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경기 평택 유가종합철물
고금리와 불황으로 도전을 주저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경기 평택에 위치한 유가종합철물은 다르다. 코로나가 극성일 때 공구상을 시작해 주 7일 가게 문을 연다. 토요일 일요일은 물론, 추석, 설 명절에도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는 유가종합철물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980년대나 90년대와 달리 2024년이 된 지금 일요일에 문 여는 공구상을 찾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일요일에는 대부분의 공장이 문을 닫고 건설현장도 휴식을 취한다. 그런데 유가종합철물은 3년 전 가게를 시작 할 때부터 지금까지 주 7일 근무를 하고 있다. 주7일 근무 시스템을 고집하는 이유를 유범창 대표에게 물어 보았다.
“주변의 다른 공구상들은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더라고요. 저는 상대적으로 평택지역의 후발 주자 공구상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남보다 더욱 노력해야 하죠. 손님들도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공구상으로 저희를 인식해주시고 또 계속 찾아 주세요. 그래서 더더욱 주 7일 근무를 유지해야한다 생각합니다. 저 혼자 하는 일 이었다면 일요일에 계속 가게 문 여는 것이 어렵죠. 그런데 함께 일하는 아내도 있고 아버지도 일요일에 나오셔서 번갈아서 가게를 지키니 주 7일 가게 문을 열 수 있죠. 이곳은 저희 유씨 집안 자산을 많이 투자해 세운 사업체입니다. 그래서 가게 이름도 유가종합철물이고요.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기 전까지 쉬지 못 할 것 같아요. 가게 문을 열었을 때 아내가 돈방석 앉는 그날까지 승승장구하라는 문구가 써진 화환을 주더라고요. 그때까지 주 7일 일 해야죠.”
유범창 대표는 지금의 유가종합철물을 시작하기 전 공구유통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다. 아내인 유다빈 실장도 마찬가지. 유범창 대표는 하면 된다는 생각과 의지, 근성으로 공구유통업을 시작했고 함께 일하는 유다빈 실장도 항상 긍정적인 자세로 삶을 바라보는 성향이 있어 자잘한 위기가 오더라도 극복이 가능했다.
“공구장사는 초창기에 자본이 정말 많이 투자되는 사업입니다. 그래도 구색 욕심이 있어서 손님이 찾는 물건을 어떻게든 들여 놓으려고 하거든요. 손님이 찾는 것은 어떻게든 다른 가게에서 물건을 빌려서라도 마련해 전달하죠. 물건 하나를 팔아도 한 박스 물건 사야하니 구색 욕심 부리다가 자금 회수가 어려워집니다. 조절을 잘해야 해요. 저는 공구장사 시작하고 군부대 선후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10년 동안 수도방위사령부에서 군 생활 하며 쌓은 인맥이 평택에 위치한 군부대에도 연결되더라고요. 덕분에 저희는 지금 소매와 군부대 납품을 주력으로 매출을 올리는 업체가 되었죠. 안 되는 것은 없고 하면 됩니다. 주7일 언제나 신속 정확하게 고객이 원하는 공구를 적재적소에 전달합니다.”
1990년생 유범창 대표는 전직 직업군인이었다. 20살 때 군에 입대해 정비하사관으로 10년 동안 군 생활을 했다고. 그는 장갑차, 트럭, 버스, 지휘차량 등 다양한 육군 기동장비 분해 정비 및 수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공구를 다룬 경험이 있으니 공구상 운영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생을 한다.
“같은 공구라도 불리는 용어가 다르더라고요. 군대에서 배운 것과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달라요. 저도 전동 드릴부터 용접까지 웬만한 공구는 다 다룰 수 있고, 보수 및 설치 작업도 웬만한 것은 다 할 수 있어 공구장사를 쉽게 생각했어요. 시행착오가 많았죠. 지역에 필요한 공구가 뭔지 몰랐고요. 좌충우돌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면서 배우고 매일 밤마다 크레텍 가격표를 보고 제품을 익히는 시간이 1년이었던 것 같네요. 그 이후부터는 점점 자리를 잡고 우리 지역에 필요로 한 공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또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공구상으로 알려지면서 매출이 올라가더라고요.”
유범창 대표는 유가종합철물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아내 유다빈 실장의 헌신이 컸다고 말 한다. 유다빈 실장은 유가종합철물을 블로그로 홍보하면서 소매 손님 응대, 카운터 계산, 매장 제품 진열 등 다양한 업무를 도와주고 있다. 젊은 공구인 부부가 언제나 똑같은 정비복을 입고 나란히 손님을 응대해 찾아온 손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다. 혼인신고를 올려 법적으로 부부인 두 사람은 오는 1월 27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첫해에는 함께 일하는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어요. 에어컨도 없이 시작했으니까요. 처음 시작할 때 너무 의지가 강했죠. 물건 욕심이 많이 생겨서 에어컨 살 돈으로 가게 물건을 더 채우자는 생각이었는데 건물이 통유리창으로 된 곳이라 여름에 특이 무덥더라고요.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오면서 지금은 냉난방 에어컨이 있죠. 사업을 처음 해보니 의지나 근성으로만 무장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더군요. 세금과 카드수수료 같은 비용계산도 잘해야 합니다. 갑자기 날라 온 세금 고지서, 카드 수수료에 돈은 쉽게 벌리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했죠. 나름 힘들었을 텐데 잘 참아주고 같이 인내 해주는 아내 덕분에 힘든 것도 추억이 되고 더 열심히 일하게 되더라고요.”
유가종합철물은 창업 초기부터 바코드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고 가격 정찰제를 실시하고 있다.바코드 시스템과 가격 정찰제로 유범창 대표는 많은 시간을 아낄 수 있었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고. 과거 그는 손님으로 방문했던 다른 지역 공구상에서 같은 제품을 사는데 어제 가격, 오늘 가격, 내일 가격이 달랐던 경험을 기억한다.
“군 생활을 하면서 저도 업무 때문에 공구상을 많이 방문했었거든요. 그런데 가격표 없이 장사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부르는 것이 가격인데 그 가격이 어제 오늘 다르니 신뢰가 없었죠. 이제는 그렇게 사업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저희 유가종합철물도 규모가 작지 않고 진열해 놓은 모든 공구의 가격은 다 기억하지 못해요. 그래서 바코드 시스템이 필요하고 가격 정찰제를 도입해 운영하는 거죠. 지역에 필요한 구색은 모두 갖추고, 주7일 일하는 공구상이 신속 정확하게 배송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 줄 겁니다. 5년 후에는 대출금 다 갚고 10년 후에는 다른 지역에 제2의 유가종합철물을 세우는 것이 목표에요. 공구인 여러분들도 2024년 새해 목표 꼭 이루시길 응원합니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