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인천 ㈜실로암건재유통
대한민국 하늘 길 제1관문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곳은 인천 영종도다.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발전해온 영종도에는 지금도 다양한 공사가 진행된다. 교통이 불편한 영종도의 건설 공사를 책임지는 업체가 바로 ㈜실로암 건재유통이다.
㈜실로암 건재유통은 인천 영종도에서 건설 공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건설자재 및 공구 유통 업체다. 매출의 9할 이상을 건설 공사 현장을 통해 올리고 있다. 6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며 매달 수 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구색만큼은 영종도 최고라고 생각하는 ㈜실로암 건재유통 정재훈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인천 영종도의 발전은 인천국제공항과 함께합니다. 보통은 공항이 운영되면 그걸로 공사가 끝났다고 생각 할 수 있는데 사실 공사는 계속되거든요. 공항에서 파생된 화물 터미널 공사부터 물류단지 이런 것이 다 연결되죠. 또 공항에 필요한 업무 단지를 지어야 하고 호텔도 지어야 하고요. 그래서 지금도 공사를 하는데 이제 지금 4단계 사업이거든요. 그런데 인천국제공항은 2030년대까지 5단계 공사가 계획이 되어 있고 그 사이 노후 된 1터미널 리모델링 공사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런 미래 먹거리를 생각하고 2010년에 영종도에 입도했죠.”
정재훈 대표가 생각하는 실로암 건재유통의 좌우명은 ‘원스톱 구매’다. 건설이든 뭐든 처음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에 공사에 필요한 모든 자재, 공구들을 한 번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행동한다. 실로암 건재유통에서 구하지 못하는 물품은 영종도를 나가야 구할 수 있다고. 합리적인 가격과 함께 고객에 대한 서비스에도 최선을 다한다.
“건축, 건설에 필요한 모든 물품과 영종도 지역민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무조건 취급합니다. 방문한 손님이 찾는 물건 중 두 번 언급 했는데 재고가 없다면 무조건 확보하죠. 물론 생필품 같은 품목은 영종도에서 구하는 것이 문제가 없어요. 영종도는 영종대교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고 온라인 유통도 발달되어 생필품은 쉽게 물건을 구할 수 있죠. 그런데 건설 자재나 공구는 바로 시간 급하게 찾는 경우가 많아요. 대교를 통해 섬 밖으로 나가면 구할 순 있지만 통행료도 요구되고 또 시간이 걸리니 저희 실로암 건재가 미리 확보해 빠르게 전달하는 거죠.”
건설현장에서 공구를 찾는 작업자에게는 시간이 곧 돈과 같다. 공구 하나가 없어서 공사 현장이 멈춰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공구 가격이 중요하지 않다. 실로암 건재유통은 그런 공사현장의 사정을 잘 알기에 물건이 없다면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구색을 중요시하고 고객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누가 5천 원짜리 현장에서 물건 찾는데 급한 상황이라고 칩시다. 그런데 우리 실로암 건재유통과 거래하는 현장이야. 진짜 급한데 내가 못 맞추면 우리 현장에서 일이 차질이 발생하는 상황이고요. 그럼 저는 서울이든 어디서든 일단 물건 구하고 용달차 불러서 배송합니다. 물건 5천원에 배송비 6만원. 총 6만 5천원으로 물건 구해서 배송했잖아요? 저는 5천원 물건값만 받습니다. 그럼 6만원 손해 아니냐 하지만 저는 그건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급하다는데 우리가 물건 없다면 우리가 잘못한 거잖아요. 저희랑 거래하면 고객의 작업 시스템과 계획에는 차질이 없어야죠.”
정재훈 대표가 가진 능력은 훌륭한 고객 응대와 더불어 영업능력이다. 그가 생각하는 영업 철학은 남다르다. 영업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고객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과 거래하면 도움이 되는데 자신과 거래하지 않는 사람은 손해보는 것이라고. 영업을 했는데 상대방이 거절하면 내 손해가 아닌 상대방 손해라고 생각한다.
“처음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 할 때도 내가 평생 공구 유통을 영종도에서 할 것이니 실로암 건재유통 이름과 번호가 적힌 시계와 화이트보드를 몇 백 개 주문해서 신규 거래처에 방문하면 하나씩 드렸죠. 건설현장 사무소는 사실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좀 있으면 없어질 건데 시계, 화이트 보드 돈 주고 사면 아깝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시계도 주고 화이트 보드도 주고, 저희가 도움을 받으러 들어가는 게 아니고 도움을 주려고 들어가는 거니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영업하는 것이 위축되지 않죠.”
정재훈 대표가 공구업계에 입문한 것은 군대를 제대한 직후인 2002년부터다. 인천의 발안건재유통에서 직원생활을 시작해 발산건재유통 사장님으로부터 8년간 다양하고 훌륭한 지식을 자세하게 배울 수 있었다. 2.5톤 화물차를 몰고 영종도의 건자재 유통업체들에 성실하게 배송하는 나날들이었다고. 그리고 성실한 그의 모습을 지켜본 영종도의 어느 공구상 사장님이 가게인수를 권해 지금의 사업체를 시작했다.
“신혼 때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로부터 돈을 빌려 시작했죠. 15년 전 29살 때 아내와 함께 가게에서 숙식 해결하며 1년 365일 중 추석, 설 명절 빼고 363일 일했습니다. 아내도 크게 헌신해주었고 함께 시작한 직원들의 도움도 많이 받고 1년 만에 빌린 돈을 다 갚을 수 있었어요. 그래도 물건 구색 욕심이 커서 가게 키우는데 집중해 6년이 지나서 전셋집을 겨우 마련했죠. 그것도 물건 팔고 못 받은 미수금 대신 들어간 깡통주택이어요.”
2010년대 당시 인천공항이 점점 커지면서 영종도에는 건설붐이 일어난 상황이었다. 건설주체가 매입하는 토지에 주택이 있으면 보상을 더욱 받을 수 있었기에 단열이 되지 않는 겉모습만 그럴싸한 깡통주택이 많았다고. 실로암 건재유통은 건설업체와 꾸준히 거래하면서 때때로 발생하는 미수금 문제도 잘 해결해 지금 현재 영종도의 손꼽히는 업체가 되었다.
“빨리 성장하면 그만큼 성장통도 오는 법이죠. 건설현장에 물건을 다 주었는데 돈을 받지 못하니 힘들더라고요. 또 영종도에는 어업 양식장도 있는데 그런 곳은 농사처럼 1년에 1번만 수금 가능해요. 미수금으로 1억이 넘게 떼일 때는 정말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아마도 저희가 못 받은 미수금 다 받으면 고층 건물을 지었을 겁니다. 과거 한 때는 미수금 문제로 많이 번민했죠. 해결책은 그저 빨리 잊고 새로운 거래처로부터 매출을 일으키는 것 이외는 없습니다. 그만큼 직원들과 아내도 노력해 주었고요. 재밌는 것은 그런 찾아온 위기를 잘 극복하니 더욱 성장하고 매출이 커지더라고요. 앞으로 저희 실로암 건재유통은 영종도 1등 업체가 되어 터줏대감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켜봐 주세요.”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