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경기 용산 강서 고양 ㈜알만에이엠
공구상 하나를 관리하는 것도 어려운 시대다. 본점인 용산점과 함께 강서점, 고양점을 운영하는 에어컨 설치자재 및 공구 유통 전문점 알만에이엠을 찾아가 보았다.
따뜻한 봄이 되면 공구상 판매 물품 중 냉동 배관 및 에어컨 관련 공구 매출이 늘어난다. 시중에 판매되는 에어컨 설치자재 및 공구의 숫자는 상당히 많아 모든 품목을 취급하기는 어렵다. 알만에이엠은 에어컨을 중심으로한 모든 설치자재 및 공구를 취급한다. 이응황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대략 저희가 판매하는 제품은 2500가지입니다. 에어컨 설치에 필요한 모든 것을 판매하는 것이 저희의 경쟁력이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에어컨 설치 엔지니어분들은 저희 알만에이엠을 모르시진 않을 거에요. 이곳 서울 용산점을 비롯해 다른 2곳 지점에서도 에어컨 관련 제품은 한 번에 모두 구매가 가능합니다. 에어컨 설치 엔지니어분들은 이동 출장이 잦으세요. 영수증이 있으면 용산지점에서 산 제품을 강서나 고양지점에서 AS하거나 교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알만에이엠은 용산, 강서, 고양 매장 3곳을 비롯해 온라인을 통해서도 다양한 에어컨 관련 제품을 판매한다. 각 지점마다 4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사무실에서는 12명의 직원이 업무를 한다. 20대 젊은 직원부터 70대 시설관리 직원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알만에이엠 초창기 아르바이트 직원이 현재는 지점장으로도 일하고 있다.
“작년에는 135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요. 매년 꾸준히 성장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야죠. 정직원 24명에 아르바이트생까지 30명이 넘으니 매년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저는 직원들과 동반자 의식을 강조합니다. 저희는 어찌보면 작은 기업이기 때문에 다 함께 노력해야 먹고 살고 또 회사도 커지고 또 회사가 매년 커져야만 앞으로 더 잘 될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람마다 할 수 있고 없는 것이 있잖아요. 서로 배려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저를 비롯해 직원들이 함께 오래 같이 일하려면 동반자 의식이 있어야 해요.”
많은 공구인들의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를 넘어서서 제2, 혹은 제3의 지점을 꾸려나가고 싶어하지만 매장 2, 3곳을 운영하는 업체는 드물다. 알만에이엠이 용산 본점을 넘어 강서, 고양에도 매장을 운영 할 수 있었던 비결을 이응황 대표에게 물어보았다.
“제가 처음 지점을 만들 때 직원에게 한 말이 있어요. 내가 너희들을 도둑놈 만들어 가면서 돈 벌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내가 너희들하고 일을 하면서 회사에서 불상사가 일어나면 그 매장은 무조건 폐쇄를 하겠다. 그러니 항상 금전적으로는 깨끗하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그래서 저희는 손님들에게도 현금 보다 카드를 사용해 달라고 합니다. 그래도 하루에 지점당 몇 천만원씩 매출이 일어나는데 현금을 보면 견물생심이 생기잖아요. 더욱 직원에게 책임을 지우게 하고 믿고 맡겨야 해요. 지점 운영에 대해서도 믿고 맡기고요. 함께 일하는 직원을 의심하면 분점이나 지점 운영 어렵죠. 더불어 오래 일한 직원들에게는 작아도 마음을 담은 보상을 주어야 합니다.”
서울 용산에는 수 십년 전부터 다양한 전자제품과 더불어 에어컨 설치 설비 유통 상권이 형성되어 있었다. 이응황 대표가 알만에이엠을 용산에서 시작 한 것은 IMF 직후로 기존 운영하던 사업체는 무너져 작은 사무실 하나 구하기도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절박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에어컨 관련 설비 공구 장사라도 하려면 공간이 있어야 하잖아요. 주머니에 돈이 없고 방법은 보이지 않고 며칠을 용산 거리를 걸으며 일 할 공간을 찾았는지 몰라요. 운 좋게 은인을 만나서 작은 사무실을 거의 헐값에 임대 받을 수 있었죠. 새벽에 캔커피를 얼려서 캔커피에 알만에이엠 스티커를 붙여서 에어컨 설치 엔지니어분들께 돌리는 등 혼자 일했던 그 순간 몸이 피곤해도 언젠가는 사업화를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죠. 제가 아이가 셋인데 아내가 고생을 하면서도 저를 믿고 응원해준 것도 크고요. 먹고 살기 급급해도 마음 한구석에 큰 목표는 가져야 해요.”
알만에이엠은 2002년 설립 이후 2012년 강서구에 지점을 세우면서 기업화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2019년 지금의 용산본점 사옥을 세우고 2020년 고양점을 세우기까지 그 성장의 원동력을 이타주의를 기반한 거래처와 고객에 대한 신뢰라고 한다. 매년 이익의 일부를 꾸준히 기부하는 것도 화제다.
“저는 찾아오는 손님들이 다 잘되기를 바래요. 정말로요. 저희 가게 방문하는 손님들이 잘 되셔야 저희 가게 자주 찾아오시고 또 그래서 저도 직원들도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거래처와도 신뢰도 지켜야 해요. 공장에서 제품을 주문해 받는데 주문수량보다 더 많이 받을 때 있어요. 직원이 그것을 보고 회식비 생겼다고 좋아하면 저는 혼내고 시말서 쓰라고 합니다. 주는 돈에 비해서 적게 받아서도 안되지면 많이 받는 것도 엄밀히 말해 도둑질입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죠. 이타주의는 별것 아닙니다. 또 매년 알만에이엠이 기부를 해왔는데요. 저는 알만에이엠이 세상에 도움을 주는 기업을 증명한다고 자부합니다.”
에어컨 관련된 모든 자재와 공구를 유통하기에 알만에이엠은 지점을 점점 늘려가는 것이 목표다. 알만에이엠의 ALMANN이라는 이름을 브랜드화하여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에어컨 설치 엔지니어들로부터 많은 의견을 받아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등 직원들이 저마다 힘을 합쳐 새로운 도전을 거듭한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재미있어하고 행복해 하는 사업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온라인 판매도 하고 유튜브도 운영하는데요. 고객의 의견을 받아서 세상에 없던 제품을 내어놓는 것에도 의미를 느낍니다. 사실 작은 유통사가 완전 새로운 제품을 내어 놓는 것은 힘들죠. 제품을 판매해 가지는 이익보다 금형비 같은 개발비가 더 크게 들기도 하고요. 그래도 젊은 직원들이 똑똑하거든요. 회사의 성장을 위해 해보고 싶은 일이라고 하면 계속 시도하는 것을 바람직하게 봅니다. 그래야 회사도 성장하고 직원들도 희망을 가지니까요.”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