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대전 신화E&T
아마추어 마라토너에게는 꿈의 기록이라 불린다는 ‘서브-3’. 적지 않은 40대 나이에 마라톤을 시작해 서브-3 기록 보유는 물론 30회 이상의 마라톤 풀코스 완주 기록을 가진 신화이엔티 이보선 대표. 그가 말하는 마라톤을 추천하는 이유.
대전 대덕구 산업용재유통단지에 위치한 신화이엔티 사무실 정면 벽 상단에는 액자 두 개가 걸려 있다. 하나는 마라톤 결승점 도달 직전에 찍힌 이보선 대표의 사진,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서브-3’ 기록이 적힌 마라톤 완주증서. 서브-3란 풀코스 42.195km를 3시간 내에 완주한 것을 의미한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는 꿈의 기록이다.
20대, 30대의 나이가 아닌 40대 후반 나이에 서브-3를 달성한 대전 신화이엔티 이보선 대표. 더 놀라운 것은 그가 마라톤을 시작한 나이가 40대라는 점이다.
“덩치 크고 살집도 있는 후배가 마라톤을 한다는 거예요. 같이 저녁먹다가 ‘내가 지금 뛰어도 너 이길 것 같은데?’라고 말하고 몇개월 뒤에 같이 10km대회를 나갔어요. 내가 진짜 이겼지. 그런데 대회에서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내 앞으로 막 가는 거야. ‘야 이거 뭐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렇게 마라톤을 시작하게 됐어요. 마흔 세 살 때였죠.”
어린 시절 육상부 활동을 했을 정도로 달리기에는 소질이 있던 대표. 3개월 정도 연습하고 첫 출전한 공주마라톤대회에서 3시간 21분 기록으로 완주했다. 빠른 기록이었다.
마라톤 시작 후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대표는 꾸준히 마라톤대회에 출전해 왔다. 우리나라 3대 마라톤대회인 동아마라톤, 춘천마라톤, 그리고 중앙서울마라톤에는 거의 빼놓지 않고 출전했다. 지금까지 마라톤 풀코스 완주만 30회 이상. 한 해 최소 3번씩은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왔던 것이다.
“그렇게 달리면서 서브-3를 세 번 했어요.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전부 40대 후반 때에요. 지금 제 나이가 58살인데 환갑 때도 서브-3 한 번 해보려고요.”
환갑의 서브-3를 위해 대표는 매일 아침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스트레칭 후 런닝복을 입고 5시30분쯤 집을 나선다. 그리고 집 근처 대청댐을 한 바퀴 돌아 집으로 돌아오는 10km코스. 시간은 넉넉잡아 한 시간 정도 걸린다.
“풀코스를 뛰려면 정말 매일같이 달려야 해요. 최소 한 시간씩. 그렇게 뛰어야 대회에 나갈 몸을 만들 수 있어요. 추운 날도 뛰죠. 아무리 춥더라도 2km만 뛰면 땀이 나요. 영하20도에도 달려 봤는데 입김이 올라가서 모자에 고드름 생기더라고요. 하하.”
10km달리기와 하프마라톤, 풀코스 마라톤은 각각 확연한 차이점이 느껴진다. 10km는 장난이고 하프 코스도 정말 기분 좋은 느낌으로 달릴 수 있다. 30km를 넘어서고부터 슬슬 문제가 찾아오고 완주까지 5km남짓 남은 37~8km지점. 그때부터는 정말 고비다. 완주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완주기록은 얼마나 나올지 그 때 결정된다.
“어쩜 그런지, 정말 인간의 한계가 42.195km인 것 같아요. 풀코스를 40km로만 만들었어도 좋았을 텐데 왜 2.195km를 더 뛰어서. 하하. 38km가 모든 마라토너들의 고비예요. 거기서 무너지면 망하는 거고 거기서 딱 올라서야 해요.”
그런 고통을 참아내면서도 42.195km를 달려내는 마라토너들. 약 30km정도를 넘어서 신체의 한계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마약 성분의 10배 정도 되는 아드레날린이 뇌에서 분비된다고 한다. 그럼으로써 느껴지는 무아지경과도 같은 ‘러너스 하이’를 대표는 느껴봤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수준은 무척 높다. 풀코스를 뛰는 아마추어 최상위권들은 2시간 30분 이내로 완주해 낸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손기정 선수의 기록이었던 2시간 29분 19초보다 더 빠른 수준이다. 그래도 일반인이 혼자 도전하기 쉽지 않은 마라톤 풀코스. 이보선 대표는 각 지역의 마라톤 클럽에 가입해 함께 달리는 것을 추천한다.
“혼자 뛰는 사람은 찾기 힘들죠. 일단은 클럽에 들어가는 게 중요해요. 요즘은 각 지역마다 클럽이 있어요. 들어가서 함께 달리다 보면 자기가 마라톤에 맞는지 안 맞는지 알 수 있죠. 마라톤은 정말 힘든 운동이라서 클럽원들끼리 끈끈한 정도 느낄 수 있어요.”
대표가 가입해 활동하는 마라톤클럽의 총 인원은 100명 남짓. 그 가운데 꾸준히 함께 달리는 30명의 인원 가운데에는 젊은 2~30대보다 4~50대의 사람들이 더 많다. 60대 70대의 분들도 있고 오히려 30대 이하 나이대는 드물다고.
대표는 마라톤 취미의 가장 큰 장점은 건강이라고 말한다. 무릎 연골 부상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준비가 부족한 채 무리해 달렸기 때문이라고. 오히려 꾸준한 달리기는 무릎 주변의 다리근육을 강화시켜 자기 체중을 버틸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대표가 말하는 건강은 신체적 건강과 함께 정신적 건강도 포함한다.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 이보선 대표는 정신적으로 활력이 생기고 자신감도 높아졌다. 덕분에 일도 밝은 마음으로 할 수 있게 됐고 무엇보다 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가 줄었다는 사실이 참 긍정적이라고.
“육체적으로도 좋지만 정신적으로 더 좋은 것 같아요. 또 아무 생각 없이 뛰는 게 아니거든요. 뛰며 생각을 하면서 사업구상을 할 수도 있고 또 업무상 잘못했던 부분 반성도 하고요. 4~50대 공구상 대표님들에게 마라톤 취미,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