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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대전 신성종합건재철물

 

대전 신성종합건재철물 안기훈 대표

 

공구상이라 생각 말고 동네 미용실처럼 방문해 주세요

 

아버지가 운영하던 공구상을 물려받아 과감히 리뉴얼.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킨 신성종합건재철물 안기훈 대표, 30평대 넓지 않은 매장의 변화된 모습과 매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대표의 남다른 운영법을 살펴보자.

 

 

30년 전, 허허벌판에 세워진 공구상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신성종합건재철물은 안기훈 대표의 부친, 안정현 前대표의 선견지명에서 비롯된 공구상이다. 서울에서 건축 설비 일을 하던 안정현 대표는 강원도 철원군으로 옮겨가 계속해 건축일을 하다 90년대 중반, 업무상 방문했던 대전광역시 유성구 신성동 부지를 보곤 전화로 철원의 부인에게 돈을 부치라고 말한 뒤 곧장 지금의 신성건재 자리를 구입했다. 당시 아무 것도 없던,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던 자리. 하지만 인근에는 카이스트 본원을 배경으로 온갖 기업과 공기관의 연구소들이 막 들어설 채비를 하던 참이었다. 오랜 시간 건축일을 해 온 안 대표의 부친은 사업적 감각으로 낌새를 파악해 지금 위치에 신성종합건재철물을 차렸다. 1996년의 일이다. 곧이어 진행된 주변 각종 연구단지들의 건축 붐은 부친의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증명해 주었다.

 

 

비법1 결심과 실행-공구전문점 전환


과거 신성건재는 공구상이라기보다 건재상, 철물점이라 부르는 것이 옳았다. 철근이나 시멘트, 건축에 필요한 각종 파이프들, 목재들, 공구 역시 대부분 건설에 필요한 공구들이 판매되었다. 30평 후반, 매장은 넓지 않았지만 인근 부지에 창고를 둬 철물들을 적재하고 판매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그간 벌판이었던 매장 인근은 다 지어진 연구단지들로 가득 차게 되었고 뜨거웠던 건축 붐은 어느덧 가라앉았다. 이제는 건축을 위한 철물보다 시설 관리를 위한 공구들이 판매의 중심이 되었다. 부친 안정현 前대표가 은퇴하고 아들 안기훈 대표가 매장 운영을 물려받은 것도 달라진 점이다. 
잦아든 건축 붐에도 신성건재의 매출은 계속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신성건재는 과거의 성공만을 추억하며 머무르지 않았다. 변화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 철물점에서 공구전문점으로의 전환이었다. 우선 건자재가 쌓여 있던 창고 자리를 처분했다. 철물은 더 이상 다루지 않았다. 판매 제품도 건축보다 인테리어,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품목으로 교체했다. 그런 결심과 실행은 새로운 판매 시장 개척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현재 납품과 소매 판매액 비율은 5:5정도다.

 

(왼쪽부터) 김동규 주임, 김숙연 매니저, 안기훈 대표

 

비법2 결심과 실행-매장 리뉴얼


2025년, 신성종합건재철물은 오픈한 지 30년이 된다. 30주년을 3년 정도 앞둔 2022년 가을, 아들 안기훈 대표는 또 한 번의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겼다. 오랜 시간 같은 자리에서 장사해 온 매장을 싹 다 리뉴얼한 것이다.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전부 오랫동안 방문해 온 할아버지 할머니들밖에 없는 거예요. 퍼뜩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 매장도 너무 늙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요.”
리뉴얼에 대한 결심은 곧장 실행으로 옮겨졌다. 그렇게 탈바꿈한 신성건재철물 매장은 과거의 모습을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달라졌다.

 

신성건재 진열장 간격은 정말 넓다.


우선 진열장 사이 간격이 넓어졌다. 말로만 넓다고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넓다. 손님이 들어와 제품을 고르는 데 문제가 전혀 없다. 과거엔 고객이 찾는 물건을 하나하나 전부 매장 직원들이 찾아줘야 했다면 지금은 대부분 손님이 직접 물건을 고른다. 물건 판매에 직원이 필요한 시간이 상당히 줄어든 것이다. 진열장 간격 뿐 아니라 화이트 컬러의 밝은 진열장 색상과 LED레일조명 설치는 매장 분위기를 더욱 환하게 만들었다.

 


조명, 멀티탭 등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들과 소분해 둔 각종 불트류들


그리고 주황색과 검정색의 매장 테마 컬러 선택은 신성건재를 더욱 젊게 만들었다. 지금 신성종합건재철물의 간판과 명함, 매장 내부 곳곳 안내 표지판 등의 색상은 주황과 검정이다.
리뉴얼 이후 새로운 손님들이 신성건재를 찾기 시작했다. 젊어진 매장을 찾는 젊은 손님들의 수도 상당히 늘었다. 대표의 말에 따르면 리뉴얼하기 이전보다 매출액은 약 3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행복누리재단으로부터 감사패도 받은 안기훈 대표

 

비법3 장삿속 아닌 진실된 마음


신성건재종합철물의 위치는, 과거 철물 중심 판매하던 당시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은 공구장사에 적합한 자리로 보기 힘들다. 시 중심도 아닌 외곽에 위치해 있으며 앞에 주차할 공간도 마땅치 않다. 가격도 인터넷에서 구입하는 가격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신성건재를 찾는 이유는 안기훈 대표의 고객을 대하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장삿속 비치는 응대가 아닌, 진실된 마음에서 우러난 고객 응대.
신성건재에 대한 네이버 영수증 리뷰나 블로그 리뷰를 보면 하나같이 친절하다는 말 뿐이다. 평가 별점도 4점대 후반. 이런 평가를 접한 손님들이라면 신성건재를 찾을 수밖에. 안 대표는 매장을 찾는 고객뿐만이 아니라 이웃 사람들을 위해서도 선한 마음을 펼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주민자치위원회 부회장직을 겸하며 기부와 선행을 펼친 대표는 2021년 유성구 행복누리재단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온라인 매장 오픈으로 새로운 도전

신성종합건재철물은 올해 6월부터 2층 사무실을 새로 세팅해 '신성철물온라인스토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매장을 오픈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활용한 신성철물의 온라인스토어는 MZ세대인 김숙연 매니저가 전담으로 운영 중이다. 현재 운영중인 오프라인 매장 외에도 또다른 시장 개척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신성종합건재철물은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도전하고 있다.

 

 

동네 미용실 같은 공구상 되길 희망해


안기훈 대표가 어린 시절, 아버지가 건축업에 전념할 당시에도 집은 철물점 집안이었다. 어머니가 철물점을 운영했던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장사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안 대표의 눈에는, 다행스럽게도 철물점의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다. 당시 머릿속에 남은 어렸을 적 철물점의 모습은 동네 미용실과도 같았다고 안기훈 대표는 말한다.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이 모여서 커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장소. 
신성건재의 매장 한켠에는 두 개의 커피머신이 놓여 있다. 하나는 식당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믹스커피용 커피머신, 다른 하나는 아메리카노가 흘러나오는 커피머신. 안 대표는 신성건재가 굳이 물건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해 커피 한 잔 마시고 함께 이야기나눌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현재, 대표가 바라는 신성건재의 동네 미용실화(化)는 정말로 이루어져 가는 중이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