 했다고.
“장사꾼들 정보력이 대단하거든요. 저 업체 부도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면 다들물건 안 대어 주고 피하기에 급급합니다. 그래도 저는 저 사람의 신용을 보고 물건을 주고 어음을 받고 했어요. 상부상조 정신이죠. 그래야 저 사람도 내가 힘들 때 도움을 줍니다. 그게 중요한 거예요.”
아무도 상대 안하는 상인을 그 사람의 신용을 보고 도와주는 것. 그래서 배영길 대표는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술담배 멀리하는 것도 성공 비법


배영길 대표는 지금도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9시까지 일을 한다. 하루 온 종일 가게에 붙어 있는 셈이다. 그렇게 주중에는 열심히 일을 하고 주말에는 등산을 한다고. 등산을 통해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
“공구상 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면 안되요. 부도를 맞으면 부도 맞았다고 슬퍼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뭐 좋은 일이 있으면 기분 좋다고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그러다 건강을 잃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돈을 쓰고 술 마시는데 돈 쓰고 건강 되찾는데 돈쓰고 그렇게 하는데 어떻게 장사를 잘 하겠습니까. IMF때도 부도 몇 번 맞았다고 주위 사람들과 술 마시고 그렇게 하는 사람들 참 많이 봤습니다. 술 마시고 잊고 새 출발하는 것은 좋은데 술 마신 다음날 몸이 힘들잖아요. 그럼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고. 술이 사람을 잡는 격 아니겠어요.”
성공한 공구인들 치고 실패하는 경우는 드물다. 술 담배를 멀리한 것이 배영길 대표가 성공한 공구상인이 된 주요한 이유다. 그래서 지금은 KB국민은행 사상지점 명예지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30년 전에는 작고 초라한 가게가 부산산업용품유통단지를 대표하는 공구상이 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