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강원 원주 첨단자동차공구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공구상은 공통점이 있다. 사장님을 비롯해 온 가족이 바르고 성실하다. 그리고 찾아온 위기에는 힘을 합쳐서 그것을 극복한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첨단자동차공구도 그런 유형이다. 부부가 함께하던 첨단자동차공구는 아들이 2세 경영인으로 참여했고 확장 이전이라는 큰일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첨단자동차공구를 창업하고 경영하는 김광수 대표는 매일 5톤 화물차를 몰고 강원도를 중심으로 지방 곳곳에 위치한 거래처를 방문한다. 30년 넘는 시간동안 쉬지 않고 거래처를 방문하면서 첨단자동차공구는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번듯한 공구상 매장이 있어도 그가 거래처 방문을 멈추지 않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원래 저는 트럭에 공구를 싣고 거래처 찾아가면서 매출을 올리던 사람이었어요. 서울과 같은 대도시가 아닌 강원도와 같은 지역사회에서는 좋은 공구를 접하는 기회가 드물어요. 온라인으로 보는 것과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지는 것은 다르잖아요? 시간을 내어 공구상 찾아가는 것도 일이고요. 제가 직접 거래처에 방문해 차량에 가지고 있는 공구 소개하고 판매하고 또 일정하게 방문하다보니 거래처 방문하는 것이 무언의 약속이 되더라고요. 가게 매장을 열었지만 손님이 쉽게 찾아오나요? 손님 기다리기보다 찾아가는 거죠. 또 그렇게 지속적으로 매출이 나오니까 지금도 5톤 화물차에 공구를 가득 싣고 거래처를 방문하죠. 새로운 거래처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렵습니까. 그러니 더더욱 거래하는 분들과 돈독하게 지내기 위해서 거듭 방문하게 됩니다.”
넓고 좋은 공구상을 운영하면서 화물차에 다양한 공구를 싣고 다니는 것은 한편으로는 힘들고 또 위험한 일이다. 특히 눈이 내리고 빙판길이 되는 겨울에는 더욱 위험하다. 과거 1.5톤 트럭을 이용해 거래처를 방문하던 김광수 대표는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겪기도 했다. 처음 가게를 마련하고 2년이 지났을 때의 일이다.
“2010년도에 가게를 마련한 이후에도 계속 1.5톤 화물차를 몰고 거래처를 방문했어요. 그날도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엔진 시동이 꺼져버리는 겁니다. 차가 뒤로 밀리는데 왼쪽은 낭떠러지고 급한 마음에 핸들을 꺾었는데 아차하는 순간에 차가 옆으로 쓰러지더라고요.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어요. 차는 폐차를 시켜야 했지만요. 그 이후 화물차를 5톤 트럭으로 바꾸었죠. 더욱 많은 물건을 싣고 또 안전하게 다니게 되었어요. 위기나 문제가 생겼다고 포기 하면 안됩니다. 더 좋은 방법을 찾아서 도전해야죠. 가게 확장 이전도 마찬가지예요.”
김광수 대표는 첨단자동차공구가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던 것에는 아내 김정호 실장의 도움이 있어서라고 말 한다. 김광수 대표가 가게를 비운 사이 거래처가 찾는 물건 혹은 방문 고객이 찾는 물건을 찾아서 응대하는 일은 아내 김정호 실장이 주도적으로 응대해왔다. 동시에 가게에 찾아온 위기도 부부가 함께 대응하면서 해결이 가능했다. 아내 김정호 실장의 말을 들어보자.
“원래 강릉에서 살다가 원주로 온 가족이 이사하면서 2010년에 첨단자동차공구를 세웠죠. 월세를 내면서 가게를 운영했었어요. 한 12년 그 자리에서 월세 내며 장사를 계속 했는데 갑자기 저희 가게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이사를 해야 한다더라고요. 아파트 시공사에서는 너무나 적은 보상금을 내어 놓아서 소송하려고도 했는데 시공사는 공탁금만 걸고 모른척 하고요. 다행히 미래를 대비해 사놓은 땅이 있었어요. 그곳에 건물을 지어 이전한 곳이 지금의 첨단자동차공구죠. 아들을 비롯해 주변의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지금 이곳으로 이전 할 수 있었어요.”
김광수 대표와 김정호 실장 부부가 2년 전 새롭게 마련한 첨단자동차공구 매장은 기존 매장보다 밝고 크고 깨끗하다. 고객은 물론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생활하기 좋고 장사하기 좋은 구조로 만들었다. 1층과 2층 복층구조로 되어 있으며 1층은 사무실 겸 계산대와 주요 매장, 2층은 휴식공간과 창고 겸 진열장을 만들어 놓았다. 대형 화물차 여러 대가 동시에 주차 할 정도로 주차공간도 넓다.
“건물은 짓는 것 보다 사서 들어가는 것이 편합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땅이야 있었으니까 건물만 지어 올리면 되었어요. 사실 아파트 같은 큰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면 시공시간이 길지 않거든요. 그런데 거의 7개월을 시공사와 실랑이 하면서 일을 해야 했어요. 직접 건물을 지으면 신경 써야 하는 일이 정말 많아요. 낮에는 일 하기 위해 거래처에 방문해야하고 그러면서 새로운 가게 매장을 만들기 위해 오래 공부하고 연구해야 했죠. 나 혼자라면 힘들었을 겁니다. 온 가족이 힘을 합쳤기에 확장 이전이 가능했죠.”
재고 자산이 재산인 공구상 입장에서 이전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첨단자동차공구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농기계, 중장비, 오토바이 정비에 사용하는 특수한 공구를 많이 취급한다. 무겁기도 하면서 비싼 공구를 손실 없이 이전 할 수 있었던 것은 김광수, 김정호 부부의 아들 김학준 실장이 있어서다. 원치 않았던 확장 이전을 성공적으로 치룬 것에는 큰일을 앞두고 가게에 합류한 아들이 헌신적으로 일해준 덕분이다. 김학준 실장의 말을 들어보자.
“낮에는 매장에서 손님 응대하고 밤에는 각종 공구를 싣고 옮겨 새로운 매장에 진열했어요. 또 그러면서 제가 결혼을 앞두고 있었거든요. 틈틈이 연애하고 결혼 준비도 해야 했으니 정말 바쁘고 힘들었죠. 그런데 제가 아니면 누가 할까요. 아버지 어머니의 나이도 적지 않으시니 아들인 제가 부모님 힘든 일에 나서야죠. 부모님 일을 돕겠다고 첨단자동차공구에 들어오고 얼마 후에 가게 확장 이전, 결혼과 같은 인생 겪었습니다. 이제 4년이 되었는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야죠. 아버지는 전동공구 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도 아버지와 같은 메카닉 기술을 익혀서 첨단자동차공구를 원주에서 제일 멋진 공구상으로 만들고 싶네요.”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