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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경기 수원 ㈜성진툴스 김성준

 

열심히 살아가는 부모님처럼 수원종합공구단지 공구인으로 살기

 

㈜성진툴스 김성준 대리

 

 

 

 

나의 직장은 경기도 수원시 고색동 수원종합공구단지에 위치한 ㈜성진툴스다.  
아버지와 삼촌 그리고 형님 같은 직원분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아직 20대인 나는 수원종합공구단지 공구인들 중 가장 막내일 것이다. 내가 보고 느낀 이곳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이제는 이해하는 아버지의 소주 한 잔


나 어린 시절 아버지는 퇴근 후 얼큰하게 술에 취한 채로 웃으시며 나와 내 동생의 얼굴에 볼을 부비곤 하셨다. 그때 느끼던 아버지의 땀과 알콜 향기는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왜 아버지는 저녁마다 술을 드시고 잠들어 있는 나와 내 동생을 안고 볼을 부비셨는지 어렸을 때는 몰랐다. 그러나 이제는 알 수 있다. 힘든 하루를 보낸 날이면 나도 소주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버지도 위로가 필요했을 것이다. 단골 손님이 다른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을 때, 진상 손님을 만났을 때, 수금이 잘 안될 때, 전화로 항의를 받았을 때, 물건이 제때 들어오지 않을 때 그런 순간이 있다. 이제는 나도 아버지처럼 술 한잔에 괴로움을 던지고 빙그레 웃으며 집으로 돌아온다.

 

 

아버지와 함께 출근하며 공구유통 배워


저녁 늦게 술에 취해 집으로 들어와 웃는 얼굴로 어린 우리 형제를 깨우던 아버지는 아침이면 사라지곤 했다. 나와 내 동생 입에 들어가는 밥을 마련하기 위해 이른 아침 숙취로 힘겨운 몸을 이끌고 아버지는 가게 문을 열었다. 이제는 나도 아버지와 함께 이른 아침 나와 가게 문을 연다. 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삼촌, 그리고 형님 같은 직원분들과 함께 일을 한다. 아침 7시 문을 열기 위해 매일 아침 6시에 눈을 뜬다. 수십 년 반복된 생활을 하셨던 아버지처럼 나도 몇 년째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아버지가 함께 일해 볼래? 하셨을 때 아버지는 어떤 마음이셨을까? 첫 출근 이후 힘겹게 버티는 내 모습을 보며 아버지는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궁금하다.

 

공구장사 제대로 하려면 최소 10년 걸려


공구장사는 할 수 있다는 각오만으로는 부족하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나 역시도 공구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었다. 공구상을 운영하는 것이 아닌 공구상 직원으로 일하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고 다양한 지식을 요구한다. 이 세상은 너무도 많은 제품이 있고 그 많은 제품에 맞추어 다양한 용어가 존재한다. 처음 일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배워야 할 것이 많아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 어느 업종이나 3년, 4년 되면 숙련자라고 하는데 공구업계에서는 10년 20년은 되어야 공구유통업에 통달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만 3년을 공구상에서 일한 나는 아직도 배워야 할 점이 많다.

 

체력과 더불어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 필요해


공구상 창업을 꿈꾸거나 공구상 직원으로 일 하는데 가장 중요하는 것은 체력이다. 하루 종일 가게 물건을 찾고 분류하고 배송하는 일은 상당한 체력을 요구한다. 더불어 손님을 응대하는데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 사람은 다양하다. 그리고 기분이나 분위기에 휩쓸려서 흥분하기도 한다. 손님을 응대하거나 전화 응대하는데 있어서 함께 흥분해서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더라. 설사 내가 잘못한 것이 없어도 화가 난 상대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고 응대하면 큰 목소리로 언성이 오고갈 뿐이다. 나도 아직 배우고 있는 단계이지만 공구유통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기분보다 타인의 기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실수는 빨리 잊어도 반복은 금물


공구유통업을 하면서 나는 가급적 밝은 모습으로 사람을 만나고 일하려고 노력했다. 천성적으로도 나는 어둡지 않고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하면서 나도 모르게 위축되는 순간이 있으니 바로 업무상 실수를 했을 때다. 저지른 실수를 자꾸 머리속에 담아두지 말자. 다만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은 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서툴거나 잘못된 행동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가급적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빨리 노력해야 한다. 어찌 되었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실수는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그 실수를 대처하는 능력은 키울 수 있다. 나만의 매뉴얼을 만들어서 승부해보자.

 

 

배워야 할 사람 많은 수원종합공구상가


공구상에서 3년을 일하니 평생 가게에 헌신해오신 아버지와 삼촌이 이제는 대단해 보인다. 그리고 주변에서 공구상을 운영하는 형님이나 사장님들이 우러러 보이는 경우가 많다. 누구의 도움 없이 자수성가한 사람이 곳곳에서 보이는 곳이 공구상가다. 특히 수원종합공구단지에는 20년 가까이 직원으로 생활하면서 한푼 두푼 모은 자금으로 가게를 차려 지금은 큰 공구상을 운영하는 사장님도 있다. 그리고 젊은 나이에 특정 분야의 공구 수리 능력을 갖춰 누구의 돈을 빌리지도 않고 자신의 가게를 마련한 사람도 있다. 아버지와 삼촌을 보면서 나도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동시에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그분들을 가까이 보면서 나는 많은 자극을 받고 있다.

 

10년 후에도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길


27살의 내가 공구유통단지에서 일하니 많은 선배들이 좋은 이미지로 생각해주신다. 그러나 3년간 일하면서 나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 언제나 그대로일 것이라 생각한 아버지의 모습은 점점 달라지고 있다. 흰색 머리칼이 늘어나고 얼굴의 주름도 늘어나셨다. 이제는 이따금 아버지의 건강을 생각한다. 집안 살림과 함께 학교에서 일하시는 어머니도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늘 고생만 하신 어머니가 이제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여유로운 생활을 하셨으면 한다. 동생도 자신이 꿈꾸는 자신이 생각하는 미래를 대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동생의 앞날에 큰 어려움이 없길 희망한다. 10년 후, 내가 37살이 되었을 때 우리 가족과 ㈜성진툴스의 미래를 그려본다.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_ 김성준 ㈜성진툴스 대리 / 정리 _ 한상훈