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충남 천안 부성종합상사
공구유통업계에서 20대 30대 MZ세대는 직원으로 일 하거나 부모님이 공구상을 운영해 2세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30대 초반에 창업을 시작해 30대 후반이 되어 대형 공구상을 만든 사람이 있다. 충남 천안 부성종합상사 양삼규 대표다.
부성종합상사는 도심 외곽지역에 위치한 공구상이다. 넓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어 대형 창고와 대형 진열대, 넉넉한 주차공간을 자랑한다. 처음 방문한 사람은 이곳이 10년 혹은 20년 경험 내공을 가진 공구상으로 착각 할 정도다. 가게 안으로 들어와 사장님을 찾으면 직원 혹은 사장님의 아들로 보이는 청년이 자신을 소개한다. 30대 후반의 양삼규 대표다.
“제가 아직 불혹을 넘기지 못한 30대입니다. 처음 공구장사를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저를 기존 사장님의 조카나 직원으로 생각 하셨어요. 7년 전 30대 초에 우연한 기회로 이 자리에 위치했던 철물점을 인수했거든요.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창고동을 만들고 건자재를 적재할 수 있는 설비도 많이 만들었죠. 이익이 나면 무조건 가게에 재투자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건축자재, 공구, 철물 등 취급하지 않는 물건이 없네요. 가격도 정찰제를 고수하고 바코드 시스템을 이용해 운영하고 있어요.”
사장님까지 모두 2,30대로 구성된 부성종합상사는 그만큼 손님들에게 빠른 서비스와 함께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한다.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성종합상사에 가면 모든 제품 구매가 가능하니 손님들의 호응이 좋다.
“제가 사실 태권도 도장 관장이었습니다. 체고 출신으로 태권도학과를 졸업하고 태권도 도장까지 운영했거든요. 지금 현재 태권도 도장은 엄격한 수업을 진행하기보다는 체육활동과 인성교육. 체험 등 보육시스템에 중점을 둡니다. 그만큼 학부모분들에게도 친절해야 해요. 그런데 공구유통업계에 와서 다른 업체들을 보니 손님들에게 그만큼 친절하지는 않더라고요. 저는 사업 초기 고객분들게 더 잘 해드리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젊은 사람이 친절하게 잘 알려주고 주문한 물건 어떻게든 배송하려고 노력하니 단골이 만들어 지더라고요. 이제는 공구유통업도 서비스 정신이 있어야 단골이 쉽게 만들어집니다.”
양삼규 대표가 공구유통업을 시작한 것은 갑자기 일어난 일이다. 그는 태권도 학원을 운영하면서 아내를 만나 자식을 낳고 부족한 것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농사일을 하시던 아버지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지방 도로 옆 철물점을 인수하면서 공구상 운영을 시작해야 했다.
“아버지와 의사소통이 잘 안되었던 것 같아요. 부성종합상사 위치가 오래된 철물점이었거든요. 1층은 가게 2층은 가정집으로 운영되는 곳이었는데 아버지가 제 의사와 무관하게 덜컥 계약을 하시더라고요. 이미 큰돈을 계약금으로 내어 물릴 수도 없고요. 아내에게 미안했지만 어쩔 수 있나요. 계약은 진행되어야 하고 그 일을 할 사람은 나 밖에 없고요. 그리고 실패를 하더라도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다행이 운이 좋아서 몇 년 만에 자산 가치는 많이 상승했습니다. 지금까지 부성종합상사를 성공적으로 성장 시켜 놓아 이제 어느 정도 마음도 놓이네요.”
양삼규 대표는 과거 체육인의 삶을 살아오면서 어떤 문제가 찾아왔을 때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가지게 되었다 한다. 냉정하게 자신의 모습을 분석하면서 목표를 결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끈기와 뚝심을 밀어 붙이곤 했다고. 부성종합상사를 시작한 이후에도 계획과 목표를 가지고 도전을 거듭했다.
“처음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 정말 바쁘게 배우면서 일해야 했습니다. 가게 문을 열어 놓아도 방문하는 손님이 없으니 우선 제가 할 수 있는 집수리를 대신 해주며 출장비와 함께 소모품을 팔아 돈을 벌었어요. 블로그로 홍보를 하면서 구색을 늘리고 공구 품목에 대한 공부도 하고 그랬죠. 점점 손님이 늘어나면서 직원을 고용하고 쉬는 날 없이 가게 매출을 키우고 진열 전시도 직원이 일하기 편하게 시스템을 만들어 왔습니다. 경험은 소중한 것 같습니다. 파는 것보다 힘든 것이 미수금을 받아내는 일이더라고요. 특히 사업 초기에 미수금으로 운영 자금이 줄어들면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립니다. 그때 인생 선배들의 조언이 컸습니다. 받아내지 못하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 구멍난 운영자금을 메꿔나가야 한다고. 미수금으로 까맣게 타들어 가는 마음은 겪어봐야 아는 거죠.”
부성종합상사는 소매와 더불어 공장, 건설현장에 각종 건자재 및 공구를 납품한다. 구색을 중요하게 여겨 손님이 찾는 제품은 신선식품 이외에는 무조건 취급한다. 그가 그렇게 노력한 이유는 가족과 직원을 생각해서다. 처음 공구 유통업을 시작 할 때 이미 가정을 이루고 있었고 아내는 둘째를 배 속에 품고 있어 물러설 수도 없었다.
“아내가 저를 많이 도와주었어요. 함께 일하는 처남과 홍종일 과장에게도 고마움을 느끼죠. 처음 혼자 이 가게를 보았을 때 머릿속으로 그려가며 확장시켜나가고 구색을 갖춰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창고를 세우고 진열대를 만드는 것도 제 손을 많이 보태었어요. 업자를 불러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확장하기 위해서는 주말에도 제가 직접 노동력을 보태기도 했죠. 그래서 애착이 크고 또 지금의 결과가 자랑스럽고 소중합니다. 태권도 선수 생활을 하면서 느낀점이 있었습니다. 냉정하게 내가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없겠구나 느껴지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그렇다고 포기하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면서 목표를 두고 움직였어요. 학원 개설과 경영, 결혼, 출산. 모두 힘들었지만 노력하니 되더라고요. 공구유통업도 마찬가지에요. 목표를 두고 결과를 달성하니 성취감이 크게 옵니다. 앞으로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겁니다. 앞으로 10여년이 지나면 아들이 성인이 되겠죠. 그때 지금보다 더욱 멋지게 변신한 부성종합상사에서 아들과 함께 일하는 모습을 상상 합니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