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경기 화성&안성 거상㈜
거상(주) 장동익 대표는 경기도 화성 및 안성 지역에 대형 공구상 3개를 운영하고 있다. 건설 및 공장 납품, 소매, 온라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통을 하는 이 업체는 함께 일하는 직원만 25명이 넘는다.
거상(주) 장동익 대표는 공구상 3곳을 동시에 운영한다. 작은 공구상 1개를 운영하는 것도 어려운데 공구상 세 곳을 운영 할 수 있게 된 것은 25명의 직원들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부모님이 운영하던 공구업을 물려받은 것도 아니다. 2004년 공구상을 창업한 이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이루어 냈다. 장동익 대표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새로운 매출 시스템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을 계속 해왔다.
“주변의 여러 사람이 가끔 만류를 할 때도 있지만, 필요하다면 리스크를 감안하고 도전을 위한 준비를 해요. 사업을 하다 보면 새로운 것에 눈을 뜨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시야가 넓어지는 거겠죠. 물론, 실패가 뒤따를 수도 있지만 새로 배우고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상(주)가 취급하는 품목은 다양하다. 각종 수공구부터 절삭, 측정, 전동, 용접, 안전, 캠핑용품에 생활용품, 생필품까지 먹는 것 말고 모든 것을 취급한다. 최근 특히 신경 쓰는 것은 캠핑용품이다. 1년 전 새롭게 문을 연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거상의 신규 매장은 2층 전체를 캠핑용품으로 가득 채워 넣었다.
“사실 1층은 공구상으로 만들고 2층은 세를 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월세로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빈 공간으로 놀릴 바에야 캠핑용품을 하면 사람들이 공구를 사면서 자연스럽게 캠핑용품을 사지 않을까 생각했죠. 캠핑용품의 세계도 공구만큼 다양합니다. 구색은 계속 갖춰도 부족해요. 물건 사러 오셨는데 특정 브랜드 없다고 그냥 나가시는 손님을 보면 마음 아프죠. 그래서 물건 욕심이 자꾸 생기고 그 욕심 채우다 보니 가게도 커지고 늘어나게 되더군요.”
충남 서천에서 나고 자란 장동익 대표의 20대 직업은 어부였다. 배와 어망을 남기시고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 뒤를 이어 그도 자연스럽게 어부가 되었다고.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어망을 던지며 물고기를 잡았지만 물고기는 전혀 잡히지 않는 날도 있었다. 30살이 된 시점에 자신의 상황을 보니 삶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빚을 갚아야 했다.
“어부로 일하면 늘 돈을 버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 산 어망이 사라질 때가 있고 배의 엔진 고장으로 큰 수리비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요.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인 30살 때였어요. 이대로 계속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죠. 변신해야 했고 변화가 필요했어요. 그때 누나와 매형이 용접기 판매 일을 같이 하자고 하더라고요. 배를 비롯해 어부의 삶을 다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그 계기로 용접기 판매와 수리 기술을 배웠죠.”
서울에 올라온 그는 용접기를 판매하면서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온라인 유통이 점점 활성화 될 것을 예상한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컴퓨터와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공부하면서 직접 비용을 들여 온라인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사업을 위해 용접기에 대한 정보나 상품지식을 인터넷에 올리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누나와 매형은 사업 방향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그래서 2004년, 32살의 그는 독립을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미래 방향에 맞춰 변화하려고 더 고민하고 스스로 정체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독립 이후 당장은 돈이 없어서 낡은 화물트럭을 몰면서 용접기를 판매했죠. 이곳저곳 다니다 결국 용기 내어 내 가게를 차렸고요. 경기도 화성에서 공구 판매를 시작했는데 절실한 마음이 통했는지 조금씩 길이 열리더군요. 운이 좋았던 거겠죠. 새로운 것에 도전했기에 지금의 거상이 있게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본격적인 공구유통업에 뛰어든 그는 매년 한 해도 빠짐없이 매출액을 늘렸다. 매출이 일어나는 만큼 가게 크기도 커지고 구색이 늘어났으며 함께 일하는 직원도 점점 늘어났다. 처음 공구상가의 작은 한 칸 가게에서 혼자 시작했던 사업은 현재 매장 3곳에서 25명이 일하는 회사가 되었다.
“25명이 다 함께 일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죠. 저도 욕심이 많아서 자꾸 자꾸 일을 벌려 놓기도 했고요. 분명한 것은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지 못합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일을 완전히 맡겨야 해요. 그런데 그것이 참 어렵습니다. 직원을 믿고 맡겼다가 크게 실망하기도 하고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직원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를 알고 인력을 확보하고 믿고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장동익 대표의 ‘거상’은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사업 성장보다 안정적인 매출 올리는 것에 주력한다. 금리가 높고 시장 경기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 투자를 하기보다 기존 구축한 매출 시스템의 효율을 더욱 높이는 것이 좋은 시기라고.
“지금은 우선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또 모르죠. 지금이라도 새로운 기회가 온다면 승부수를 던질 것 같아요. 거상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도전해서 성장해온 업체니까요. 제가 몰랐던 훌륭한 사업 아이템이나 판매 시스템이 있다면 도입을 시도해야죠. 그래야 구색이 늘어나고 손님도 늘어나고 선순환이 일어나니까요. 그리고 저희 가게에 방문하시는 모든 손님들이 좋은 기운을 받아가셨으면 합니다. 재물운을 불러 모은다는 부엉이 동상이 건물 앞에 있는 이유죠. 우리 거상을 방문하시는 모든 손님이 부자 되셨으면 합니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