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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경기 광주 제일종합공구

 

 

낚시 푹 빠져 공구상 옆 낚시가게

 

경기 광주 제일종합공구백화점·낚시이야기 피싱 이환일 대표

 

낚시가 좋아 운영하는 공구상 옆에 낚시가게도 차린 이환일 대표. 설립한 낚시가게 이름으로 매년 낚시대회도 개최할 뿐 아니라 직접 낚싯대도 개발했다. 취미가 깊어지면 그것이 곧 삶이 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인물이다.

 

 

중학생 시절부터 푹 빠진 낚시


경기도 광주시 저 아래쪽, 용인시의 경계와 바로 맞닿아 있는 오포로520번길을 달리다 보면 멀리서도 신기한 간판이 하나 보인다. 널따란 주황색 배경에 검은색 망치 조형물이 걸려 있고 그 아래로 ‘TOOL STORY’라 적혀 있는 큼지막한 간판. 제일종합공구백화점 간판이다. 그런데 그 옆에 또 하나의 간판이 보인다. ‘낚시이야기 피싱’ 낚시가게 간판이다. 이환일 대표는 공구상 제일종합공구백화점과 낚시용품 전문점 낚시이야기 피싱을 함께 운영하는 중이다.


“공구상 시작한지 20년 넘었죠. 낚시가게는 6년 전에 오픈했고요. 제가 원래 낚시를 좋아했어요. 중학교 시절부터 땡땡이치고 낚시하러 다녔어요. 지금 롯데월드 있는 석촌호수 거기가 옛날에는 그냥 다리 하나 있는 호수였어요. 책가방에 대나무낚싯대 챙겨가서 낚시하고 그랬죠.”


면적 300평에 가까운 2층 공구상을 잘 운영하다 낚시용품점, 그것도 소규모 매장이 아닌 역시나 200평, 2층 낚시용품점을 차리게 된 건 대표가 낚시 마니아라는 사실을 잘 아는 후배의 자극에서였다.


“한 후배녀석이 쭈꾸미낚시 다녀와서는 나랑 소주 한 잔 하다가 ‘형, 낚시가게 차려봐’하는 거예요. 귀가 솔깃했는데 내가 마음먹으면 이런저런 계산 안 하고 바로 하는 성격이에요. 다음날 와이프한테 ‘여기 뒷건물에서 낚시가게 할 테니까 그렇게 알아’하고 바로 시작했죠.”

 


입장이 바뀐 공구상과 낚시가게 매출액


제일종합공구백화점은 잘 나가는 공구상이었다.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고가의 전문가용 공구나 유통회사에서도 다루지 않는 특별한 해외 브랜드 공구들을 갖춰 두고 팔았다. 가격은 비싸지만 정말로 품질 좋은 공구들을 원하는, ‘공구 마니아’들이 찾는 공구들. 그가운데는 오직 제일종합공구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공구들도 있었다. 이런 입소문이 퍼져 멀리 지방에서 올라온 손님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런 공구를 판매하나?’ 궁금해 세 시간을 기다렸다 대표 얼굴을 보고 돌아가기도 했다.

 


“낚시가게 맨 처음 차렸을 때는 공구상에서 번 돈을 많이 쏟아 부었어요. 1층은 민물용, 2층은 바다용 낚시용품들을 전부 들여놓으려다 보니까 돈이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어휴. 그래도 민물이든 바다든 낚시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건 다 있다고 봐도 돼요.”


낚시가게를 오픈하고 바로 옆 공구상의 주된 운영은 아들과 아내에게 맡겨 온지 수년째. 지금은 오히려 낚시가게 매출로 공구상 운영을 도와줄 정도가 됐다.

 

대표가 개발한 주꾸미낚싯대(좌) 매년 낚시대회도 개최한다. 작년 커플 낚시대회의 모습.(우)

 

 

‘손맛’이 낚시의 재미… 낚싯대도 개발


공구상을 운영하면서도 한창 낚시 다닐 땐 한 달에 두세 번씩은 꼭 낚시를 나갔다는 대표. 대표가 낚시 간다고 하면 아내는 잘 다녀오라고 30만 원씩 주머니에 꽂아줬다.
요즘 낚시는 특정인의 취미가 아닌 전 국민이 즐기는 취미활동이차 생활스포츠로 자리잡아가는 중이다. 이환일 대표는 낚시 취미의 재미를 바로 그 ‘손맛’이라 말한다.


“무조건 많이 잡으려고 하는 건 낚시의 재미를 모르는 거예요. 손맛을 느끼면서 재미있게 해야 하는데 요즘 보면 낚시가 아니라 거의 조업이야. 나는 갈치낚시를 가도 텐야(루어를 달아 낚는 것)를 좋아해요. 손맛이 끝내주거든. 요즘 사람들은 그걸 몰라.”


취미에 몰입하면 그것이 삶이 된다. 대표에게도 낚시는 곧 삶이다. 낚시에 푹 빠진 대표는 아예 자기가 좋아하는 주꾸미낚시를 위한 낚싯대를 개발했다. 자신이 원하는 모든 기능을 접목시킨 낚싯대다.


“전세계에 이런 낚싯대 없을 거예요. 티타늄으로 만들어서 가볍고 튼튼해요. 들고 있는데 힘이 안 드는 구조로 만들었어요. 또 주꾸미 낚싯대 중에서 가장 짧은 길이의 낚싯대예요. 길이 조절도 돼서 사용도 편하죠.”


공구인들은 OEM으로 공구를 제작하는데 낚시 마니아인 대표는 OEM으로 낚싯대를 제작한다.

 

매년 낚시대회 개최… 부부동반 낚시 추천


제일종합공구백화점이 공구인들 사이에서 이름난 것처럼, 낚시이야기 피싱도 서울·경기 지역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알아주는 낚시용품점이다. 이환일 대표가 ‘낚시이야기 피싱대회’라는 이름의 낚시대회를 개최해 온 지도 올해로 5년째. 매번 대회 때마다 5~60명의 낚시꾼들이 대회에 참가한다.


“작년 4월에는 부부 커플대회로 진행했어요. 옛날에 낚시는 남자들만의 취미였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아요. 부부가 같이 낚시 다니는 사람들도 엄청 많아요. 요즘은 공구상 거의들 부부가 같이 운영하잖아요. 쉬는 일요일엔 부부가 같이 낚시 가는 것 추천합니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