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도움을 그렇게 많이 받았는데 상호를 그대로 따오고 싶었어요. 서구로 옮겨오면서부터 동성공구라는 상호를 사용했죠. 허가도 흔쾌히 해주시더라고요.”
진열로 소비자 주목 끌고 신뢰 쌓고
매입거래처도 직접 소개해주고 보증까지 서주면서 전폭적인 지지를 해준 처삼촌 덕분에 김 대표는 공구상을 운영하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시행착오들을 남들보다 적게 겪었다고 했다.
“6년을 열심히 일했습니다. 소매는 물론 도매도 매출이 점점 올랐죠. 그 후 단지 내 지금 자리, 30평 규모로 가게를 옮기게 됐습니다. 물론 상호명은 그대로 가져오고요 4년 정도 임대로 가게를 운영하다 소유주가 건물을 판다는 연락을 받고 지금의 가게를 인수했다고 했다.
“가게가 넓어지니 디스플레이가 매우 중요해 졌어요. 저나 제 아내 모두 깔끔한 성격이기 때문에 직접 진열을 다 하곤 했죠. 다들 그렇겠지만 거래업체를 방문했을 때 그 곳이 깔끔해야 더 신뢰가 가잖아요. 소비자들도 물건 찾기 편하고... 그런 인상을 손님들에게 주기위해 진열은 각별히 더 신경을 썼습니다.”
김 대표의 말에 따르면 매장 디스플레이는 결코 무시에서는 안 될 매출 인상의 중요한 요소다. 손님들에게 첫 인상을 좋게 심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매 손님의 경우에도 자신들이 자주 찾는 특정 물건에 대해 늘 그 자리에 둔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 직접 고를 수 있게 돼 시간절약적인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는 것.
“정리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지금으로서는 공구의 종류에 따라 코너와 구역을 나누고 직원은 물론 소비자들도 금방 자신이 사고 싶은 물건을 찾을 수 있도록 진열을 재정비할 예정입니다. 소비자에게 구경할 거리를 많이 주는 것도 디스플레이를 신경 써야 할 이유거든요.”
공구상가 내에서 흔히 말하는 ‘좋은 위치’가 아닌데도 동성공구에 사람이 모이는 이유도 진열의 힘이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저희 위치가 사실 A급은 아닙니다. 상가 전체적으로 볼 때 뒤쪽으로 물러나 있는 위치죠. 위치적인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는 게 바로 진열이 가진 강점이죠.”
처음 마음가짐을 끝까지
동성공구는 어떻게 하면 고객들의 만족을 높일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시행한 것이 일정 금액 이상 고객이 물건을 사게 되면 덤으로 사은품을 주는 것. 사은품은 손님이 산 물건과 비슷한 종류의 다른 공구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것일 수도 있다.
“마트에서 말하는 원 플러스 원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되요. 물론 정해놓고 한 것은 아니지만 손님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될 수 있는 한 해주려고 하고 있어요.”
김 대표가 꼭 지키려고 하는 판매 원칙도 있다.
“소매가와 도매가에 대한 차이를 주려고 해요 소매 손님에게 도매 손님에게 드리는 가격으로 물건을 산다면 도매 손님 입장에서는 어떻게 되겠어요. 이것은 전체 공구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도매는 도매원칙을 지키고, 소매는 이익 금액을 덧붙여 팔고 있어요. 대신 소매 고객분들에게 금액을 저희가 낮춰드리지 못하니까 사은품 형식의 ‘덤’을 드리려고 하는거구요.”
13년의 세월동안 동성공구는 많은 변화를 거쳤다. 4평의 규모는 30평을 넘어섰고, 매출로만 따져도 예전에 비해 20배가 넘게 성장했다.
“열심히 한 만큼 좋아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해온 횟수만큼 가게도 성장한 것 같구요. 거래처와 매출 모두 늘어났다고 보면 됩니다.”
김 대표는 ‘초심을 잃지 말자’를 경영 철학으로 삼고 있다. 광주 동구 대인동에서 서구 매월동으로 옮겨오면서 이 초심을 잃은 것 같아 항상 자신의 마음을 다 잡으려고 노력한다.
“하루 매출 20만원이 크게 느껴졌던 때가 있었는데 이게 어느 수간 참 작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대인동 시절부터 단골이셨던 고객을 소홀하게 대한 적이 있었죠. 매출을 많이 올려주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정말 힘들었을 때 도와주던 분들을 이렇게 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예요.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덜컥 겁이 났죠.”
김 대표는 안일함에 빠진 자신에 대해 질책을 했다고 했다.
“어려웠을 때 도와줬던 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제가 없었겠죠. 그리고 그 분들을 잃어버린다면 제 미래도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돈 많이 벌더니 신경을 안 쓰는구나’라고 생각하면 그 순간 제가 쌓아온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제 사업 운이 다해버린 것과 진배없을 거예요.”
공구상을 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객과 함께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는 김형관 대표가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해서 들어봤다.
“저 하나만 믿고 광주까지 와서 그동안 고생 많이 했던 아내에게 항상 미안하고 감사함을 느낍니다. 엄마, 아빠가 가게 일 때문에 바빠 제대로 신경써주지 못했는데도 활발한 성격으로 잘 자라 준 12살 딸, 10살 아들도 너무 고마워요.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