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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온라인 공구쇼핑몰, 확신이 있었죠”




“온라인 공구쇼핑몰, 확신이 있었죠”

울산 베스트툴 차동은, 권택민 대표




30대 초반, 그동안 모아놓은 돈을 모두 투자해 온라인 공구쇼핑몰을 차린 차동은, 권택민 대표. 1년간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더라도 버텨내겠다는 각오로 공구쇼핑몰을 차렸다. 최소한의 자금으로 꾸려나가야 하는 힘든 여정이었기에 사무실 임대부터 홈페이지 제작에 이르기까지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다 스스로 일궈냈다.
확신이 있었기에 자신 있게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는 베스트툴 동갑내기 차동은, 권택민 대표. 지난 1년간 좌충우돌 그들이 거쳐 온 여정을 들여다봤다


낮에는 사업준비, 밤에는 회사근무


“주경야독이라고 하죠?? 저는 낮에는 사업 준비를, 밤에는 회사에서 일을 하며 공구쇼핑몰 문을 열었습니다.”
차동은 대표의 말이다. 고등학교 시절 토목과를 전공한 차 대표는 관련 대회를 준비하면서 공구랑 친해졌다고 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을 공구에 대해 잘 모르잖아요. 수공구 정도나 조금 알지. 그래서 온라인 쇼핑몰에 공구를 취급하는 젊은 사람들은 별로 없어요. 처음에 친구들이 한번 ‘해볼래?’라고 제안한 것이 ‘할까, 말까’ 고민을 거쳐 ‘하자’로 결정을 내린 셈이죠.”
결심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지만 이후부터는 망설임이 없었다. 차 대표는 다니던 회사에 사직의사를 밝히고 업무를 야간근무로 전환했다.
“사업 준비를 해야 하니까요. 인수인계 문제도 있고 해서 다니던 회사는 당분간 야간 근무를 하며 낮에는 사무실 임대, 홈페이지 제작 등 일을 했지요. 정말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밤부터 새벽까지 이어진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차 대표는 홈페이지 제작에 매달렸다. 전문 업체에 맡기면 쉽게 해결될 수도 있겠지만 비용문제와 더불어 처음부터 마음에 드는 홈페이지를 자신의 손으로 제작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정말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어요. 그래서 모르는 부분은 정보를 스스로 찾거나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제작했죠. 만드는 도중에 실수도 여러 번 했었죠.”



1년 매출 제로 각오


“권 대표나 나나 1년 안에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각오로 임했습니다. 그런 결심도 없이 하던 일을 다 접고 이 일을 시작할 수는 없겠죠.”
사업을 준비하면서 주변의 걱정스런 조언도 많이 들었던 이들이었다. 특히 어른들의 우려가 정말 많았다. 하지만 그동안 직장생활을 해오면서 모아둔 돈을 가지고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직장생활을 꽤 오래 했기 때문에 적금 등 모아둔 돈이 있었습니다. 관리유지비는 이걸로 충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은행대출이나 부모님에게 손 벌리는 일 없이 온라인쇼핑몰을 오픈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온라인쇼핑몰 사업은 초기 자본금이 크게 들어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차 대표와 달리 권 대표는 이전에도 공구쇼핑몰에서 근무를 했었다. 때문에 권 대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 사업을 준비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대형 공구 유통업체와 거래를 하는 것이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큰 규모의 재고 창고를 저희가 별도로 가지고 있지 않고 택배 발송 시일 역시 짧아야 하기 때문에 유통업체로부터 고객에게 직송은 큰 이점이 되거든요. 다행히 공구유통업체들과의 계약이 완만히 이뤄졌고 2월 초 처음으로 문을 열 수 있게 됐습니다.”


4대 오픈마켓 상품 등록


신생 온라인 쇼핑몰에 사람들이 저절로 찾아오는 법은 없다. 온라인 쇼핑몰들이 초기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바로 유명 오픈 마켓에 상품을 등록하는 것. 베스트툴도 지마켓, 옥션, 인터파크, 11번가, 샵엔 등 국내 유명 오픈마켓에 상품을 등록했다.
초기에는 광고에도 신경을 썼다.
“키워드 광고, 파워링크 등 온라인쇼핑몰에서 할 수 있는 광고는 한 번씩은 다 해봤습니다. 하지만 저희 판단으로는 투자한 비용에 비해 별 효과가 없어요. 이 광고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광고 효과가 투자비용 대비 백퍼센트 다 나타난다고 말할 수는 없더라고요.”
키워드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 상위에 링크되는 것, 상품을 검색한 후 자신의 제품이 상단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런 광고들 수익 구조 대부분이 클릭 당 몇 백 원씩 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클릭을 해서 사이트에 들어가는 모든 사람들이 물건을 구매하지는 않는 법. 클릭만으로도 광고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아는 경쟁 업체들이 거꾸로 악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경쟁 업체들이 저희 제품을 검색하고 클릭만 수십, 수백 번을 하는 경우 저희는 매출은 하나도 발생하지 않았는데 광고료는 지불해야 하는 부당한 일이 발생하는 겁니다. 그래서 초기에 했던 광고를 지금은 거의 대부분 하지 않고 있어요.



키워드 광고보다 초기 매출 발생이 중요하다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한 지 3~4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베스트툴의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이른 매출발생이었다.
“처음 물건을 등록할 때 물건의 단가를 많이 낮춰서 올립니다. 그러면 가격이 다른 곳보다 싸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갖게 되죠. 온라인 쇼핑몰을 방문해보면 특정 제품을 사려고 클릭을 했는데 그 쇼핑몰에서 취급하는 연관 상품들이 목록에 한꺼번에 올라와 있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 중 관심 있는 게 있으면 살펴보고 함께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그런 거죠.”
흔히 큰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팔 때 사용하는 것과 그 원리는 같은 셈. 싼 상품으로 관심을 가진 소비자들이 다른 품목에도 관심을 가져 매출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다.
물론 물건의 가격을 낮춘다고 매출이 늘 좋은 것만도 아니었다.
“단가를 낮춰서 많이 팔아 수익을 남기는 것을 박리다매라고 하죠. 하지만 이게 언제나 통하지는 않았어요. 같은 모델인데, 사양이 다 똑같은데도 비싼 것을 사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때문에 가격이 낮은데도 매출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베스트툴이라는 우리 상호 밸류 때문인지 가격이 너무 낮아서 거부감을 가져 그런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모든 오픈마켓이 제품에 대해 한 달 거래량이 특정 건수 이상일 경우 TOP셀러가 돼 상위에 상품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광고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상위에 노출이 되는 메리트는 상당합니다. 클릭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아니라 직접적인 매출로 이어지는 확률도 높고요. 광고료를 지불하고 상위에 노출돼서 얻은 수익이랑 자연스럽게 매출 증가로 상위에 노출돼 발생하는 수익이랑 별반 다를 게 없어요. 그래서 광고를 과감히 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었죠.”


재고관리 최소화 시키는 직배송


온라인 쇼핑몰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직배송. 유통사에 주문을 넣어 고객에게 바로 물건을 배송하기 때문에 유통사에서 물건을 받아와 다시 손님에게 배송하는 경우와 많게는 3일 정도의 시간차가 발생한다.
“물론 모든 물건이 직배송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1만원 미만을 주문할 경우 배송료를 받는 유통사도 있기 때문에 거기에 해당하는 물건을 고객이 주문했을 경우 직배가 아닌 저희가 택배를 직접 부치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 단가가 낮은 물건들의 매출 수량을 어느 정도 파악해놓고 미리 구매를 해 재고창고에 마련해두는 일이 필요하죠. 하지만 이건 저희가 취급하는 수십만 가지 물건 중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오프라인이 대형 재고창고를 필요로 하는 것과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고요.”
오프라인과 비교해 이런 이점이 있기도 하지만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물론 많이 있다.
“온라인에 등록한 제품을 관리하는 게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저희에게는 이게 어찌 보면 오프라인 매장의 진열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죠. 제품 크기, 사양 등 정보를 꼼꼼하게 올려야 함은 물론이고 제품의 실제사진을 올리는 것도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더군요. 산업공구의 특성상 규격만 다르고 똑같이 생긴 물건이 대부분인데 이마저도 각각 다른 규격에 해당하는 실물을 보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상당하더라고요. 그들의 요구를 최대한 맞추기 위해 항상 노력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가격이 변동됐을 때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은 가격이 변동되면 그때부터 그 가격에 팔면 그만이지만 저희는 오픈마켓에 올려놓은 가격 정보를 모두 다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깁니다. 공구는 가격 변동이 환율 등 외부 영향에 따라 자주 생기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간혹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유통업체에서 가격표가 날아왔는데 상품 가격변동이 많이 발생하면 눈앞이 깜깜해지더라고요. (하핫)”


온·오프라인 매장 운영할 것


베스트툴의 오픈마켓을 통해 이뤄지던 매출은 홈페이지 직접 방문을 통한 매출, 전화 상담을 통한 매출로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만족도가 높은 고객들이 큰 액수의 제품을 구매할 경우 문의를 해오는 경구가 많아졌어요. 덕분에 저희 전화 상담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죠. 없는 품목을 문의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최대한 구해서 드리려고 합니다.”
당초 이들은 어느 정도 매출이 안정권에 올라서면 1층에 매장을 열고 수공구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판매도 계획하고 있었다.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매장을 두는 게 홍보효과가 있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아직은 직접적으로 매장을 방문에 물건을 사려고 하는 소비자가 많지는 않더군요. 그래서 아직까지는 재고창고만 두는 쪽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어요. 하지만 DIY 시장이 커지고 있는 추세인 만큼 추후에 오프라인 수요가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되면 매장을 열 생각입니다.”
좋은 아이템만 있다면 온라인 시장은 늘 성공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하는 패기 있는 젊은이 차동민, 권택민 대표. 이 열정과 패기가 지금의 베스트툴을 만든 초석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