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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경북 포항 소소한철물점

 

경북 포항 소소한철물점 김민수 대표

 

내가 즐길 수 있는 매장 우리 가게 인테리어 어때요?

 

 

 

소소한철물점 김민수 대표는 거창한 것 따지지 않고, 다만 자신이 이상적으로 꿈꾸던 모습으로 매장 인테리어를 꾸몄다. 인테리어 시공업체 관점에서 평가해 본 포항 소소한철물점의 인테리어와 마케팅 방법.

 

 

옛 목재 골조 살린 천장과 레일조명


소소한철물점이 오픈한 것은 약 2년 전. 부친의 건축자재점에서 오랜 시간 일해 왔던 김민수 대표는 건자재점 바로 근처에 있는  동네 창고를 리모델링해 소소한철물점을 오픈했다. 면적 약 50평 정도의 크지 않은 매장이다. 
대표는 창고 천장을 받치는 목조 골재를 그대로 살려두고 천장면에만 하얀색으로 페인트칠을 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공장이나 창고를 개조한 카페의 천장과 유사한 컨셉이다. 따로 돈 들이지 않고 그렇게만 해 둬도 오래된 창고 건물에서 요즘의 분위기와 동떨어지지 않는, 세련된 느낌이 물씬 풍긴다. 
거기에 천장조명은 길쭉한 LED레일 조명을 설치했다. 역시 별다른 공사 없이 목재 골조에 레일 지지대만 박아 시공을 완료한 것. 가성비 좋은 조명 설치 작업이다. 길쭉하고 밝은 조명은 천장의 하얀 페인트 그리고 목재 골조와도 잘 어울린다.

 

 

진열 공구와의 통일감을 중시한 벽면과 진열대


대표는 처음 소소한철물점을 꾸리던 당시, 매장을 자신이 이상적으로 꿈꾸던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다른 것보다 어쨌든 진열을 예쁘고 깔끔하게 해 둔 공간으로. 공구를 사러 온 고객은 물론, 가게에서 일하는 자신이 보았을 때 마음에 드는 모습으로 매장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대형 매장과는 상대하기 힘든 소형 매장, 그리고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한 자리해 있다는 소소한철물점의 약점 역시도 대표의 그런 목표 설정에 부채질을 해 줬다.


“여기가 시골이다 보니까 공구를 구입하는 분들의 수가 도심에 비해 현격히 적어요. 그래서 저희는 판매 대상을 일반 소비자 대신 전문적으로 공구를 사용하는 프로들로 잡았어요. 그런 타게팅이 매장 인테리어와 진열에도 반영되었죠.”


김민수 대표는 매장 내 대부분의 진열대를 직접 제작했다. 검정색의 철재 판과 타공판만을 구입한 뒤 목재를 연결하고 코팅해 진열대를 만들었다. 나무 느낌이 물씬 풍기는 진열대는 공구들과 잘 어울린다.

 

 

사다리 응용 진열대와 소품도 직접 제작


매장을 둘러보다 보면 눈에 확 들어오는 진열대가 있다. 여러 브랜드의 클램프가 전시된 클램프 진열대다. 대표는 사이즈가 큰 클램프를 진열하기가 마땅치 않아 고민하던 중, 매장에 비치돼 있던 사다리에 검은색 페인트를 칠해 효과적으로 클램프를 진열할 수 있는 진열대를 만들었다. 진열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보기에도 좋다. 또한 판매하는 고가의 망치를 전시하기 위한 목재 진열대도 직접 만들어 눈에 띄게 배치해 뒀다. 그뿐 아니라 진열된 미니 원형 보관함 옆엔 직접 클립을 박았다. 모두 매장을 둘러보는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소품들이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보이는 정면 2층에 색색깔의 원형 컨테이너 보관함을 배치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에폭시 바닥과 센스있는 스티커


매장 바닥은 에폭시 코팅으로 처리했다. 계산대 바로 앞 바닥엔 ‘BEST TOOLS FINEST QUALITY’라고 페인트로 적혀 있는데 이것 역시 분위기 있다. 그리고 매장 곳곳엔 소소한 철물점 브랜드 스티커가 붙어 있어 매장의 느낌을 한층 경쾌하게 만든다.

 


“사실 위쪽 수도권이나 도심과 비교했을 때 판매 온도 자체가 다르죠. 그러다 보니 타케팅을 달리할 수밖에 없었어요. 벌써 지역 기반 목공 하시는 분들 가운데 단골들도 생겼고요. 또 약간 관광지 느낌으로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도심 외곽에 자리한 것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땅값이 저렴해 따로 창고를 두고 재고 상품을 정신없이 매장에 진열해 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덕분에 대표가 원하는, 재고가 계속 들어오더라도 깔끔한 진열이 가능한 것이다.

 

빛나는 출입문과 분위기있는 계산대


소소한철물점의 출입문은 공구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여닫이문으로 시공돼었다. 이것 역시 대표의 판단에서다. 출입문 바로 위, 커다란 초록색 간판과 빛나는 황금빛 여닫이문은 참 잘 어울린다. 초록색과 황금색, 컬러 조합이 참 좋다. 그리고 그 컬러 조합은 매장 오른편의 계산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계산대 뒤편 적재함의 컬러 역시 초록색과 금색의 조합이다. 이런데서도 매장의 소소한 통일감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계산대 양 옆에는 각종 필수 공구와 공구 관련 부속품들이 진열되어 있어 고객의 손길을 끈다.

 

인상적인 깔끔한 화장실


김민수 대표의 소소한철물점을 방문했을 때 인상에 깊이 남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화장실이다. 전국의 일반적인 공구상들 가운데 화잘실까지 인테리어 해 둔 공구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아니, 인테리어랄 것도 없이 과연 화장실에 신경을 쓴 공구상이 몇이나 될까? 소소한철물점은 화장실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는 점에서도 놀라웠다. 공구상이 아닌 카페 화장실로 치더라도 이정도면 오케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민수 대표 자신이 일하고픈 매장으로 꾸며 두었다는 소소한철물점. 이만 하면 인테리어 시공업체 관점에서도 별 네 개 이상은 충분히 받을 만 하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