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경북 포항 영일만종합상사
포항 영일만항 옆에 조성된 영일만 산업단지는 자재조달 및 수출길이 열려있는 국제물류의 중심이자,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곳이다. 이 산업단지 지근거리의 유일무이 대형 공구상이 바로 영일만종합상사다.
영일만종합상사는 상호처럼 포항 영일만에서 유명한 공구상이다. 첨단산업 및 국제물류의 중심이라 불리는 영일만 산업단지에 인접해있다. 영일만 산업단지에는 이차전지, 로봇, 자동차 부품 제조 등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하고 있다. 특히 이차전지 소재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에코프로가 매장 맞은편에 위치한다. 이곳에 오기 전 건설업을 하던 김대현 대표는 영일만종합상사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던 중, 2021년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서 공구사업을 시작했다.
“제가 원래 포항지역에서 건축, 토목업을 하고 있었어요. 공구를 직접 사용하는 일을 하다보니까 공구 제품의 절반 정도는 알고 있었죠. 공구상을 많이 다녀보면서 공구 장사가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사람이 운영하고 있던 이 매장을 마침 내놓는다고 해서 인수를 한 거예요. 입지요건도 괜찮고 성장성도 있겠다고 판단을 했어요.”
매장 실내 규모는 500여 평, 실외 창고 및 주차 마당을 포함하면 약 1,000평이다. 방문고객은 하루 200여명으로 매출액 월 2억 원을 달성하고 있다. 대부분 소매 판매로 이뤄지고, 산업단지 내 공장을 건축하거나 외부 건설 현장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소모자재 및 공구를 공급하고 있다. 유압호스 제작 판매를 위한 유압호스 압착기, 목재 등 자재 절단기, 각종 수리 장비와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전동공구 임대도 가능하다.
“저희는 건축자재와 기계공구, 철물, 안전용품 등 2만 가지 품목을 취급하고 있어요. 일반 건축, 공장, 가정에서 쓰는 것들이 전부 있습니다. 장소가 넓다 보니까 여러 가지 구색이 갖춰져 있고 웬만하면 다 수급이 가능해서 손님들이 다방면으로 많이 찾으시죠. 고철까지도 필요할 때 사가는 분들이 있으니까 버리지 않고 모아두고 있어요. 여기는 교통이 편한 게 장점이기도 하고, 마당이 넓어서 오시는 분들이 주차하기도 편합니다.”
영일만종합상사는 모든 상품을 전산화해 바코드를 부착했다. 매일 재고를 점검해 부족한 상품을 채우고, 구색도 늘리고 있다. 수공구 전동공구, 볼트, 작업복 안전화 등 작업성을 연계해 품목별로 진열해두고, 직접 손 글씨로 쓴 안내판을 달아뒀다. 김대현 대표가 매장을 운영하면서부터는 진열에 많은 신경을 쓰고 매장을 계속 변화시키고 있다.
“뭐든 찾기 쉽도록 진열해야 해요. 다들 바쁜 사람들이라서 빨리 응대해주는 스킬이 필요해요. 빨리 찾아주고, 계산하고, 빨리 가야 현장에서 일하는 시간이 단축되고 이익이 창출되잖아요. 손님은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매장에 방문하시기 때문에 내가 다른 상품을 권유한다고 해서 사지 않아요. 대신 손님들이 써보고 나서 그 물건이 나쁘다 좋다 얘기를 하고, 추천도 해주시죠. 그렇게 좋은 상품을 더 갖춰가는 겁니다.”
공구상의 성장 가능성을 짐작하는 방법 중 하나는 매장 분위기를 보는 것이다. 영일만종합상사는 쉴 새 없이 오가는 손님들로 바쁜 와중에도 6명의 모든 직원 얼굴에 편안하고 잔잔한 웃음이 있었다. 손님 응대는 신속하고 거침없이 이뤄진다. 때론 농담을 건네는 여유도 있다. 오랜 경력의 직원들이 함께해 전문적인 응대도 가능하다. 판매와 매입을 담당하고 있는 송형숙 과장은 “대표님이 매장 운영을 시작하면서 물건 진열과 매장 정리가 깔끔하게 됐다. 매출도 늘고 많이 성장했다”며 “직원들에게도 잘 해주셔서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아직 운영 경험이 얼마 되지 않아서 시행착오가 많고 개선할 것도 많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영일만종합상사의 요즘 화두는 매입이다. 매출로 직결되는 건설업종의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김 대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손님에게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하기 위한 매입이 중요해졌다.
“물건 가짓수가 워낙 많다보니까 어떻게 재고를 관리하고 잘 매입할 지가 고민이에요. 좋은 제품을 가려내는 것도 중요하고, 똑같은 물건이라도 더 저렴하게 파는 회사를 찾는 것도 중요하죠. 손님에게 최대한 저렴하게 공급해드리고 싶은데 경영 여건상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앞으로 구매처 관리를 적극적으로 해서 단가나 품질 관리에 더 신경 쓰고,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서 영업을 많이 다녀보려고 합니다.”
매장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도 구상중이다. 특히 산업단지 인근에 편의점이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매장 내 20평 정도를 편의점으로 재단장해 오픈할 계획이다. 공구 수요, 편의점 수요를 한곳에 모을 수 있어 교차 구매하는 고객을 늘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영일만산업단지에서 유일한 편의점은 어떤 모습이 될까. 시장조사를 통해 건설업, 공구업, 편의점 판매까지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는 김 대표의 다음 스텝이 기대된다.
글·사진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