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대전 명신공구종합상사
성공하는 이들의 특징은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기본을 잊지 않는 것이라 한다. 10여 년간 일하던 공구상에서 독립해 창업한지 이제 2년 반. 명신종합상사의 매출 성장은 최광현 대표의 기본을 지킨 운영 덕분이다. 과연 어떤 것이 공구상 운영의 기본일지, 그 기본에 대해 알아보자.
대덕 테크노밸리는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첨단산업단지로, 각종 첨단 바이오 관련 산업체와 IT기업들 그리고 연구소와 관련 공공기관이 모여 있는 산단이다. 일반 공업단지와의 차이점은 산단을 둘러싸고 수많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는 것. 아마도 일반 공장이 아닌 바이오·IT 관련 업체들이다 보니 매연 등 오염물질의 발산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이곳 대덕 테크노밸리 한가운데에 명신공구종합상사는 자리해 있다.
고모부가 운영하는 공구상에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직원으로 근무하다 지난 2021년 6월 독립해 명신공구를 창업한 최광현 대표는 매장 오픈 전, 충청권 전역을 다니며 가게 위치를 탐색했다 말한다.
“공구상이든 뭐든 일단 장사는 위치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수요가 있을지를 먼저 봐야 하니까요. 테크노밸리는 각종 기업들과 주택가가 함께 있는 곳이어서 둘 모두를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또 인근에 대형 공구 종합매장이 없다는 것도 오픈 위치를 정하는 데 한몫했죠.”
명신공구가 자리잡기 전, 테크노밸리의 각종 기업 및 연구소들은 필요한 공구 구입을 위해 대전의 대표 공구거리인 오정동 공구거리를 방문했다. 그러나 명신공구가 입소문을 탄 현재, 이곳 업체들은 가까운 명신공구를 방문해 구입해가곤 한다.
고객을 향하고 있는 계산대 모니터. 정직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좌) 여타 공구상과는 다르게 계단도 밝고 깔끔하다.(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시즌 방문한 명신공구 건물 외벽에는 커다란 풍선 산타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기분 좋게 문을 열고 들어간 매장에서 밝은 조명과 깔끔한 상품 배치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2층과 3층으로 연결된 계단 역시도 깔끔한 제품 진열과 함께 밝은 조명이 비추고 있어 공구상이라기보다 마치 대형마트에라도 들어온 듯하다. 뿐만 아니라 3층 건물 각 층마다의 제품 배치도 체계가 잡혀 있어 고객들에게 훨신 더 정돈된 느낌을 선사한다.
“저희 매장 1층에는 일반 손님들이 구입해 가는 수공구나 전동공구 기타 철물 제품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2층에는 전문직 분들이 구입해 가는 전기자재부터 용접 관련 제품들이 전시돼 있고요. 올라가셔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제품들을 알아서 골라 오시죠. 그리고 3층은 조명 쪽으로 갈 계획인데, 아직 준비 단계라서 지금은 창고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제품에 바코드와 가격이 붙어 있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또한 계산대 모니터를 손님 방향으로 돌려 두어 손님이 바라보는 상태에서 계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고객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우리가 판매하는 시스템을 손님들도 다 보도록 해 두었습니다. 그만큼 자신있으니까요. 지금까지 가격 가지고 시비거는 손님 한 명도 없었습니다.”
명신공구종합상사의 특징을 묻는 질문에 최광현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사람 빼고 전부 납품 가능한 것’이라 말한다. 그만큼 고객들이 찾는 제품이면 매장에 없더라도 다 찾아서 납품하고 있다. 토목현장에 필요한 공구들부터 각종 실험기자재까지 전부 다. 명신공구를 찾는 고객들도 ‘없는 게 없다’는 평이다.
종합공구상의 특징은 매입처가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매입처가 있다는 것. 최 대표는 그래서 힘들기도 하다고 말한다. 공구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이 찾는 다양한 분야의 상품에 대해서 알아야지만 매입도 그리고 판매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원스톱 쇼핑’이거든요. 여기 테크노밸리 업체 분들은 왔다갔다 하는 시간을 굉장히 아까워하세요. 조금 비싸더라도 한 곳에서 찾는 물건 전부 구입하길 원하시죠. 연구원들은 특히 더 그래요. 그래도 우리 매장에 와서 얘기를 해 놓으면 뭐든 다 구해 놓으니까 찾으시는 거죠.”
테크노밸리 업체들은 공구 중에서 일반 수공구보다 측정공구 등 각종 정밀기기를 많이 찾는다. 그 가운데서도 고가형 제품들을.
“디지털 캘리퍼스 같은 경우도 일반적인 100~300제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300~500제품들을 많이 찾으세요.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없는 수입해야 하는 정밀기기들도 많이 찾으시고요.”
판매 물건에 대해 알아야만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은 곧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판매자가 자신이 판매하는 물건에 대해 자신 없이 설명하면 고객은 ‘이 사람은 전문가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해 버린다. 업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이다. 대표는 제품 판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라 한다.
“물건, 특히나 공구는 싸다고 좋은 게 아니거든요. 조금 더 비싸더라도 품질 좋은 것이 낫죠. 일반 공사장이 아닌 연구소 등에서는 더더욱 그렇고요. 그래서 저희 매장에서 정말 저가형 공구는 판매하지 않으려 합니다. 값 싼 제품 판매했다 금방 망가져 버리면 고객으로부터의 신뢰가 떨어져 버리니까요.”
명신공구종합상사의 명함 뒷면에는 ‘明信-밝고 참된 마음’이라 적혀 있다. 물건보다 먼저 손님에게 믿음을 주겠다는 마음을 가게 이름에도 반영한 것이다. 매장을 처음 오픈했을 때에도 대표는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한 번도 안 와본 고객은 있어도 한 번만 오는 고객은 없는 매장’이 되는 것에 자신 있었다고 한다. 그 자신감 하나로 독립해 창업한 거라고.
공구상 오픈한 지 이제 2년 반. 테크노밸리에 명신의 이름이 알려진 이후 매출은 많이 상승했다. 대표의 목표는 지금 창고로 사용되는 3층을 조명 전문 매장으로 꾸며 인근 주택가 고객들까지 불러들이는 것. 그리고 조금 더 먼 미래의 꿈은 ‘명신’이라는 타이틀만 보이면 어떤 매장에 가든 교환 및 수리가 가능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이제 공구상도 전산 시스템이 바탕이 돼야 해요. 그래야만 가게가 무한대로 커나갈 수 있거든요. 전산시스템 하나로도 프랜차이즈를 만들 수 있어요. 제 미래 목표가 직원들이 명신공구 프랜차이즈점을 내는 거예요. 직원들도 언제까지나 남 밑에서 일할 수는 없을 거 아니에요. 자기 매장이 있어야죠.”
과거 긴 시간 공구상에서 직원으로 일하며 배운 것과 느꼈던 것들은 이처럼 매장의 현재 운영과 미래의 목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공구에 대한 오랜 경험과 기본을 중시하는 마음. 그것으로부터 명신종합공구상사의 성공은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 매장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저의 손과 발이 되어준 우리 와이프와 부장님이 계셨다는 것입니다. 고맙다는 말을 잘 못했는데 이번을 계기로 하고 싶네요. 고맙고 감사합니다. 직원들이 대표를 믿고 일할 수 있어야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에게도 목표를 두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