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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즐겁지 않으면 때려 쳐라!




즐겁지 않으면 때려 쳐라!

부천 하우스플러스(주) 현상윤 대표이사



인터넷쇼핑몰이 국내에서 처음 시작되었던 시기에 옷이나 가방이 아닌 공구를 온라인으로 판매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다. 게다가 공구 쇼핑몰이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본 사람도 극소수다. 하우스플러스(주) 현상윤 대표는 그런 편견을 깨고 1999년에 온라인 공구 쇼핑몰을 열어 15년째 독보적인 길을 걷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 현재 16명 직원을 두고 연 100억 대 매출을 올리는 작지만 큰 기업이다. 공구업계의 시장 변화와 세대교체 분위기 속에서 하우스플러스(주)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그 비결을 알아보자.



초창기 온라인공구쇼핑몰로 선점 효과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에 위치한 하우스플러스(주). 분위기부터 보통의 공구상과 다르다. 사무실 한쪽의 작은 전시공간과 지하에 숨겨진 대규모 창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몇몇 물류 직원을 제외하면 평범한 사무실과 다를 바 없다. 손수 만든 공간에서 16명의 직원이 자유로운 분위기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평균 연령 30대 초반으로 모두 온라인 시스템과 디자인 프로그램에 능숙한 젊은층이다. 현상윤 대표 또한 올해 46세의 젊은 CEO다.
현 대표는 1999년에 인터넷쇼핑몰이 국내에 처음 도입될 당시 철물점으로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올해로 15년째니, 오프라인 매장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온라인 매장 운영만큼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당시는 인터넷이 활성화되었던 초창기였고, 쇼핑몰은 더더욱 초창기였어요. 쇼핑몰이라고 만들었는데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거예요. 비슷한 업체가 생겼다가도 매출이 없으니까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그런데 저는 한쪽만 계속 파다보면 기회는 반드시 오게 돼 있다고 믿었어요. 덕분에 인지도를 얻기 시작하면서 선점 효과를 많이 봤죠.”


좋아하는 일 좇다보니 공구업계로

현상윤 대표가 처음부터 공구업과 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모 건설사 재정 분야에서 일하다가 문득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 뒀단다.
“어렸을 때부터 손으로 뭔가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했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 싶어서 일단 DIY가구를 만들어 봤어요. 필요한 공구용품을 사러 철물점을 갔는데 물건 사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불친절하고 진열도 깔끔하지 못하고 용도에 대한 설명도 없고. 그래서 나 같은 손님을 위해서 제품과 콘텐츠를 함께 파는 일을 해보기로 마음먹었죠.”
1평짜리 사무실에서 컴퓨터 한 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물어볼 데도 없고 알려 주는 사람도 없는,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일단 가정에서 쉽게 쓸 수 있는 전동공구, 수공구, 각종 철물, 전기보수용품, 목공용품 판매를 시작했다. 또 직접 공방에 가서 가구 만드는 법을 배워 공구 사용법을 콘텐츠로 제작해 제품과 함께 알려주었다.
타 쇼핑몰이 소비자의 반응을 얻지 못하고 문을 닫는 동안 현 대표의 쇼핑몰은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자리 잡기 시작했다.
“사람이 사람을 끌어온 경우죠.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았고, 영업자와의 관계에서도 결제가 밀리지 않도록 유지해 거래처가 계속 늘어날 수 있었어요. 또 한 인터넷쇼핑몰에서 주5일제에 맞춰 주말에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공구 소개와 사용법을 묶어서 알려 주는 방식으로 기획전을 열었는데 반응이 참 좋았어요. 이후 쇼핑몰 입점이 줄을 이었죠.”
CJO,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에 이어 농수산홈쇼핑, 신세계 등에 연달아 입점하며 해마다 입지를 굳혔다.


품목 다양화, 온라인 프로모션, 주문배송시스템(ERP) 구축으로 탄탄한 운영


매출 성장에는 품목 추가도 큰 몫을 차지했다. 공구뿐만 아니라 CCTV, 비디오폰, 디지털 도어락 등도 판매 품목에 추가했는데 전부 적절한 도구와 사용법만 알면 집에서 손쉽게 설치할 수 있는 품목들이다.
오픈마켓이나 종합몰, 복지몰, 소셜커머스 등의 프로모션도 주요 사업이다.
“제조사와 대리점이 협력해 진행하는 특판 프로모션은 홍보와 매출을 한꺼번에 잡는 윈-윈 사업이에요. 어떤 때는 몇 분만에 행사가 종료되고 댓글만 몇 천 건씩 달리기도 하죠. 웬만한 광고보다 이런 프로모션이 훨씬 소비자에게 가까이 갈 수 있어요.”
상품정보관리, 주문배송시스템, VOC 관리 등의 시스템을 하나로 만든 ERP 구축도 남보다 한발 앞섰다.
“온라인 소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문배송을 쉽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조기에 ERP 시스템을 만들어서 주문, 배송, 기술서 제공, 직원들 간 업무연락 등을 원활하게 할 수 있었어요.”

이런 다양한 시도와 노력 덕분에 하우스플러스는 2002년 1억 원을 넘긴 이후 매출이 급물살을 탔다. 2010년에 40억 원을 달성하고 최근에는 연 매출 100억 원을 찍었다. 회사 규모를 늘리기 위해 2009년에는 더 넓은 건물로 이사해 직원 수를 늘리고 지하에 240평 창고를 마련, 물류팀도 따로 구성했다.
2012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주는 CCM(소비자중심경영) 인증서도 받았다.
“저는 CCM 인증서가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기업이 소비자의 불만과 피해를 자율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지 평가하는 건데, 우리 회사의 시스템이 우수하다는 것을 인정받은 거잖아요. 아마도 공구업계 최초로 받은 것이 아닐까 해요.”
회사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소년소녀가장이나 보육원 경로당 등 사회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시설 보수 작업이나 디지털 도어락 설치 등 회사의 장점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 제품이 팔릴 때마다 1000원씩 성금을 적립해 굿네이버스 아동쉼터도 후원한다.



원스톱 로드샵과 프랜차이즈샵 연결 구상


현상윤 대표의 구상은 아직도 많다. 향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오프라인 매장 구축을 꼽았다.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은 성격상 차이가 커요. 매장 비용이나 상권의 규모, 가격 경쟁 강도 등이 서로 다르죠. 하지만 소비자가 물건을 확실히 보고 체험해야 한다는 점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반드시 필요해요.”
현 대표는 앞으로 로드샵 형태의 공구매장을 낼 계획이다. 물품 전시, 자재 판매, 공방, 교실, 주차까지 가능한 원스톱 쇼핑 공간을 구상하고 있다.
자사 이름을 단 브랜드도 출시할 예정이다. 가정용 수공구, 목공용품, DIY용품, CCTV 등 80~100 종류가 올해 말 론칭 예정이다. 철물점이 지역 기반을 가질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도 구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철물점과 집수리점은 표준화된 제품 가격도 없고, 표준화된 시공비도 없어요. 가게에 따라, 손님에 따라 천차만별이죠. 이런 단점을 해소할 수 있는 철물,공구 프랜차이즈를 안테나샵으로 구축하고 원스톱 로드샵과 연계할 수 있는 형태의 사업을 해 보고 싶어요.”
막연히 좋아하는 일에서 시작해 앞서가는 CEO의 길을 걷고 있는 현상윤 대표. ‘즐겁지 않으면 때려 쳐라’는 사훈대로 앞으로 이어질 하우스플러스(주)의 즐거운 발걸음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